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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 한 장
네 거리 앞 건널목. 허름한 그림에 눈이 멎는다.
겨울담쟁이처럼 벽에 납작 눌러 붙은 그림이
오래 전부터 보아온 듯 낯익다.
건물을 의지 삼은 손바닥만 한 자리,
춘곤의 햇살은 푸성귀를 꾸려 나온 노부부를 베껴 벽에 내걸었다.
구부정한 벽화,
무채색의 그림자가 마치 흑백사진 한 장이다.
오래전 낡은 사진 속으로 들어간 내 할아버지도 그랬다.
세상의 벽을 타고 오르던 마른 손등은
힘줄 불거진 담쟁이덩굴이었다.
깊게 우물진 눈에 지나온 길이 희미하게 어른거리고,
일생을 등짐 져 날랐을 어깨 아래로
조금은 헐렁해 보이는 옷이 주름져 내렸다.
세상과 한판 붙었을 허리를 구멍 남아도는 허리띠가 받쳐주었다.
멍하니 바라보던 시선을 가져간 노인에게서
사람이 나뭇잎처럼 가벼워질 수 있다는 걸 안다.
저녁이 되어서야만,
생의 가을에 접어들어야만 읽혀지는 문장들이다.
- 최선옥 시인
댓글 28개
어떻게 보면 자신의 자화상같은 벽화 한장이 주는 느낌은 시간이 흐른 뒤에 더 꺄닫게 하는 느낌인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런 벽화한장이 자신만 보앗던 그림일수도 있습니다...시간이나 세월이 흐른 뒤 더 자세히 알게 되겟지요...고맙습니다...^^*
가는 세월이야...어쩔수 없지만 나 자신이 점점 늙어가는 것이 아쉽다...
손바닥을 뻗다가 머문자리에서 생을 넘기는 릴레이 경주...
애잔합니다. 정말 인생의 가을에서 느끼게 되는...
낡은 벽화의 시적 표현을 잘 나타냈습니다. 아마도 늙은 할아버지의 허리굽고 얼굴과 손등에의 주름과 헐렁한 옷 등이 우리들의 아버님이시며 할아버지가 사라계섰을 때의 모습을 연상케합니다.
생의 가을쯤의 시간이 되어서야 느껴지고 읽혀지는 문장들이란 귀절에서 시인의 탁월한 시선과 표현을 느낍니다 다들 그런 감회는 느끼고 가지고 있지만 흔히들 말하는 나이들어봐야 안다 고 말들하지만 시인은 다르군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벽화 한 장의 의미가 곧 인생의 살아온 과정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한장의 벽화에 여러장르에 대한 삶이 주는 교훈이 있다는 사실감에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어 좋은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새롭게 눈이 떠지는 느낌입니다.
당신의 벽화속 나를 바라보는 느낌
좋네요.
먼저 좋은글들을 너무많이 보내주셨슴에도 불구하고 정중한 인사한번 드리지못함에 죄송함을 전합니다. 저역시 지금은 직장 폐업으로 실업자로서의 생활을힘들게 보내고 있습니다만,보내주신 글속에 용기와 희망.그리고 자신감, 겸손함.인간관계,자연의순리까지 많은것을 느끼고 저자신에 대한 반성과 겸손을 배워가고 있습니다.글하나가 이렇게 큰 감동을 준다는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오십초반을 지나 인생2막을 시작함에 있어 보내주신글로인하여 좌절보다는 희망,자만심 보다는 겸손함으로 마음의 양식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습니다.지금까지 보내주신 많은글들을 보두다 저장해 두면서가끔은 좌절에 빠진 이들에게 용기의 글을 보내주기도합니다.다시한번 감사함을 전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주님께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산본에서 애독자 김상태 드림
벽화 한장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낡은 벽화를 무심코 지나 간다. 기억에 남는건 퇴색된 그림
흑백의 노인, 주름진 얼굴, 마른 몸 헐렁한 옷, 남아도는 허리 띠 구멍.. 그러나, 그의 미소, 좀 따뜻한 주변의 조명이 존재한다면 살만한 인생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 보고 싶어요...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낡은 사진속의 얼굴들을 그려보게되는 군요.
늘 잘 읽고 있습니다. 내 방에 작은 벽화하나 그려봐야겠네요.
저녁이 되어서야만, 생의 가을에 접어들어야만 읽혀지는 문장들이다.
멍하니 바라보던 시선을 가져간 노인에게서 사람이 나뭇잎처럼 가벼워질 수 있다는 걸 안다.
조금은 헐렁해 보이는 옷이 주름져 내렸다. 세상과 한판 붙었을 허리를 구멍 남아도는 허리띠가 받쳐주었다.
깊게 우물진 눈에 지나온 길이 희미하게 어른거리고, 일생을 등짐 져 날랐을 어깨 아래로
무채색의 그림자가 마치 흑백사진 한 장이다. 오래전 낡은 사진 속으로 들어간 내 할아버지도 그랬다.
세상의 벽을 타고 오르던 마른 손등은 힘줄 불거진 담쟁이덩굴이었다.
사람이 나뭇잎처럼 가벼워질 수 있다는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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