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글

게시물 상세보기

독자의글

솔방울

사색의향기 2018. 06. 07. 오전 02:41
3518


산이 푸른 것을 두고
아이들은, 청년들은
산은 당연히 푸르다고 한다

그때 그 교실에서 추위에 떨며
구구단을 왜던 사람들이
새마을 모자를 쓰고 소풍을 가고
수학여행을 가든 사람들이
새마을 사업을 왜곡한다

그때 그 아이들이 자라
이 나라의 짐을 지고 있는데
산이 어버이와 같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모양이다

그때 그 교실에서 떨며
선생님을 쳐다보며 덧셈, 뺄셈을
구구단을 왜던 천진한 솔방울들은
삐뚤거리는 받아쓰기를 한 솔방울들은
난로를 기억할까
그래, 그땐 아이들이 솔방울이었다

벌거숭이 산에 나무를 심던 사람들은
송충이를 잡던 사람들은
도심의 네온 불빛에 물들어
지게를 멘 나무꾼이 삽사리 따라
눈 덮인 논두렁을 걷는 겨울 풍경을 떠올리며
가끔 향수에 젖을 것이다

장작이 귀한 시절
일주일에 두세 번 겨울나기 온기를 위한
고사리들의 솔방울 줍기에
벌거숭이 산은 아이들을 품어 주었다

콩나물 교실 마룻바닥에 놓인 난로에
양은 도시락을 올려두고 아이들은
펄펄 끓어 수증기를 뿜는 주전자는
3교시 마침 종을 기다린다.


- 이원국 님


댓글 25개

림 2018. 06. 07. 오전 08:41

옛날엔 그랬지.......

윤 2018. 06. 07. 오전 08:54

솔방울 만한 놈이..... 어리고 작다고 옛날 얘기들

종 2018. 06. 07. 오전 09:01

소나무 숲, 정말 좋아요. 은은한 소나무 향이 스며드는 곳......

허만옥 2018. 06. 07. 오전 09:11

감사합니다*^^* 자연이 주신 풍요에서, 풍요한 혜택을 맘껏 누리며 자란 어린시절이 생각납니다~♬ 솔방울 정겹군요~^.~

서용칠 2018. 06. 07. 오전 09:19

포성이 멀리서 들리고 나무그늘이 교실이되여 몽당연필에 마분지에 글을썼다 세월이가니 그때가 오히려 그립다

자영 2018. 06. 07. 오전 09:20

봄이면 아카시아꽃이, 산에 진달래 그리고 푸른 소나무

채성옥 2018. 06. 07. 오전 09:28

솔방울만한게... 라는 말을 듣던 때가 있었어요.

김산우 2018. 06. 07. 오전 09:34

그때 송충이 잡으려 많이 다녔지....... 아~ 옛날이여

저녁놀 2018. 06. 07. 오전 09:41

산이 좋은것은 온 마음을을 푸르게 만들어 주지.

김진광 2018. 06. 07. 오전 09:43

솔방울 화력 좋지요

문희 2018. 06. 07. 오전 10:20

지워지지 않는 의식의 솔방울 시절, 그런 의식과 시절이 우리 조국을 낳았다. 모두 한 마음으로 계속 잘 가꾸어가야 한다.

이인환 2018. 06. 07. 오전 10:21

그 송방울들은 이미 다 타버리고 없다. 재가 옛날을 기억할까?

양승본 2018. 06. 07. 오전 10:30

좋은 수필 추억과 함께 해주시어 고맙습니다.

윤희원 2018. 06. 07. 오전 10:52

어린시절 자연과 함께 성장했던 기억이 생생 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김덕식 2018. 06. 07. 오전 11:02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8. 06. 07. 오후 12:38

겨울철 난로에 솔방울을 때던 기억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세진 2018. 06. 07. 오후 01:25

언제나 당연히 그런 건 없는 것 같네요.

정창훈 2018. 06. 07. 오후 09:41

어린이 시절, 송충이 잡던 날이 그립네요...

zuro59 2018. 06. 07. 오후 09:46

솔방울과 송충이가 신기했던 초등생 시절이 그립습니다...솔방울 단 몇개라도 주워와서 방안에 놓아두고 싶네요...숲을 보기가 힘든 도심 속에 살다보니...소나무조차 보기가 힘드네요...조금은 멀리 나가야 볼 수 있으니...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글, 고맙습니다...^^*

안성훈 2018. 06. 08. 오전 09:29

솔방울이 이제는 소나무가 되어서 품을 수 있게 되길

정찬호 2018. 06. 09. 오후 07:48

옛날 어린시절의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 아름답습니다.

유은주 2018. 06. 13. 오후 06:20

지금보다 많이 어려웠던 환경의 시간들이 추억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여혜강 2018. 08. 05. 오후 06:03

1교시 마치고 도시락 까먹기

김산tjd 2018. 12. 31. 오전 10:56

고사리들의 솔방울 줍기에 벌거숭이 산은 아이들을 품어 주었다

종 2019. 05. 11. 오전 08:22

눈 덮인 논두렁을 걷는 겨울 풍경을 떠올리며 가끔 향수에 젖을 것이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