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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풀다

사색의향기 2016. 06. 24. 오전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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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수많은 기록이 내장된 블랙박스.
유난히 얼룩진 곳을 따라가면
한 가지 냄새를 흘리고
신발의 뒤축처럼 경사진 습관들이 있습니다.
다알리아 반쪽을 비운 건 기울어진 바람이듯
사건과 정답은 기울어진 그곳에 있습니다.
 
창밖의 나무들은 낡은 계절을 벗어놓는데
두 발에 걸음이 단단히 묶인 잠을 푸는 예민한 손끝.
메스에 닿는 공기의 빛깔이 검붉습니다
 
한쪽으로 튄 비명과
스키드마크 또렷한 밤의 방향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사인.
미처 내뱉지 못한 혀 밑의 까끌까끌한 말과
움켜쥔 왼손의 분노와
부릅뜬 시선이 사건을 재구성합니다.
뒤늦게 수거된 파편, 혹은 숨겨둔 열쇠 같은
뜻밖의 지병은 구겨지지 않게 잘 펼쳐놓습니다.
 
그날을 모두 꺼내놓은 싸늘한 잠은 다시,
조용히 봉해질 것입니다.

******

죽음은 있고 원인은 없다는 어느 시사프로그램을 보면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죽음이 가져오는 고통을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사는 게 중요하지 죽음까지 뭐 그리 대수냐 하겠지만,
뜻밖의 죽음이나 억울함을 제대로 푸는 부검은
의학과 과학의 정도를 나타내주는 것이라 합니다.
살아가면서 뜻밖에 겪어야 하는 아픈 일들이 있어서
그것까지도 명백히 밝혀주는 노력과 발전이 필요해보였습니다.


- 최연수 시인


댓글 25개

오세진 2016. 06. 24. 오전 12:43

이번 글은 어렵네요. 어떤일이던지 원인이 밝혀져야 다음에 그런 일을 예방하겠지요.

정창훈 2016. 06. 24. 오전 05:48

진실규명에는 그런 것이 필요하지요...

zuro59 2016. 06. 24. 오전 05:52

이세상 살아온 동안의 오해로 얽힌 것들 다 플고 갔으면 하는 맘도 있네요...왜이리도 늦은 세월까지도 안풀리는 지... 장마가 다시 시작된다니 잘 대비하시고 건강 잘 챙기세요...

안성훈 2016. 06. 24. 오전 08:38

진실은 있게 마련이고 정의는 반드시 구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성필 2016. 06. 24. 오전 08:40

오늘 시는 가슴 서늘하네요.

정낙민 2016. 06. 24. 오전 08:51

우리 몸은 신이 거주하는 궁전! 불편하시지 않게 잘 관리하는 것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사랑과 연민으로 충만하신 신이시라 할지라도 그걸 믿고 함부로 해드리면 안되는 것이죠. 보이지 않게..그러나 확실하게 우리를 혼내주시는 분! 그 신은 누구일까요?

박종영 2016. 06. 24. 오전 10:07

살아있을 때의 생각은 평범하지만 죽음의 문턱에 서 있을 때의 사람의 심정은 절박합니다. 그래서 살려달라고 합니다. 깊이 있는 생각을 저울질하게 하는 글 감사합니다.

김덕식 2016. 06. 24. 오전 10:13

감사합니다..

유은주 2016. 06. 24. 오전 10:26

충분히 공감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김선원 2016. 06. 24. 오후 12:21

변함없이 보내 주시는 향기로운 글 감사합니다. 평안하시고 건강하시고 기쁨과 즐거움이 넘치는 나날이시기를 샬롬!

서용칠 2016. 06. 24. 오후 01:20

어떠한 사건 사고에는 반드시 원인과 결과가있는데 우리는 원인을 잘모르고 지나치고 또는 결과만을 알고는 원인은 묻어버린다 이름하여 인과법이라 하는데 한치의 오차없는 바람도 걸러내는 그물입니다

림 2016. 06. 24. 오후 01:22

억울함 죽임, 그리고 해결되지 않은 사건, 누명, 밝혀져야 하지 않을까요.

이봉철 2016. 06. 24. 오후 01:24

한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 입니다.

박혜경 2016. 06. 24. 오후 02:45

며칠전에 본 피디수첩에서 검안서에 대해서 다룬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 죽음의 원인을 밝히는 법의학자가 너무 적고 아무 의사나 검안서를 써주는데 좀 무책임하게 쓰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아직 법제화가 되지 않은 부분이라서...한 개인의 죽음을 시체 한번 보지않고 검안서를 써주는 의사들... 그런 검안서가 법적인 효력을 온전히 나타내고,,,우리나라 아직은 선진화되지 않은 부분이 많은 듯,,,

저녁놀 2016. 06. 24. 오후 03:34

못해서, 없어서, 아니라 그냥 쉽게 넘어가는 편의주의적인, 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것을 법제화 시켜 막아야 합니다. 죽음은 있는데 원인이 없다?

김진광 2016. 06. 27. 오전 09:49

웰다잉이 중요합니다...

황보순 2016. 06. 28. 오전 09:35

고해의 바다를 건너는 인생살이

박미자 2016. 07. 01. 오후 06:25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풀어낼 수수께끼처럼 묘한 생각이 자리합니다 블랙박스가 실마리를 풀어준다면요

오은영 2016. 08. 18. 오후 08:10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죽음... 명백히 밝혀주는..노력과 발전은 꼭 필요한거같습니다.. 원인없는 죽음은 없을테니까요...

윤 2018. 07. 26. 오후 06:52

살아가면서 뜻밖에 겪어야 하는 아픈 일들이 있어서그것까지도 명백히 밝혀주는 노력과 발전이 필요해보였습니다.

림 2018. 07. 27. 오후 01:48

의학과 과학의 정도를 나타내주는 것이라 합니다.

자영 2018. 07. 29. 오전 09:07

죽음은 있고 원인은 없다는 어느 시사프로그램을 보면서,

국 2018. 07. 29. 오전 09:25

죽음은 있고 원인은 없다는 어느 시사프로그램을 보면서,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죽음이 가져오는 고통을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김산우 2018. 10. 21. 오전 09:13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죽음이 가져오는 고통을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사는 게 중요하지 죽음까지 뭐 그리 대수냐 하겠지만,

종 2019. 03. 04. 오후 01:55

뜻밖의 지병은 구겨지지 않게 잘 펼쳐놓습니다.그날을 모두 꺼내놓은 싸늘한 잠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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