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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온 소포

사색의향기 2013. 02. 25. 오후 04:56
26858


밤에 온 소포를 받고 문 닫지 못한다.
서투른 글씨로 동여맨 겹겹의 매듭마다
주름진 손마디 한데 묶여 도착한
어머님 겨울 안부, 남쪽 섬 먼 길을
해풍도 마르지 않고 바삐 왔구나
울타리 없는 곳에 혼자 남아
빈 지붕만 지키는 쓸쓸함
두터운 마분지에 싸고 또 싸서
속엣것보다 포장 더 무겁게 담아 보낸
소포 끈 찬찬히 풀다 보면 낯선 서울살이
찌든 생활의 겉꺼플들도 하나씩 벗겨지고
오래된 장갑 버선 한 짝
해진 내의까지 감기고 얽힌 무명실 줄따라
펼쳐지더니 드디어 한지더미속에서 놀란 듯
얼굴 내미는 남해산 유자 아홉 개.
큰 집 뒤따메 올 유자가 잘 댔다고 몇 개 따서
너어 보내니 춥을 때 다려 먹거라. 고생 만앗지야
봄 볕치 풀리믄 또 조흔 일도 안 잇것나. 사람이
다 지 아래를 보고 사는거라 어렵더라도 참고
반다시 몸만 성키 추스리라
헤쳐 놓았던 몇 겹의 종이
다시 접었다 펼쳤다 밤새
남향의 문 닫지 못하고
무연히 콧 등 시큰거려 내다본 밖으로
새벽 눈발이 하얗게 손 흔들며
글썽글썽 녹고 있다.
- 고두현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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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3개

박소연 2013. 02. 26. 오전 06:39

어머님들의 자식 생각하는 마음은 정말 눈물 겹도록 아름답습니다. 이 시처럼요.

김성근 2013. 02. 26. 오전 08:39

사람이 다 지 아래를 보고 사는거라..아래를 보면 마음이 편안 해 지지요...

동강바람 2013. 02. 26. 오전 09:08

설지나고 아직 시골에 계신 어머니께 안부를 못전했는데 지금 바로 전화드려야 겠네요.

감사드림 2013. 02. 26. 오전 09:25

참 시 잘 쓰는 시인은 참 훌륭합니다. 한참을 눈물나게 하네요.

김종구 2013. 02. 26. 오전 09:43

받을 때 보다 줄 때를 더 좋아하시던 어머님!. 어머님 살아계실 때 추억이 아련히 떠오르네요.

김영임 2013. 02. 26. 오전 10:05

시골집에서 쓸쓸히 계시면서도 자식 생각에 겹겹이 싸서 보낸 유자 몇알이 정말 감동스럽네요. 어머니의 정성에 눈물이 납니다.

이충련 2013. 02. 26. 오전 10:51

메일에서 향기가 솔솔 납니다. 매일 좋은 향기 맡으며 기쁜 맘으로 생활합니다. 향기에 취에 삶다운 삶을 살아가렵니다.

김미지 2013. 02. 26. 오전 11:19

맘 가득한 모정이 지금 이글을 읽는 순간에도 전해옵니다. 곁에 계시지 않음으로 그리움이 배가 됩니다.

강규인 2013. 02. 26. 오전 11:38

내 살기가 바쁘다고 내가 하는 일이 소중하다고 부모님을 너무 오래 잊고 살아온 지난 날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나익수 2013. 02. 26. 오전 11:52

잔잔한 감동이 있네요..잘 보고갑니다

이춘자 2013. 02. 26. 오전 11:59

가슴이뭉클합니다 어머니의 정성이 그대로 보입니다.

shj8677@hanmail.net 2013. 02. 26. 오전 11:59

어머니의 사람이 가득 담긴 소포 받고 얼마나 좋았을까요 어머니 이름만 들어도 가슴 매어 지는 그 이름 어머니

이진아 2013. 02. 26. 오후 12:14

소포.를 읽으며 코 끝이 시큰 했습니다 옆 직원이 왜? 우세요? 아니? 아니? 도래질을 쳤지만 내 맘속엔 돌아가신 어머님이 보낸 소포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다시는 받아보지 못할 그소포를 !!!!!

이혜우시인 2013. 02. 26. 오후 12:56

어머니 생각에 옛날이 그리워집니다. 어머니 계신 분이 부럽군요. 어머님!!

허만옥 2013. 02. 26. 오후 01:07

\"상큼한 유자향기가 코끝에 맴돕니다, 감사합니다~*^^*\"

최성식 2013. 02. 26. 오후 01:51

겹겹이 싸인 소포 속에 유자 9개.... 감동이 있습니다. 감동이 있으니 순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아란 2013. 02. 26. 오후 01:51

ㅠㅠ 밤새 접었다 펼쳤다 글썽이는 자식의 뜨거운 눈물을 닦아주고 싶네요. 고두현님의 `수연산방에서` 라는 시도 좋아합니다. *^^*

향기맘 2013. 02. 26. 오후 02:58

요양원에 계신 시엄니생각에 울컥 ~자식입에 들어가는 밥 수저만 바라봐도 배부르시다는 엄니.....

박문호 2013. 02. 26. 오후 06:58

어머님의 사랑, 어찌 열린 하늘에 비유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어머니, 부르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그리움과 감동이 되살아 나네요

정협수 2013. 02. 26. 오후 07:31

왠지 맘이 찡합니다. 가을이되면노랗게빛을내는유자,다시금고향생각을젖게합니다.감사합니다어머니생각을뒤새기해서

김충렬 2013. 02. 26. 오후 08:02

내나이 낼모래면 60인데 ....작년에 먼길 홀로가신 어머니 생각에 눈물이나네요 조금만 ..조금만더 제곁에 주셨으면 ... 불효한 자식 눈물밖에 ....

문명자 2013. 02. 26. 오후 08:15

어머님을 생각하게 하는 글이네요 보고 싶습니다...어머님 건강하시기나 하면 좋으련만.....

채수연 2013. 02. 26. 오후 08:43

아 ~ ! 자식들은 과연 어머니 마음을 얼마나 이해할까요? 이러한 어머니의 마음을 고스란히 그대로 느끼면서 현재를 살아간다면 우리들의 세상도 더욱 따스하고 밝아지리라 생각해 봅니다. 마음속에 뜨거운 눈물이 몽글거립니다.

채수연 2013. 02. 26. 오후 08:49

아~! 자식들이 어머니 마음을 얼마나 이해할까요? 고스란히 마음속 깊이 느끼면서 살아간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 정말 따스하고 밝아질것 같네요...

김덕식 2013. 02. 26. 오후 09:59

어머니 아무리 들어도 좋습니다.

이현주 2013. 02. 27. 오후 01:47

정겨운 어머님 편지내용에 자식걱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감동이었습니다.

강수진 2013. 02. 27. 오후 08:23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글 읽고 나니 할머니 부모님 모두 뵙고 싶네요. 타지에서 생활하는 저에게 이것 저것 매번 보내주시는 부모님 생각에 눈물이 핑 돕니다.

변미영 2013. 03. 01. 오후 01:36

설 밑에 친정어머니께서 운명하셔서 눈물이 나고 더욱 가슴이 아리네요ㅠ.ㅠ 눈 감으실때까지 오직 자식들 생각만 하시는 그 사랑을 갚을 길 없어 너무 후회되고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성도화 2013. 03. 01. 오후 08:54

좋은 시 고맙습니다. 낭독도 잘 하시고, 영상도 좋고요. 아무리 들어도 가슴엔 그저 찬바람 부는 소리 뿐입니다. 저에게 글쓰기 공부 하는 수강생 18명 앞으로 전달 했습니다. 언제나 이 시가 저에게서 멀어질지요. 눈물이 납니다.

박문호 2013. 03. 03. 오전 10:30

하늘보다 넓고 푸른 어머니의 자식사랑, 세월이 간들 우리 어찌 그 사랑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 모두 어쩌면 그 지극하신 어머님의 사랑을 그저 잊고 지내다가 어느 날 홀연히 이승을 떠나가신 뒤에 통곡하는 어리석음을 경험하곤 하지요. 그래도 늦게나마, 아니 늦기전에 어머님에 대한 사랑 많이 느끼시고 살아 생전에 최상의 모심으로 도리를 다 합시다. 고두현, 시인의 어머님에 대한 사랑과 도리 눈물 겹습니다. 여러분 부모 사랑 정말 사랑으로 보답 하세요.

sookjung0202 2013. 03. 05. 오후 07:38

한지속에겹겹이싸인따뚯한사랑에선물에가슴뭉클해집니다

박문호 2013. 03. 06. 오전 11:45

'늦게 온 소포' 이렇게 뜨거운 사랑 보내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고두현 시인, 참 좋은 사람 입니다. 앞으로 종종 여러분의 정신을 맑게 해드릴 수 있도록 부탁 드려 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두현 시인에게 보내준 사랑과 관심에 감사 드립니다

김성근 2013. 03. 17. 오전 11:54

철 따라 고구마도 보내시고 아들 기관지에 좋다고 도라지도 소포로 보내주시는 어머니의 마음 그대로 입니다...

송지오 2013. 03. 31. 오후 12:14

감동입니다~감사합니다^^*~

김덕식 2013. 04. 03. 오후 01:31

어머니 듣기만 하여도 푸근한 단어지요

저녁놀 2017. 05. 27. 오전 09:45

혜쳐 놓았던 몇겹의 종이......

서윤 2018. 02. 28. 오후 01:20

주름진 손마디 한데 묶여 도착한 어머님 겨울 안부, 남쪽 섬 먼 길을 해풍도 마르지 않고 바삐 왔구나

림 2018. 03. 02. 오후 03:55

울타리 없는 곳에 혼자 남아 빈 지붕만 지키는 쓸쓸함

김산우 2018. 06. 14. 오전 08:40

두터운 마분지에 싸고 또 싸서 속엣것보다 포장 더 무겁게 담아 보낸

종 2018. 11. 05. 오후 01:55

너어 보내니 춥을 때 다려 먹거라. 고생 만앗지야 봄 볕치 풀리믄 또 조흔 일도 안 잇것나. 사람이

자영 2018. 12. 02. 오전 10:11

얼굴 내미는 남해산 유자 아홉 개.큰 집 뒤따메 올 유자가 잘 댔다고 몇 개 따서

국 2018. 12. 02. 오후 12:27

다 지 아래를 보고 사는거라 어렵더라도 참고 반다시 몸만 성키 추스리라

김국환 2019. 01. 01. 오후 05:11

해풍도 마르지 않고 바삐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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