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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제출하다

사색의향기 2018. 09. 28. 오전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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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트 가로수 멀리 소실점을 당겨오듯 그때를 불러온다
벗어놓은 걸음만큼, 펼쳐놓은 오전만큼 가까이

그날을 밑그린
뭉툭해진 봉우리 끝을 잡아당기면 네가 한방향으로 풀려나온다

덧칠한 기분이 한쪽으로 쏠리고
여백을 메우지 못한 초조와
남아도는 여유 사이,
내가 만든 그림자 속에서 눈 코 입이 생기는 너

여전히 알 수 없는
표정을 구겨 신은 바람이 돗자리 밖으로 뛰쳐나간다

맥박 뛰는 너를 제출하고
동그라미 친 약속처럼 모여 앉으면
흘러내리는 허공이 미간 찡그린 나를 심사한다

매번 다른 제목을 붙여 제출해도 호명되지 않는 너는
반납된 적 없는 봄
소문 부풀린 저녁은 추측이 아니라 확신이었나

집으로 가는 길,
반만 열거나 닫은 창문은
너를 활짝 열지 못하거나 열지도 못한 도화지
틈을 비집은 노을이 붉은색을 채색한다

장미는 아픈 쪽으로만 가시가 돋는다


- 최연수, 시 '너를 제출하다'


열심히 그려서 제출해놓고 심사를 기다려본 적 있는 사생대회를 기억하시는지요.
이름이 불리면 기분이 날아갈 듯 좋지만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한 채 되돌아온 기억들.
호명되거나, 그냥 지나가거나, 누군가의 심사를 받는다는 것은
필요하기도 하고 스트레스가 되기도 합니다.
무엇이든 즐기고 만족하면 그뿐,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일상입니다.

댓글 21개

국 2018. 09. 28. 오전 07:52

일상 매일 제출하는 너를, 생각치 않고 기다릴 틈없이 그냥 무심코 지나간다.

자영 2018. 09. 28. 오전 08:05

하나. 만족하고 살기.

김산우 2018. 09. 28. 오전 08:11

매일 쫓아가도 가까워지지 않는다.

김진광 2018. 09. 28. 오전 09:04

그래도 선택받은 것은 좋은 것입니다...

이봉철 2018. 09. 28. 오전 10:03

좋은 글

김덕식 2018. 09. 28. 오전 10:15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8. 09. 28. 오전 10:30

어떤 우열을 가리는 대회에 나가서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의 맥박은 기관차 열기처럼 뜨거운 심장이 됩니다. 그리고 나의 호명이 없을 때. 그 초라한 모습은 안타깝지요. 너를 제출하고 기다리는 시간을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오세진 2018. 09. 28. 오후 12:30

좋은 내용을 재밌게, 감사합니다.

림 2018. 09. 28. 오후 01:48

편하게 하루를 접하려 합니다.

윤 2018. 09. 28. 오후 01:53

스트레스입니다. 심사를 받는다. 그냥 그대로 있는다는 것아 좋은데

윤희원 2018. 09. 28. 오후 02:43

좋은글 감사합니다*^^*

김선진 2018. 09. 28. 오후 04:00

항상 읽을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읽고 나면 \"참 잘 써\"라는 말이 자동으로 나옵니다. 이젠 제목만 봐도 최연수시인님의 작품일거라는 생각이 따라옵니다. 물론 100% 적중하죠 ㅎㅎ 혹시 최연수시인님의 시집을 살 수 있는지요? 작가님의 친필 사인을 해 주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회신은 제 메일로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sjkim2415@hanmail.net

종 2018. 09. 28. 오후 09:26

잘 익어가는 하루 마무리로 노을의 붉은색 채색

정창훈 2018. 09. 30. 오후 11:57

사생대회 기억이 새롭네요~~^^*

zuro59 2018. 10. 01. 오전 12:02

그림을 다시 공부하고 싶습니다...마음의 여유로움도 되찾으며... 좋은 글과 그림이 그림에 대한 추억을 새롭게 하는군요...감사합니다...^^*

안성훈 2018. 10. 01. 오전 09:15

좋은 글에 감사합니다.

최연수 2018. 10. 01. 오전 10:04

감사합니다 선생님. 말씀에 용기백배입니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추후 시집이 나오면 선생님께 발송해드리겠습니다. 메일주소 저장합니다 선생님. 건안하세요. 최연수 올림

김정실 2018. 10. 03. 오후 06:52

이번 詩는 한참 한참을 생각해야 좀 알것 같습니다. 제 감성이나 머리로는 ㅋ ㅋ ㅋ

이봉철 2018. 10. 15. 오전 09:05

나를 느껴요 이 가을에

류인순 2018. 12. 28. 오전 11:46

매일 제출하지만 그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그저 편안한 맘으로 살아가렵니다.

김산성 2019. 01. 11. 오전 10:49

장미는 아픈 쪽으로만 가시가 돋는다 열심히 그려서 제출해놓고 심사를 기다려본 적 있는 사생대회를 기억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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