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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

사색의향기 2013. 09. 12. 오후 03:44
14154
선잠을 따라 아뜩히 건너온 당신의 앓는 소리는
슬픈 노래 끝에 잦아드는 후렴이었네
앞섶을 파고드는 어린것 떼어내며
곧 돌아올게, 손 약속을 했다고
남몰래 젖몸살 앓으며 여름 길을 뛰었다고
신음 섞어 자장가 아닌 자장가를 불러줄 때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더라고, 당신의 종잇장 같은 품이 그립더라고
후련히 쏟아내지 못한 말들
당신의 봄날 궁금해 물으면
네가 내 봄날이지, 네가 내 꽃이야
웃음으로 넘기던 당신이 못내 측은해
끙 돌아누우며 억지 잠 불러들이곤 했네
버스터미널 옆 장터
먹어봐, 벌건 속이 바로 꽃잉께
노파의 주름진 손이 건넨 무화과 달게 베어 물 때서야 알았네
모진 시간으로 싹 틔운 생의 씨앗 애지중지 가슴으로 꽃피운 그때가
당신의 봄날이었음을
- 최선옥 ,'무화과' -
요즘 무화과가 한창 맛이 들었지요?
눈에 띄게 예쁘지도 않고 강한 향을 지니지 않았어도
속에 감춘 뜨거운 그 무엇이 있는 무화과입니다.
표현하지 못하고 가슴에 담아둔 사랑도 무화과 그 속을 닮지 않았을까요.
잘난 것, 보여주는 것에만 관심을 두는 요즈음
남 의식하지 않고 자신을 채워가는 사람들이 좋아 보입니다.
- 최선옥 시인

댓글 29개

황수용 2013. 09. 13. 오전 01:33

식물의 청춘은 언제일까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삶의 의미를 알게 되는 것은 자식을 가지면서라고 합니다. 그렇게 생갹햔댜면, 꽃은 청춘이요, 꽃이 지는 것은 무상이 아니라 깊이가 아닐까 합니다. 비로소 자신을 퍼뜨릴 수 있는 때를 알아 꽃을 버리게 되는 시기. 여자가 어머니로 성장하면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포기하는 것이 바로 꽃을 떨구는 시기가 아닐지. 식물에게 있어서 꽃은 잠시 지나가는 시기일 뿐, 꽃이 시들었다고 그 식물의 삶이 끝난 건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가 아는 무화과 열매가 열매이든 꽃이든, 그건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 하는 것 일 겁니다. 떨어지는 꽃닢을 애달파하기 보다는 그 식물에게 축복해야 할 것입니다. 아이를 가진 여성에게 축복을 보내듯이.......

이선영 2013. 09. 13. 오전 09:58

시대의 변화를 읽어야 하겠지요^^

전헌망 2013. 09. 13. 오전 10:26

뭔 소린지 통...

우성희 2013. 09. 13. 오전 10:29

자신을 충실히 채워가다 보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레 빛이 나겠지요? 무화과처럼요^^

김광수 2013. 09. 13. 오전 10:41

진리란 항상 감추어져 있지요. 각고의 노력 끝에 들어내는 것이 진정한 가치라 생각됩니다. 것만보고 판단하는 세태에 진주같은 말씀입니다.

김덕식 2013. 09. 13. 오전 11:08

고맙습니다

김상우 2013. 09. 13. 오전 11:30

오늘 아침에도 와이프가 마당 뒷켠에 있는 무화과를 따서 주는데 감사한 맘으로 받아 먹었습니다. 시인의 말처럼 내면의 깊이가 내면의 성숙함이 열매가 되는 참 멋진 교훈 앞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장백 2013. 09. 13. 오전 11:34

꽃이 열매인 무화과 달콤하고 속이 꽉찬 무화과 처럼 실속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겠읍니까.

이 2013. 09. 13. 오후 02:14

무화과를 하나 베어 물고 나니 입안이 환한 미소가 감돌았습니다. 맛에 유혹되고 주머니처럼 생긴 모양이 귀엽기까지 합니다.

신영옥 2013. 09. 13. 오후 02:51

안녕하세요? ( 내게 쓴 편지함)으로 보내주시던 메일이 몇일동안은 오지않네요. 번거로우셔도 보내주셨으면 하고 기다립니다

김정희 2013. 09. 13. 오후 03:07

정말 아름다운 글 감동입니다 네가 내 봄날이지 네가 내 꽃이야~~ 모처럼 잊혀진사랑이 기억납니다

유은주 2013. 09. 13. 오후 06:11

가슴이 서늘해지는 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이희정 2013. 09. 14. 오전 10:11

안으로 삭여 익어서야 새들 부리에 내어주는 속살 가히 시인들을 닮았네요^^

이희정 2013. 09. 14. 오전 10:12

안으로 삭여 익어서야 새들 부리에 내어주는 속살 가히 시인들을 닮았네요^^

김현배 2013. 09. 14. 오후 05:27

남녀간의 사랑이 봄을 부릅니다 그런 봄을 오늘도 기다려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주희 2013. 09. 16. 오후 01:35

얼마전 아이를 출산했어요.. 네가 내 봄날이지... 네가 내 꽃이야... 내 아기가 내 봄날.. 내 꽃이라는거... 마음이 아리네요... 잠든 아이를 바라보며. 눈에 눈물 고입니다. 이게.. 엄마의 마음인가봅니다.

연규찬 2013. 09. 16. 오후 05:52

감명깊게 읽었습니다.집사람을 많이 생각나게 하는 시입니다.유방암으로 한 쪽 일부를 제거했는데..종잇장같은 당신의 가슴이라는 싯귀와 오버랩 됩니다.

향기맘 2013. 09. 16. 오후 08:51

마음으로 가득 무화과가 물들어지는 것같은 감동~겸손을 배워갑니다.가을향기로 채워지시길 바라며 귀한 글 감사합니다 ~ㅎ

이아름 2013. 09. 16. 오후 10:30

사색의 계절에 향기나는 일만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김영임 2013. 09. 23. 오전 09:10

남 의식하지 않고 자신을 채워가는 사람이 되도록 항상 겸손을 가지려 노력해야겠습니다.

전수랑 2013. 12. 10. 오후 02:37

좋은 시 감사합니다. 감성에 젖네요^^

송지오 2014. 05. 03. 오후 06:57

마음에 와 닿네요~감사합니다~

서윤 2018. 03. 27. 오전 10:51

잘난 것, 보여주는 것에만 관심을 두는 요즈음남 의식하지 않고 자신을 채워가는 사람들이 좋아 보입니다.

림 2018. 03. 29. 오후 02:08

표현하지 못하고 가슴에 담아둔 사랑도 무화과 그 속을 닮지 않았을까요. 잘난 것, 보여주는 것에만 관심을 두는 요즈음

김산우 2018. 07. 04. 오전 10:07

네가 내 봄날이지, 네가 내 꽃이야 웃음으로 넘기던 당신이 못내 측은해

자영 2018. 11. 13. 오후 12:55

끙 돌아누우며 억지 잠 불러들이곤 했네 버스터미널 옆 장터

국 2018. 11. 13. 오후 01:11

모진 시간으로 싹 틔운 생의 씨앗 애지중지 가슴으로 꽃피운 그때가 당신의 봄날이었음을

종 2018. 11. 25. 오후 03:26

먹어봐, 벌건 속이 바로 꽃잉께 노파의 주름진 손이 건넨 무화과 달게 베어 물 때서야 알았네

김국환 2019. 01. 22. 오후 10:42

남 의식하지 않고 자신을 채워가는 사람들이 좋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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