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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둥거리는 갑골

사색의향기 2018. 07. 27. 오전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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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의 전례 문자가 표정이라면
얼굴만 한 백지도 없다

마주한 두 손이 적는 문자는 하늘의 표기법을 따르고
미간의 간절함이 흐른 손바닥,
골 깊은 상형은 갑골문과 닮았다

반나절 따라가면 풀리는 난맥엔
가벼운 것들이 포개진 무게가 헐렁한 푼돈이 된다고 씌어있다

말끔히 치울 것이 없으면 쌓이는 것도 없어
문자의 소용이 다할 때 방향을 틀어나가는 파지
저기 웅크린 파지는
거친 바다에서 낱장 파도를 주웠을 것
거칠한 내력을 얼핏 읽어내는 눈은
미처 해독하지 못한 몇 권 갑골문임서를 다 따라 쓸 수 없다

헤엄친 만큼 들려주는 물살 같은 몇 줄 손바닥 예지가 흘러도
아직 몇 글자 새겨지지 않은
새파란 손을 올려다보는 눈들이 있을까

​미처 문자가 되지 않은 내 손바닥을 내려다보면
하루를 뒤집지 못한
거북이 두 마리가 배를 드러낸 채 버둥거린다

- 최연수, 시 '버둥거리는 갑골'


오래전 정화수 앞에서 빌던 할머니의 문자는 손바닥으로 쓰는 기도였을 겁니다.
간절함은 얼굴에 씌어 있어서, 심각함이 미간에 고여 있었지요.
글은 수월하게 읽고 쓰지 못했어도 표정으로, 마음으로 쓴 문자일 겁니다.
그 손바닥에 흐르는 거북이 등에 새겼다는 갑골문.
나는 아직 그런 연륜도 지혜도 없어 올려다볼 엄두도 내지 못하는 손,
어설픈 갑골입니다.

댓글 20개

은영기 2018. 07. 27. 오전 05:01

매일 좋은 글과 소식 접하면서 감사인사 드립니다. 변함없는 베품을 지속해주시기 앙원하며 귀 승승장구 발전하시

허만옥 2018. 07. 27. 오전 10:02

감사합니다*^^*

이인환 2018. 07. 27. 오전 10:16

말끔히 치울 것이 없으면 쌓일 것도 없어 문자의 소용이 다 할 때 방향을 틀어 나가는 파지. 한 구절 금강경을 읽는 듯한 느낌이 . . .

박종영 2018. 07. 27. 오전 10:49

갑골문자를 보니 새삼 선인들의 지혜가 빛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김덕식 2018. 07. 27. 오전 11:29

감사합니다..

서용칠 2018. 07. 27. 오전 11:49

손안의 손금은 미지의 갑골문자 손등은 거북등으로 비밀을 간직하고있다 내 과거 현재 미래가 갑골문처럼 난해하다

국 2018. 07. 27. 오후 12:53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 그 손바닥으로 하루를 뒤집는다. 말하지 말라.......

자영 2018. 07. 27. 오후 01:04

올려다 볼 수 없는 그 무엇때문에

김산우 2018. 07. 27. 오후 01:21

손바닥으로 쓰는 문자가 더 정성이 깃들었을것.

종 2018. 07. 27. 오후 01:26

표정과 마음으로 쓴 문자.

윤 2018. 07. 27. 오후 01:35

쌓고 쌓이고 하면 치우고 치워도 또 쌓이고 치우고 하는구나.

림 2018. 07. 27. 오후 01:46

큰 것보다 작 은것이보기에 좋은데.

윤희원 2018. 07. 27. 오후 04:29

옛 선인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갑골문자 감사합니다*^^*

김진광 2018. 07. 27. 오후 04:52

그래도 기도하면 됩니다

오세진 2018. 07. 27. 오후 05:29

문명이 시작한 때, 우리도 문화를 읽으며...매일 매일 더운 날씨지만 시원한 표정으로 세상을 대한다면...

정창훈 2018. 07. 29. 오후 10:54

저도 어설푸고 서투르네요...

zuro59 2018. 07. 29. 오후 10:58

어머님의 지혜와 연륜을 그대로 닮았으면 참 다르게살았을텐데...그저 주저하고 살아온 게 저의 모습입니다... 좋은 글, 감사 드려요~~^^*

이봉철 2018. 10. 17. 오후 06:51

문명으 향한 그대들의 노력

김산성 2019. 01. 05. 오전 11:18

오래전 정화수 앞에서 빌던 할머니의 문자는 손바닥으로 쓰는 기도였을 겁니다. 간절함은 얼굴에 씌어 있어서, 심각함이 미간에 고여 있었지요.

종 2019. 05. 16. 오전 07:54

새파란 손을 올려다보는 눈들이 있을까 ​미처 문자가 되지 않은 내 손바닥을 내려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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