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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 관하여

사색의향기 2015. 06. 19. 오전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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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트인 큰길, 훤히 들여다보이는 빌딩들이 시원합니다.

콘크리트 벽에 갇힌 답답함을 날려줍니다.

그런데 가끔은 숨고 싶거나 가리고 싶을 때도 있지요.

그럴 때 우리는 뒷골목을 찾아 들어갑니다.

대로변에서는 조심스러웠던 일들이 골목에서는 용감해지는 것도

음밀함과 편안함 때문입니다.


낯가림이 심한 골목은 안쪽 깊숙한 곳에 이르러야

내밀한 속사정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밀이 많은 사람은

마음 뒤에 골목을 숨기고 있는 듯 합니다.

오래 묵힌 반골叛骨이 불쑥 튀어나오기도 하는 골목은,

평소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 조용한 사람이려니 생각했던 이가

어느 날 의외의 성깔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다고,

골목도 우리처럼 골목을 벗어나고 싶지는 않을까요.

들어온 싱싱한 입소문에 반색하지만 가끔은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겠지요.

낡은 배관으로 흐르는 하수로 목을 축이는 골목.

허드렛물은 성큼성큼 집집마다 걸어 들어가 하수냄새며 비린내를 풍기고

사람 사는 온갖 냄새를 엎지릅니다.

문을 열고 나온 수다들이 풍선처럼 부풀리는 소문에도,

늦은 밤 흔들리는 발자국에도 귀만 세우는 골목입니다.


오늘 하루도 큰길과 무수한 골목이 내 안에서

나의 방향을 지시할 것 같네요.



- 최선옥 시인


댓글 25개

이봉철 2015. 06. 19. 오전 08:32

오늘도 나의 길을 가다

겨울산 2015. 06. 19. 오전 08:46

미로같은 골목길, 이제는 아파트 집이 큰길옆에 있어 길목길을 걷기엔 옛일이 되어 버렸다.

이태경 2015. 06. 19. 오전 09:09

애릴때 꼬치칭구들이랑 골목에서 술래잡기 랑 다망구 하던 생각이 나네요

김학영 2015. 06. 19. 오전 09:34

태성씨 메일을통해 좋은글 보내줘 매일 마음속에 상큼함을 갖고 살게해 고맙소...

김광수 2015. 06. 19. 오전 09:47

골목길! 하면 우선 생각나는 것이 조용하지요, 또 아기자기한 맛이 있지요, 또 꼬불꼬불한 길이지요, 담장이 길게 이어진 길이기도 하며, 사람도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지요, 이베크 족들의 데이트하기 좋은 길이기도 합니다.

안성훈 2015. 06. 19. 오전 10:32

영화의 영향인지 골목길하면 안좋은 사건 사고가 생각이 나네...

서영습 2015. 06. 19. 오전 10:46

안녕하세요! 벌써 주말입니다. 읽고 또 읽으며 골목의 반복되는 일상이 나의 일상인듯 하여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내일은 발 걸음을 새로운 곳으로 옮겨보리라 다짐해 봅니다. 메르스로 우울하지만 상큼한 주말 되시길 빕니다.

저녁놀 2015. 06. 19. 오전 10:47

한 귀퉁이 골목길에서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읍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지금까지 오지않고 있습니다.

정창훈 2015. 06. 19. 오후 02:47

옛정이 묻어나는 작은 도시 골목길을 걷고 싶네요...고맙습니다^^*

zuro59 2015. 06. 19. 오후 03:00

그리운 고향길의 골목길을 걷고 싶습니다....어떻게 변했을까요?..어린 시절엔 아기자기 이야기가 많던 골목이었지요...

박종영 2015. 06. 19. 오후 03:05

골목은 서민들의 발길로 새로운 희망을 얻습니다 숱한 소문과 즐거운 슬픔을 모두 안으며 시원한 바람을 안기는 골목길은 언제 보아도 정겨운 길입니다.

김덕식 2015. 06. 19. 오후 09:23

고맙습니다.

이철균 2015. 06. 19. 오후 10:20

너무좋은글 세상살아가는 보통 이들 에게 마음의 위로가 딥니다.

달력 2015. 06. 20. 오후 04:57

골목에 가고싶어지네요.

유은주 2015. 06. 22. 오전 09:09

골목하면 아이들의 노는 소리와 엄마가 밥먹으라고 아이들을 부르던 소리가 먼저 떠 오르지요... 골목길을 지날때면 집집의 애밀한 소리들도 수런수런 들렸지요.

박선용 2015. 06. 27. 오후 05:15

골목은 기대를 하게 됩니다. 저 끝이 다른 곳으로 연결될까? 아니면 막혀 있을까? 골목이 삶 같아요..

박미자 2015. 06. 30. 오전 07:06

골목길을 지날지라도 대로를 지날지라도 가야할 길이라면 가야겠지요.

황보순 2017. 02. 27. 오전 11:01

오늘 하루도 큰길과 무수한 골목이 내 안에서 나의 방향을 지시할 것 같네요.

윤 2018. 06. 15. 오후 06:53

오늘 하루도 큰길과 무수한 골목이 내 안에서 나의 방향을 지시할 것 같네요.

림 2018. 06. 17. 오후 12:07

문을 열고 나온 수다들이 풍선처럼 부풀리는 소문에도, 늦은 밤 흔들리는 발자국에도 귀만 세우는 골목입니다.

국 2018. 09. 07. 오전 09:29

들어온 싱싱한 입소문에 반색하지만 가끔은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겠지요.낡은 배관으로 흐르는 하수로 목을 축이는 골목.

자영 2018. 09. 07. 오전 09:43

평소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 조용한 사람이려니 생각했던 이가 어느 날 의외의 성깔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김산우 2018. 09. 12. 오후 12:13

허드렛물은 성큼성큼 집집마다 걸어 들어가 하수냄새며 비린내를 풍기고 사람 사는 온갖 냄새를 엎지릅니다

종 2019. 01. 27. 오전 10:54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다고, 골목도 우리처럼 골목을 벗어나고 싶지는 않을까요.

김국환 2020. 02. 12. 오전 09:51

늦은 밤 흔들리는 발자국에도 귀만 세우는 골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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