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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우체국

사색의향기 2016. 07. 08. 오전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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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메꽃 속으로 뭉게뭉게 해무를 전송하는 바다.  
출어는 셔터를 내리고 걸쭉한 경매와 짭짤한 웃음은 지워졌습니다.
속달로 부쳐온 파고 높은 사연들을 뒤져도  
행방이 묘연한 행간,  
먼 항로를 따라간 그는 언제쯤 반가운 소식을 보내올까요.  
안부 궁금한 마음에 닿은 갈매기우편은 소인이 흐릿합니다.  
 
서성이는 오후 뒤로 쓸쓸함을 들쳐 멘 묽은 어둠이 걸어옵니다.  
삼십 촉 달을 켜도 표정이 어두워 서둘러 불을 밝힌 포장마차.  
모락모락 일몰 한 솥이 끓고 있습니다.
익숙한 무료가 장마를 읽습니다.  
도마에 기록하는 바다체에 툭툭 잘리는 다족류 같은 하루,  
만선을 기억하는 사내들이 잔술을 비웁니다.
 
바다는 매번 파랑주의보에서 맞춤법이 틀리는데  
어둠을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는 저녁,    
나선형계단을 올라가 촉수를 올리는 등대에서 야광의 추신이 건너옵니다.
      
파도에 그을린 묵은 우표 같은 얼굴을 붙여    
넋두리를 동봉한 밤은 저마다의 섬으로 꽂히고    
불면을 밝혀 낡은 주소를 다시 분류하는 바다 우체국, 등대.
       
수취인불명의 소식이 반송되듯      
새벽녘이 되어서야 빛은 흘러나간 등대를 제 안으로 거두어들입니다.
 
    ***
   
등대(항로표지관리소)의 까마득한 계단을 올라가본 적이 있습니다.
출어도, 경매도 멈춘 요즘 장마철엔 익숙한 무료를 밝히고 있을 등대.
등대는, 섬과 섬 그리고 배와 사람을 연결해주는 '바다 우체국' 일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올여름엔 등대를 찾아감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 최연수 시인

댓글 22개

정창훈 2016. 07. 08. 오전 07:00

등대는 멀리서 구경만 하였었네요...등대가 가까운 바닷가에 가보고 싶네요...

zuro59 2016. 07. 08. 오전 07:03

등대가 있는 바닷가나 섬에서 거닐어 보며 여유를 즐겨보고 싶네요...너무도 그리운 바다... 어느새 수십년의 그리움이 되어 버렸어요...언젠가 그래도 가볼 날이 오겠지요.. 제가 태어난 곳도 바닷가인데요... 감사합니다...한주 마감 잘하세요...^^*

안성훈 2016. 07. 08. 오전 08:55

담담하게 써내려간 글이 좋습니다. 등대=바다우체국 정말 멋진 표현입니다. 감사합니다.

김진광 2016. 07. 08. 오전 09:33

올 여름 등대를 한번 찾아가야겠네요

서용칠 2016. 07. 08. 오전 09:40

때로는 안개가 우리를 무섭증을준다 해무는 더 우리들에게 불안을준다 그러나 바다안개 산안개 물안개 다 좋다마는 숲안개는 신비에쌓이고 희망을준다 숲속의 새들은 사랑하기에좋고 나무들은 남몰래 키를 키운다 숲길을 거니는 난 희망이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김덕식 2016. 07. 08. 오전 10:17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6. 07. 08. 오전 10:22

바다와 등대 모두가 낭만입니다. 즐거운 맘으로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이어불 2016. 07. 08. 오전 10:33

바다는 희망이요 등대는 길을 비춰주는 방향타입니다.

보헤미안 2016. 07. 08. 오후 01:53

아~감동적인좋은글입니다!문태성님!감사합니다건강하시고행복하세요^0^

박혜경 2016. 07. 08. 오후 02:51

바다 본지가 언제인지?....등대본지도 오래되었네요. 여유롭게 한가롭게,,,

오세진 2016. 07. 08. 오후 04:29

더운 여름에 바다를 생각하니 잠시 시원한 기운이 오네요. 감사합니다.

림 2016. 07. 08. 오후 04:43

겟메꽃 속으로 피어나는 안개꽃 수취인 불명인 소식을 전하려 새벽까지 기다리고 있구나.

저녁놀 2016. 07. 08. 오후 05:03

겟내음 피어나는 작은 어촌, 그것에서 무엇을 찾고 있을까.

유은주 2016. 07. 08. 오후 09:47

해무 가득한 바다을 보는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오은영 2016. 07. 09. 오후 02:31

등대가 있는 시원한 바닷가가 그리운 여름이네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이봉철 2016. 07. 10. 오후 08:27

좋은 내용입니다

국 2018. 07. 27. 오후 12:58

바다는 매번 파랑주의보에서 맞춤법이 틀리는데 어둠을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는 저녁,

자영 2018. 07. 27. 오후 01:09

나선형계단을 올라가 촉수를 올리는 등대에서 야광의 추신이 건너옵니다.

윤 2018. 07. 27. 오후 01:38

올여름엔 등대를 찾아감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림 2018. 07. 29. 오전 08:31

등대는, 섬과 섬 그리고 배와 사람을 연결해주는 '바다 우체국' 일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산우 2018. 10. 22. 오전 07:44

수취인불명의 소식이 반송되듯 새벽녘이 되어서야 빛은 흘러나간 등대를 제 안으로 거두어들입니다.

종 2019. 03. 05. 오후 03:06

나선형계단을 올라가 촉수를 올리는 등대에서 야광의 추신이 건너옵니다.파도에 그을린 묵은 우표 같은 얼굴을 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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