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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번 먹자는 말

사색의향기 2014. 10. 10. 오전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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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한번 봐. 밥이나 먹자.\"
전철 안, 여인은 통화 끝에 인사말처럼 약속을 합니다.
저 말은, 그냥 끊기가 그래서
습관적으로 붙이는 말이라는 걸 압니다.
오래 방치해둔 약속은 곰팡내가 솔솔 풍기겠지요.
하기야 약속은 만기가 없으니
무덤이 된들 상관없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죽은 사람들이 마주앉아
\"언제 한번 밥 먹자고 한 날이 오늘이네.\"
진설해놓은 메와 탕을 뜨고
어동육서 좌포우혜 즐거운 식사를 나누는 상상 ......
 
이런, 너무 앞서갔나요.
 
언제 한번, 이라는 막연한 시간의 등짝에 업힌
밥이나 먹자며 정을 모락모락 피우는 말.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인
그저 입에 붙은 두루뭉술한 말인지도 모릅니다.
내가 끝내 따뜻한 밥 한 끼 건네지 못한,
엊그제도 전화를 받고 메아리로 돌려보낸 막연한 대답,
\"그래요, 언제 한번 ......\"
 
참 미안해지는 순간입니다.
 
- 최선옥 시인

댓글 32개

김하정 2014. 10. 10. 오전 07:27

따뜻한 밥을 함께 먹어야할 그 친구에게 언제 한번이 아니라 내일 아니면, 다음주 토요일엔 꼭 만나서 밥먹자고 해야겠네요.

이봉철 2014. 10. 10. 오전 08:16

행동으로 옭기지 못하는 나 자신이 밉습니다. 밥 한끼 하자 하는 말만 했어요

김종구 2014. 10. 10. 오전 08:43

선생님의 글을 읽고 입에 벤 언제 한번을 지우려 노력하겠습니다.

두리숙 2014. 10. 10. 오전 08:56

언제 한번 얼굴 한번보자. 그래. 막연한 전화 약속입니다. 멀리 떨어져 있기에.....

백성동 2014. 10. 10. 오전 08:58

언제 한 번 ....수 많은 내용이 붙을 수 있겠네요...섟인 마음을 놓치지 말자는 뜻일겁니다.

김진광 2014. 10. 10. 오전 09:36

그래서 얘기 나오면 바로 약속을 잡아야합니다...

김덕식 2014. 10. 10. 오전 10:10

공감합니다.

신홍연 2014. 10. 10. 오전 10:19

너무 익숙한...그래서 좀 서글프네요

박종영 2014. 10. 10. 오전 10:44

기약없는 만남의 약속, 기대하지 못하는 약속입니다. 이게 세상 살아가는 현명한 이치인지 모릅니다. 우리 내면이 생각을 정리해 주시어 감사합니다.

조화련 2014. 10. 10. 오후 12:00

\"언제 밥이나 먹자~\"그렇습니다. 너무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엇그제까지도 제가 써먹은 말 같기도 하구요.당장 맘에 둔 분들께당장 식사자리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마음 뿐 ,실행을 못하고 살다가 세월이 가면 영영 기회를 놓치는 수가 있거든요~! 늘 좋은 글 고맙습니다.

정창훈 2014. 10. 10. 오후 05:36

오랫만의 전화나 소식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데...그럴 때도 있겠지요....사실 그러면 아니되는 데...바쁘거나 자기 사정때문에....막상 만나자니 껄그러운 관계?일 수도 있겠죠...사실 그때 만나기로 어떡하던 약속을 하고 지켜야하는 게 맞긴한데...

zuro59 2014. 10. 10. 오후 05:42

제대로 만나 밥한끼 나눠먹기가 왠지 힘든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은 세상...친구도 형제도 언제 만날 지 길이 참 보이지 않습니다...만나기는 해야할텐데...이별한 것도 아닌데...그래도 그럴 날 오리라 오늘도 희망하며...고맙습니다...익숙하면서도 왠지 어색한 말....언제 한번 밥 한끼먹자....

유은주 2014. 10. 10. 오후 08:34

전화 한 용건이 끝나면 으례 하는말 ....알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하고는 에먼 약속을 하지요. 서로가 아는 뻔한 약속이지요. 망자들이 제사상에서 서로 만나 밥 한끼 나눈다는 얘기 .참 재밋습니다

립밤 2014. 10. 10. 오후 09:34

좋은내용입니다.

오호룡 2014. 10. 11. 오전 06:24

꼭 약속을 지켜야 되겠다, 밥 한번 먹자.

김성근 2014. 10. 11. 오전 08:03

보통 그렇게 이야기하고 넘어가지요...

이오순 2014. 10. 11. 오전 09:20

와아, 최선옥 시인님! 이렇게 통찰의 눈으로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놓으셨습니까. 가을바람보다 더 마음이 흔들립니다. 짧은 시 한 편에 많이 반성을 하면서 \" 밥 한 번 먹자는 말 \" 다시 읽어봅니다.

남관희 2014. 10. 12. 오후 12:55

항상 좋은 글은 보내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높고 맑은 가을 하늘이네요... 오늘도 즐거운 시간 되세요.. 감사합니다.... 안녕...

송봉석 2014. 10. 13. 오후 10:03

북한에서 온 아가씨에게 \"언제 한번 밥이나 먹자.\"고 해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도 소식이 없어 실망했다는 소리에 메아리 같은 소리 함부로 하면 혀 비뚤어 지지요.

송봉석 2014. 10. 13. 오후 10:04

북한에서 온 아가씨에게 \"언제 한번 밥이나 먹자.\"고 해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도 소식이 없어 실망했다는 소리에 메아리 같은 소리 함부로 하면 혀 비뚤어 지지요.

송봉석 2014. 10. 13. 오후 10:05

북한에서 온 아가씨에게 \"언제 한번 밥이나 먹자.\"고 해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도 소식이 없어 실망했다는 소리에 메아리 같은 소리 함부로 하면 혀 비뚤어 지지요.

서영습 2014. 10. 15. 오전 11:52

ㅎㅎ~ 그러네요.

박선용 2014. 10. 27. 오후 06:16

이 글을 읽으며 이번주 약속을 꼭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헛소리 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최인수 2014. 11. 01. 오후 01:41

독거(獨居)병 어찌타 독거노인이 되었는데 사람 소리 그리워 바스락 소리만 나도 창문을 빠끔히 연다. 성근 밥은 TV와 함께 먹고 잠은 죽노인과 함께 잔다. 낮이면 어정버정 시간을 죽이고 눈이 뚫어져라 전화기를 응시해도 밸 소리 한 번 안 울린다. 하루가 지나면 무릎관절이 아프고 또 하루가 지나면 발을 끌며 또 또 하루가 지나면 허리가 아프고 햇볕이 좋으면 어정버정 뜰에 나가는데 때를 잊은 철쭉 한송이가 친구하자 하네. 단풍 속에서 피니 얼마나 외로울 손가. 하릴 없이 병원을 찾으면 젊은 의사가 “병과 친구하면서 사세요” 무심결에 친구가 둘 생겼으니 독거가 아닐세.

오세진 2016. 06. 03. 오전 02:43

영혼없는 말이 없이, 진정한 영혼이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네요.

윤 2018. 05. 16. 오후 01:32

엊그제도 전화를 받고 메아리로 돌려보낸 막연한 대답, \"그래요, 언제 한번 ......\"

림 2018. 05. 18. 오전 10:49

그저 입에 붙은 두루뭉술한 말인지도 모릅니다. 내가 끝내 따뜻한 밥 한 끼 건네지 못한

김산우 2018. 08. 15. 오전 08:10

언제 한번, 이라는 막연한 시간의 등짝에 업힌 밥이나 먹자며 정을 모락모락 피우는 말.

국 2018. 10. 03. 오전 08:44

언제 한번, 이라는 막연한 시간의 등짝에 업힌 밥이나 먹자며 정을 모락모락 피우는 말.

자영 2018. 10. 03. 오전 08:53

죽은 사람들이 마주앉아 언제 한번 밥 먹자고 한 날이 오늘이네.\"

종 2019. 01. 02. 오전 07:34

진설해놓은 메와 탕을 뜨고 어동육서 좌포우혜 즐거운 식사를 나누는 상상 ......

김국환 2019. 03. 12. 오후 07:46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인 그저 입에 붙은 두루뭉술한 말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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