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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시집

사색의향기 2012. 11. 19. 오후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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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어느새 셋방살이 같은 잠에 빠졌네요
가계부에 밥풀처럼 납작 달라붙어서요
의류수거함 대신 아내 차지가 된 제 뜨개옷의 보풀도,
때 넘긴 파마머리도 투정을 거두고 같이 잠들었네요
아내는 쪽잠 속에서도 흥정을 하는지
깎아달라는 잠꼬대가 졸린 눈을 비비네요
저는 생활정보지를 접고 말을 걸어 봅니다
— 마수걸이라 그렇게는 안 돼요
— 그래도 깎아… 주세요
된소리를 발음할 때마다 아내의 눈썹 사이가 구겨져요
아내가 젖몸살을 앓으며 걷던 가계부 속으로 눈길을 피해 봅니다
올 나간 우리 가족을 숫자와 기호로 옮겨 놨네요
— 그럼 그렇게 가져가요, 아가씨
미안함에 선심을 써 봅니다
덤으로 싸 준 아가씨란 말에 에누리 없는 웃음이 켜져요
- 김명호, '아내의 시집' 부분 -
불황이라는 그늘에서 빠듯하게 가계부를 쓰고 있을 아내.
아내의 시집에는 적자의 빨간 글씨가 섞이지 않아서
늘 활짝 웃는 얼굴이면 좋겠습니다.

댓글 22개

이종수 2012. 11. 20. 오전 07:43

사랑하는 울 마누라의 주름살이 살짝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인생의 사랑이겠지요. 사랑한다 박윤정

이혜우시인 2012. 11. 20. 오전 07:58

아내의 시집(詩集)에는 빨간 글씨가 없다. 다행이다 그런데 그 빨간 글씨 대신 주름살이 늘어져 있다.

현덕재 2012. 11. 20. 오전 09:12

좋은 글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김종구 2012. 11. 20. 오전 09:42

날씨가 쌀쌀해졌네요. 근심 걱정속에 생활하던 아내에게 걱정거리가 더 생기는 계절입니다. 사랑의 눈으로 사랑의 마음으로 행복을 가다듬는 삶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성근 2012. 11. 20. 오전 10:15

아내가 입원실 보호자 침상에서 새우잠을 자고있습니다..건강하지 못한 남편 만나 고생하는 것을 보니 미안하고 불쌍한 생각이 듭니다..눈물이...

김덕식 2012. 11. 20. 오전 10:45

서민들 사는게 갈수록 팍팍합니다.

유은주 2012. 11. 20. 오후 06:18

보통사람들의 삶의 모습인것 같아 속이 아립니다. 언제나걱정이 조금 줄어든 삶을 살게 돨까요.......

김진광 2012. 11. 21. 오전 10:57

부부가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이 좋습니다. 요즘은 어려움 생기면 갈라선다고들 하는데...

문병권 2012. 11. 22. 오후 04:38

참 좋네요. 뜻밖의 선물 같고요.수고 하십시요

이응준 2012. 11. 26. 오후 04:14

그저 잠시들렀다

이재천 2012. 12. 22. 오전 04:37

'아내의 주름살'을 검색하다가 만났습니다. 아내 생일이 며칠 후 거든요. 서로를 가엽게 생각하는 부부지정으로 각박한 세상을 따듯하게....

김용모선생 2012. 12. 22. 오후 02:54

감슴아픈이야기를 이쁘게써났네요

송지오 2013. 01. 04. 오후 03:11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김성근 2013. 06. 09. 오전 10:41

점점 나이들어 불쌍해 보이는 아내..제발 힘내세요..건강하세요...

저녁놀 2017. 05. 10. 오후 06:38

마스걸이한 뜻밖의 선물 같아요

서윤 2018. 02. 16. 오후 01:10

된소리를 발음할 때마다 아내의 눈썹 사이가 구겨져요 아내가 젖몸살을 앓으며 걷던 가계부 속으로 눈길을 피해 봅니다

림 2018. 02. 17. 오후 02:11

깎아달라는 잠꼬대가 졸린 눈을 비비네요 저는 생활정보지를 접고 말을 걸어 봅니다

김산우 2018. 06. 03. 오전 09:30

깎아달라는 잠꼬대가 졸린 눈을 비비네요 저는 생활정보지를 접고 말을 걸어 봅니다

종 2018. 10. 26. 오후 06:55

깎아달라는 잠꼬대가 졸린 눈을 비비네요 저는 생활정보지를 접고 말을 걸어 봅니다

자영 2018. 12. 12. 오전 09:23

때 넘긴 파마머리도 투정을 거두고 같이 잠들었네요 아내는 쪽잠 속에서도 흥정을 하는지

국 2018. 12. 12. 오전 09:34

된소리를 발음할 때마다 아내의 눈썹 사이가 구겨져요 아내가 젖몸살을 앓으며 걷던 가계부 속으로 눈길을 피해 봅니다

김국환 2018. 12. 22. 오후 04:18

늘 활짝 웃는 얼굴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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