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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더운 사람 같은

사색의향기 2016. 02. 19. 오전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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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서 남자를 느꼈다.
다만 곧게 쭉 벋은 다리, 길이와 두께를 만족시키는 목, 탄탄한 어깨, 

유려한 곡선에 눈이 멀었다면 내가 사람의 탈을 쓴 개일지도 모른다. 

마초에게서 이상적인 남자를 본 건 내 취향이 남달라서가 아니다. 

개 같은, 아니 개보다 못한 사람이 많은 세상에서 마초의 처신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마초라는 개에게서 사람의 훈기며 의젓함과 미더움을 느꼈다는

송혜영 수필가의 <그 남자, 마초>를 읽다가

그의 죽음에 이르러 뚝,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지며

팔년 전 잃어버린 개를 떠올렸습니다.


덩치 큰 사람이 말을 걸면, 안주인이 어찌될까 긴장하고

바깥주인의 자동차가 골목으로 들어올 때면

먼저 알고 달려나갔습니다.

산길에선 앞서 달려갔다가 다시 내려와 길안내를 했고

다리 아파 쉬면, 끝까지 옆에 붙어있고

슬픈 얼굴을 하면 마치 쓰다듬듯 혀로 얼굴을 핥아주었습니다.

그가 유리문 바깥에서 끙끙거릴 때 입고 있던 겉옷을 걸쳐주었다가

시어른께 꾸중을 듣기도 했습니다.

어느 일요일, 외출할 때 안주인을 올려다보던 표정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오년간 함께 한 그와의 마지막이었습니다.

마중 가듯 문밖을 나섰다는데 영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사람보다 뭐 나을 게 있느냐고 하겠지만

개를 사랑하는 것은

개만큼 충직하고, 개만큼 신의 있고,

개만큼 미더운 이가 좀체 보이지 않는 까닭이기도 할 겁니다.



- 최연수 시인



댓글 33개

허만옥 2016. 02. 19. 오전 09:22

함께 오랜시간 지내다보면 사람이나 동,식물이나 모두 정들게 마련입니다~^.~ 개를 길러본 마음, 개를 사랑한 마음 공감합니다, 따뜻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문희 2016. 02. 19. 오전 09:38

개를 키워 본 사람들의 큰 공통점은 개의 변함없는 충직함에 애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점일 것입니다. 동물과 사람을 비교해서 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만 태초부터 인간의 사악함은 비판의 대상이니 눈치가 보입니다. 수만년 전부터 먹이를 주는 주인에게 잘 접근하도록 진화되어 온 개에게 도가 넘는 최근의 헌신풍조는 경계해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도 생명을 잃어 가는 어린이들, 어려운 이웃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여력이 크게 부족한 세상에 살고 있으니까요.

윤성완 2016. 02. 19. 오전 10:03

어린 시절 강아지, 소, 닭, 오리, 염소, 두꺼비, 금붕어, 무당벌레, 딱정벌레, 누에 등 자연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애완동물이나 사육동물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할애하며 살아왔습니다. 낯설지 않는 친숙한 동물들입니다. 특히 강아지와 소는 참 많이 그리고 오래 키워보았습니다. 생로병사의 인생처럼 그렇게 애완동물이나 사육동물과도 이별을 합니다. 가슴 아프지요..양지 잘 드는 곳에 묻어야 하는 마음들이 두고두고 이별의 아픔과 슬픔을 느끼게 합니다. 꼬리 종종거리며 따르기도 하고 새끼라도 몇 마리 생기면 반갑고 고마운 마음 가득 일어나곤 했습니다. 형제 많은 가족 속에서 도란거리며 살아온 삶 속에서 애완동물과 사육동물과 함께 호흡하며 보냈던 시간들이 아득해 보입니다. 문희향기님의 댓글처럼 사람과 동물을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시대가 발전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미더운 사람 사이에 벽이 생기고 틈이 생겨나면서 마음의 담이 높아진게 아닌가 합니다. 너무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살다보니 인정을 베풀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많은 제약을 받게 되고 빌딩 숲 그 높은 담벼락처럼 우리들 마음도 차츰 무관심화되고 경계심이 더 높아진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도 저는 믿고 싶습니다. 최소한 사색의 향기님과 사색의 향기 문화원에 관심을 갖고 찾아주시는 분들은 모두 소통하며 미더움의 마음 나눌 수 있는 멋진 향기님이시라는 걸...서로 믿고 어울려 마음 나누는 아름다운 시간 속에서 좀 더 다가설 수 있는 다정하고 화목한 사회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사람을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글감 나눕니다. 미더운 사람이 많아 더욱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6. 02. 19. 오전 10:05

반려동물은 사람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초에 대한 사랑이 전해옵니다.

저녁놀 2016. 02. 19. 오전 10:45

함께 생활하는 가족, 변함없이 나를 알아주고 반겨주는 반려동물의 사랑입니다.

김덕식 2016. 02. 19. 오전 10:47

고맙습니다

정창훈 2016. 02. 19. 오후 01:08

잃어버린 ....그러나 잊지는 못하는 추억이네요...

zuro59 2016. 02. 19. 오후 01:12

어려서 키워본 아주 예뻤던 고양이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네요...몇십년 지나도 잊지는 못하는 추억이지요...그 이후 동물을 키워보지 못한 것도 있고,,,다시금 그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요...감사합니다^^*

정낙민 2016. 02. 19. 오후 01:14

개는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지요. 믿음직한 친구같고, 피붙이 형제 같기도 하고.. 얼마나 정이 들었는지...오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 얼굴, 그 눈동자, 그 이름..그 냄새...모두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개를 못기르게 하는 것인던가? \"업이 쌓인다고...\" 그러할지라도..개는 개일뿐~~ 사람보다 더 귀하게 취급하는 그 순간... 그 사람은 개보다도 생각이 얕은 존재가 되겠지요.

박혜경 2016. 02. 19. 오후 01:28

고양이는 밥을 주는 자를 노예로 생각하고 개는 밥을 주는 자를 주인으로 생각한다고 하더라구요. 마초를 요즘 상남자라고 애들이 그러더라구유...마초가 지닌 매력이 있지만 전 다정다감하고 섬세한 남자가 좋던데...ㅋㅋㅋ

이경숙 2016. 02. 19. 오후 02:32

애완동물인 \"마초\"라는 개와 같이한 세월에 정들었던 순간이 상상이 되는 것 같아 마음 한켠이 찡하여 집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따라 오는 섬리에 어쩔 수 없는 그리움이네요. 마음의 동요가 잔잔하게 다가오는 글 감사합니다. ~ ~ * ^ ~ ^ *

김광수 2016. 02. 19. 오후 04:27

개는 자기에게 마음을 열어주는 사람에게는 충성을 하지요 그래서 개보다도 못한 놈이란 말이 나오게 되었지 않았나 합니다. 개는 절대로 주인을 배반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람중에 개보다 못한 놈이 어디 한둘이겠습니까?

황현택 2016. 02. 19. 오후 06:13

나도 백구와 정든지 7년 사람나이라면 일흔이라지 그래서인지 요즘 요실금이 걸려 이방 구석구석에 싸기대장으로 변했지 아내가 밖으로 내보내자 하길래 그건안돼 안돼 내가 우줌은 도맡기로 했지 요금실만 치유한다면 100살은

이봉철 2016. 02. 19. 오후 07:15

좋은 이야기 입니다

김하정 2016. 02. 19. 오후 07:39

사람보다 나을때도 있지요. 사람은 차갑게, 아니 무섭게 돌아서지만...

최연수 2016. 02. 20. 오전 11:52

사람은 살면서 여러번 마음이 변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도 변하지 않은 척 ... 오랜 세월을 살아왔네요 이제는 거의 변해도 안변해도 거기서 거기 라는 마음이 드는것은 저도 모를 일이네요 ^^.

김진광 2016. 02. 22. 오전 10:39

개하고는 인연이 없어서

박미자 2016. 02. 25. 오전 07:46

저희집에도 식구들과 함께 지내는 애완동물인지라 사랑을 듬뿍 받고 지낸답니다. 오랜세월 흐르는 만큼 정드는 것이 맞아요.

최연성 2016. 02. 26. 오전 07:16

항상좋은글 보내주셔서 잘보고있습니다.일반카페에 올리겠습니다.감사합니다.

강옥희 2016. 02. 26. 오전 07:42

정말 우리는 자신의 편리함에 너무 젖어 있네요 조금 생각하는 힘도 필요하네요

강옥희 2016. 02. 26. 오전 07:42

정말 우리는 자신의 편리함에 너무 젖어 있네요 조금 생각하는 힘도 필요하네요

정창훈 2016. 02. 26. 오전 09:00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걸 되돌아 보게 하네요^^*

김종구 2016. 02. 26. 오전 09:02

그러네요. 늘 그렇게 옹색하게 살지요.

김진광 2016. 02. 26. 오전 09:16

당연히 지구를 사랑해야 합니다...

정낙민 2016. 02. 26. 오전 10:42

우리 선조들은 삼라만상 모든 것을 살아 있는 생물로 여겨, 소홀히 대하지 않았지요. 지구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제3인류>라는 소설에서 지구를 의인화했한 걸 생각지 않아도..) 살아 있는 생명~~그 보복이 기후변화로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입니다. 교만은 인류의 가장 큰 악덕 중 하나겠지요? 인류는 서로에게 뿐만이 아니라..자연에게도 겸손해야 오래도록 생존할 수 있을 터인데.....

김령자 2016. 03. 01. 오후 06:43

삶에 필요한 상식 및 시를 보내주시는 문태성님께 감사드

김령자 2016. 03. 01. 오후 06:43

삶에 필요한 상식 및 시를 보내주시는 문태성님께 감사드립니다

윤 2018. 07. 12. 오전 10:29

어느 일요일, 외출할 때 안주인을 올려다보던 표정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림 2018. 07. 14. 오후 03:51

개를 사랑하는 것은 개만큼 충직하고, 개만큼 신의 있고

자영 2018. 08. 11. 오후 01:39

어느 일요일, 외출할 때 안주인을 올려다보던 표정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국 2018. 08. 11. 오후 01:46

슬픈 얼굴을 하면 마치 쓰다듬듯 혀로 얼굴을 핥아주었습니다.

김산우 2018. 10. 07. 오전 09:21

그것이 오년간 함께 한 그와의 마지막이었습니다.마중 가듯 문밖을 나섰다는데 영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종 2019. 02. 20. 오전 08:12

슬픈 얼굴을 하면 마치 쓰다듬듯 혀로 얼굴을 핥아주었습니다. 그가 유리문 바깥에서 끙끙거릴 때 입고 있던 겉옷을 걸쳐주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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