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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

사색의향기 2016. 10. 28. 오전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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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 한 뭉치를 메고 가는 사내가 있었다

맨 처음 만난 이에게 올가미 하나 잘라 팔고, 매듭 하나를 값으로 받았다
올가미를 산 사람은 단 한 개의 매듭이 없어 죽지 못했다
목동에게 울타리를 끊어 팔고, 네 개의 목책을 받았다
뿔뿔이 흩어진 양들은 낯선 피리를 따라갔다

주저앉은 한숨에게 신발 끈과 허리띠를 잘라 팔았다
그래프를 팔고 빨강 눈금을 값으로 받았다

물그림자에게 낚싯줄을, 벌목장에게 나이테를, 사건에는 금지구역 줄을 잘라 팔았다

샛길이 사내를 따라 뛰어가고 숲이 서둘러 그를 은폐했다

올가미, 울타리, 신발 끈, 허리띠, 그래프, 낚싯줄, 나이테, 금지구역 줄 모두
사내를 거쳐 간 것들

확성기를 빠져나온 붉은 목소리가 어느 오후를 깨웠다

만물트럭 운전석에 낯익은 그 사내가 있었다

- 시, '우화'


로프 한 뭉치로 이렇게 많은 것을 얻었네요. 그 사내, 혹은 사기꾼은.
그에게 물건을 내주고 새로운 것을 산 사람들은
먼저 팔아버린 것들의 부재로 다시, 그를 찾지요.
이미 부자가 되어 돌아온 그 사내로부터 찾는 것은
중요한지도 모르게 잊어버린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들입니다.
시끄러운 요즘, 우리는 얼마나 어리석은 일에 휘말리곤 하는지요.
얼마나 기가 막힌 일들을 겪곤 하는지요.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은 무엇일까요.

- 최연수 시인

댓글 22개

배승환 2016. 10. 28. 오전 06:17

묵상속에 아름다운 빛의 시간이 끝나고 세상으로 돌아서면 다시 또 우를 범합니다. 그래서 사람이지요 그래서 하나님과 사탄이 이 땅에 있다는 것이지요 그 곳에 내가 산답니다 묵상의 시간을 쉬지 않으면 저 깊은 곳의 쓴 뿌리가 지혜의 샘으로 변하지요 조금씩 아주 조금씩 미련하여 몸부림 치면 ~ 아주 조금씩 보이지 않게 변하지요 그래서 묵상의 시간은 생명을 내 놓고 이 시간도 계속 됩니다.

서윤 2016. 10. 28. 오전 09:19

필요없는 사치품을 자기 주변에서 모두 없에버리세요.

김진광 2016. 10. 28. 오전 09:35

잃어버리고도 살아가는 거겠지요

허만옥 2016. 10. 28. 오전 09:38

감사합니다*^^*

안성훈 2016. 10. 28. 오전 09:42

우리네 정치인과 닮았습니다. ㅎ

김덕식 2016. 10. 28. 오전 10:03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6. 10. 28. 오전 11:59

좋은 글 감사합니다.

림 2016. 10. 28. 오후 12:00

무엇과 바꿔지 더 좋은것은 없나,

정창훈 2016. 10. 28. 오후 08:15

요즘은 더욱 더 그런 시기인 것 같네요...

zuro59 2016. 10. 28. 오후 08:17

호갱이라는 말을 안듣도록 더욱 신경 쓰며 살아야겠고, 알뜰히 살아야겠어요...오늘도 감사합니다^^*

유은주 2016. 10. 28. 오후 10:50

좋은 글 감사합니다.더 이상 어리석음의 결과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세진 2016. 10. 29. 오후 12:43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박말순 2016. 10. 29. 오후 02:05

글을 읽으며 쉼을 얻네요~

박혜경 2016. 10. 31. 오후 03:20

어리석은 것이 인간이라고...그래서 역사가 되풀이 되나보네요.

유미정 2016. 11. 06. 오후 07:00

좋은글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저녁놀 2017. 07. 01. 오전 10:37

얼마나 기가 막힌 일들을 격곤 하는지.

자영 2018. 07. 15. 오전 10:30

물그림자에게 낚싯줄을, 벌목장에게 나이테를, 사건에는 금지구역 줄을 잘라 팔았다

국 2018. 07. 15. 오전 10:40

로프 한 뭉치로 이렇게 많은 것을 얻었네요. 그 사내, 혹은 사기꾼은.

윤 2018. 08. 08. 오전 10:46

얼마나 기가 막힌 일들을 겪곤 하는지요.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은 무엇일까요.

림 2018. 08. 10. 오전 08:40

중요한지도 모르게 잊어버린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들입니다. 시끄러운 요즘, 우리는 얼마나 어리석은 일에 휘말리곤 하는지요.

김산우 2018. 11. 03. 오후 12:33

올가미, 울타리, 신발 끈, 허리띠, 그래프, 낚싯줄, 나이테, 금지구역 줄 모두 사내를 거쳐 간 것들

종 2019. 03. 16. 오전 09:01

확성기를 빠져나온 붉은 목소리가 어느 오후를 깨웠다 만물트럭 운전석에 낯익은 그 사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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