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읽기

게시물 상세보기

문화읽기

실시간 단추

사색의향기 2018. 04. 13. 오전 02:40
2714


크기 다른 잠에 취향이 바뀌는 침대는
한 벌 정장 같다
뒤척이는 벽과 바닥이 하품으로 여며진다

악몽이 배앓이로 열리고
알람이 밤새 안녕을 풀어헤칠 때
남은 잠을 깔고 누운 반듯한 아침은 영영 풀리지 않는다

엉금엉금 기는 나이가 방긋 열리고
네 귀퉁이를 채운 나이는 봄바람이 풀려도
미간을 풀지 않는다

열매들이 채운 계절이 붉어
눈시울 붉게 풀리는데
다독다독 등을 채워도 삐걱거리는 어깨들
팔꿈치를 채운 탁자가 한쪽으로 풀린다
단단히 여민 오해와 오해를 주춤거린 몇 발짝은
한참을 더 지나야 풀어진다

손발 묶인 침대가 풀린 윤달, 새로운 한 벌이 다시
여며지고
언제든 열 수 있는 손바닥이 안부를 쥐어준다

실시간 풀어지는 헛소문에
진실은 한참 후에나 열린다


- 최연수, 시 '실시간 단추'


일상이 단추를 채우고 푸는 연속입니다.
하품이 하루를 채우고, 침대를 뒤척이며 아침이 열립니다.
영영 열리지 않는 죽음도 있지만, 관이 풀리면서 이장으로 다시 여미는 윤달도 있지요.
아기는 방긋방긋 저를 여는데, 나이가 들수록 찌푸린 표정이 풀어지지 않습니다.
고집을 너무 채워서, 오해만 채워서, 이해가 열리지 않을 때 당황스럽습니다.
헛소문을 풀어 헤지는 손바닥의 스마트폰. 진실은 한참 후에나 열립니다.
마음의 단추는 적당히 여미고 풀어야겠습니다.

댓글 20개

허만옥 2018. 04. 13. 오전 09:42

감사합니다*^^*

김진광 2018. 04. 13. 오전 09:43

자크도 매일 사용하지요

서용칠 2018. 04. 13. 오전 09:56

단추를 잠그면 마음도 잠기고 단추를 열면 마음도 열린다 꼭 여미지만말고 조금은 풀어 놓으면 넉넉한 살림이될것입니다

정태호 2018. 04. 13. 오전 10:40

잘 앍었습니다. 시적 상상력이 돋보이는군요.

박종영 2018. 04. 13. 오전 10:56

매일 아침 옷을 입으면서 단추를 잠그는 일이 손에 익어서 저절로 눈감고도 잠글수 있습니다. 작은 단추가 작은 단추구멍으로 끼는 순간부터 단추의 감금은 12시간이상 하루종일을 고된 잠금의 임무를 완수해야 합니다. 새로운 생각의 실시간 단추의 글 감사합니다.

김덕식 2018. 04. 13. 오후 01:50

감사합니다..

서윤 2018. 04. 13. 오후 04:22

단추의 대부분이 구멍이 네개다, 간혹 두개 짜리가 보이긴 하지만 세개 짜리는 보지 못했다.

오세진 2018. 04. 13. 오후 04:54

오늘의 단추를 채웠다가 풀었다가...항상 첫 단추를 신중하게....

종 2018. 04. 13. 오후 06:21

감사합니다.~~

자영 2018. 04. 13. 오후 06:30

오늘도 한 단추, 두 단추 채우고 풀었습니다.

김산우 2018. 04. 13. 오후 06:39

어깨를 채우고 팔 꿈치를 채웠다. 그러나 풀리지 않는다.

림 2018. 04. 13. 오후 06:49

오늘은 빨간 단추와 노란 단추를 채웠습니다. 그리고 파란단추와 검정 단추을 풀렀습니다. 내일은 무슨 단추를 풀고 채워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유은주 2018. 04. 13. 오후 09:55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녁놀 2018. 04. 14. 오후 02:20

채우고 채워도 또 채울것이 있습니다.

김사빈 2018. 04. 15. 오전 02:40

그러네요 우리의 일상이 , 그렇게 가는 것을. 어젠경로 대학에서 지금이 딱졸아 , 나이가랴 등등 풍악을 울리고 대형 버스를 타고 가는 인생길 , 집으로 가는 길은 각자가 가야 하는길 , 한바탕 풍악놀이를 했습니다,

윤희원 2018. 04. 16. 오전 09:08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창훈 2018. 04. 16. 오후 09:30

마음의 단추 여닫기 ...더욱 잘해야겠습니다....

zuro59 2018. 04. 16. 오후 09:36

단추를 여미고 닫힘에 따라 오해가 쌓이거나 신뢰가 쌓이거나 하겠지만...진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게 따라 다르겠지요...앞으로의 세월은 진실된 마음들로 단추를 여미고 닫아야겠습니다...그간 쌓인 오해들 잘 풀려가길 바라며...좋은 글, 감사드려요~~^^*

김산성 2018. 12. 26. 오후 12:21

하품이 하루를 채우고, 침대를 뒤척이며 아침이 열립니다.영영 열리지 않는 죽음도 있지만, 관이 풀리면서 이장으로 다시 여미는 윤달도 있지요

종 2019. 05. 06. 오전 10:18

언제든 열 수 있는 손바닥이 안부를 쥐어준다 실시간 풀어지는 헛소문에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