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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를 타는 저녁

사색의향기 2018. 05. 18. 오전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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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까, 갈까, 줄을 나눠 쥔 마음도 두 가닥
왁자한 귀가는 멀어 수없이 불러보는 이름은 솔기가 해지고
확신 없는 그림자가 저녁으로 건너간다

허겁지겁 주머니마다 발걸음이 가득한 그때는
한 사람에겐 너무 이르거나 또 한 사람에겐 너무 늦은 시간
손에 쥔 열쇠가 한 곳에만 맞듯 나는 왜 한 명에게만 맞아야했을까

기댈 곳 없는 생각을 발끝 세운 바람이 밀어주는
그네는 가장 편안한 공중의자
납작해진 발아래를 쓰윽 찔러보면
나보다 더 깊숙한 웅덩이가 올려다본다

나를 밀어낸 거리는 꼭 그만큼 너를 되돌려 보내고
내일을 향해 나아가면 다시 어제로 뒷걸음질 치는데
뭉클한 햇살을 찍어 그림자가 가로쓰기를 한다

허리춤에서 꺼낸 울음과 웃음이 한 행에서 만나듯
같이 깨어있고 같이 저물 수 있을까
더 높이, 더 멀리 가는 것들은 이미 오래도록 흔들린 것들
빈 놀이터가 비닐우산처럼 접혀있다


- 최연수, 시 '그네를 타는 저녁' 


할 일은 많은데, 아무도 없는 집으로 서둘러 가고 싶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나를 반겨줄 이가 없는 고요함 혹은 적막함.
어른이 된지 한참이나 지났어도 그런 감정은 남아있습니다.
사람의 온기만큼 필요한 것이 없다는 말이겠지요.
가족들이 모두 돌아온 저녁,
따뜻한 대화로, 밥으로, 정을 쌓아가는 것이 현대인에게는 필요해보입니다.

댓글 20개

박종영 2018. 05. 18. 오전 05:40

땅을 힘차게 발로 밀어주어야 그네는 움직입니다, 내힘이 미치는 만큼 움직이는 그네의 습성입니다. 늦은 시간 학교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던 시절이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추억이 그리움입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오야짱 2018. 05. 18. 오전 08:26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김진광 2018. 05. 18. 오전 09:24

누군가 기둘려 준다는 것, 좋은 거지요

윤 2018. 05. 18. 오전 09:49

피로에 지친몸, 그래도 기달려주는 가족이 있다는것 작은 행복입니다.

허만옥 2018. 05. 18. 오전 09:49

감사합니다*^^* 동네 공원에서 그네를 탈 수 있어 행복합니다~♬

종 2018. 05. 18. 오전 10:04

더 높이, 멀리 가기위해 흔들린 것들이 이제는 어깨를 무겁게 하고있다.

이인환 2018. 05. 18. 오전 10:11

시인의 허허로운 마음이 시 속에 녹아 있는 듯. \" 나는 왜 한 명에게만 맞아야 했을까?\" 의미심장한 글이외다.

자영 2018. 05. 18. 오전 10:16

없듯이, 저 만큼 가고있는 거리를 되돌려 놓듯, 이것 저것 빼고나면 모자라거나 없어지는것 같은 삶........

김덕식 2018. 05. 18. 오전 10:19

감사합니다..

김산우 2018. 05. 18. 오전 10:34

호주머니 깊숙히 숨겨 가지고 가는것 없다. 없어지는 것을

림 2018. 05. 18. 오전 10:43

어릴때도 그랬을까, 왜 반겨줄 사람이 없었을까. 아직까지 어른이 되었어도 변한건 없었을까.

저녁놀 2018. 05. 18. 오전 10:58

무엇을 가지고 태어났을까, 없이 사는 생활...... 정을 듬뿍주세요

서용칠 2018. 05. 18. 오후 02:45

해질무렵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에 갈곳이없다 어린이 놀이터에서 그네에앉아 멍하니 노울진 하늘을 바라본다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사람들은 서둘러 집으로가고있다

윤희원 2018. 05. 18. 오후 02:56

어린시절 그네 탔던 생각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오세진 2018. 05. 18. 오후 04:25

서로에게 기대가 되는 하루 되시길~~

유은주 2018. 05. 18. 오후 09:05

저녁, 해질녘의 시간의 쓸쓸함은 나이가 많이 들었어도 무뎌지지가 않습니다, 하릴없이 헤매다 되도록 밤이 이슥해져서야 귀가하는 마음은 그 시간의 서글픔을 대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정창훈 2018. 05. 20. 오후 04:54

홀로 타는 그네가 아닌 서로가 밀어주고 즐기는 그런 그네가 되었으면 하네요...

zuro59 2018. 05. 20. 오후 05:00

그네는 어린 시절만의 추억이어서 아쉽네요...지나가다 설사 그네가 있더라도 어린이 시설들이 대부분이어서 혼자 가서 타보기도 멋적고...같이 탈 수 있는 사람만 있어도 부끄러워도 타보기도 하겠지만...암튼, 그네에 대한 추억이 담긴 글, 감사합니다...^^*

김산성 2018. 12. 30. 오후 12:53

할 일은 많은데, 아무도 없는 집으로 서둘러 가고 싶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나를 반겨줄 이가 없는 고요함 혹은 적막함.

종 2019. 05. 10. 오전 08:03

허리춤에서 꺼낸 울음과 웃음이 한 행에서 만나듯 같이 깨어있고 같이 저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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