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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가는 상자들

사색의향기 2018. 10. 19. 오전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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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맡을 끈 한 채가 봉해진다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리고 알람은 손잡이로 붙인다
고단함이 빠져나오는 건
뒤척이는 내일이 있다는 것
못을 친 상자를 잠으로 오역한 소스라침은
끝내 눈물을 쏟는다
안색을 무기로 휘두르며
자라고 늙고 굽어지는
일생이 고작 상자에 맞춤하기 위한 것
베개와 주고받는 생각 몇 올이 헝클어지다가 끊어진다
적재함과 맞지 않아도 완벽한 뚜껑은 눈꺼풀
접힘과 폄 끝에 스르르 닫히고
영영 눈꺼풀을 열지 못한 이는
남아있는 잠을 깔고 반듯해진다
후텁지근한 꿈이 걷어찬 배앓이는 쌀쌀해 다시
네모를 잡아당겨도
눈치채지 못하게 몇 가닥 기억이 탈모된다
잠꼬대를 털어 개켜놓고
상자에서 상자로 옮겨가는 부스스한 상자들
소식은 손에서 손으로 부지런히 이동한다


- 최연수, 시 '옮겨가는 상자들'
 

상자에서 나와서 상자로 이동하고
다시 상자로 들어가 하루를 마감하는 일상입니다.
네모 속에서 다시 네모 속으로 이어지는 일상이지만
마음만은 각지지 않게 둥근 하루를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댓글 15개

윤희원 2018. 10. 19. 오전 07:57

요즘 살아가고 있는 면을 잘 표현해 주신 글 감사 합니다*^^*

국 2018. 10. 19. 오전 08:12

오늘 어떤 상자를 만들까 고민중이다. 직사각, 아니면 정사각 아니면 작은 상자, 큰 상자

림 2018. 10. 19. 오전 08:20

큰 상자속에 넣을 이야기를, 거기다 작은 상자를 넣어 이야기를 담아야 겠다.

윤 2018. 10. 19. 오전 08:36

뛰어 넘고, 옮기고, 힘들어 앉고, 붙잡고, 끌고, 그리고 접어서 넣고 있다.

김산우 2018. 10. 19. 오전 08:41

삶속에 삶을 넣을 직사각형 상자하나 끌고 가고 있는 저 중년 남자..

종 2018. 10. 19. 오전 08:48

조금씩 미지의 세계로 옮기는 네모난 작은 상자. 무엇을 담고 가야 하나.

자영 2018. 10. 19. 오전 09:05

살아가고 있는 생, 이 상자 저 상자를 옮겨 다니고 있다.

김덕식 2018. 10. 19. 오전 10:46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8. 10. 19. 오후 12:08

내 생각의 감정들이 상자에 실려 멀리 가는 날이 있을까요? 매일 생각하는 내용을 상자에 담아보면 수백개의 상자가 필요할 것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김진광 2018. 10. 19. 오후 06:45

인생은 움직임입니다...

오세진 2018. 10. 21. 오후 11:28

요즘 정말 빨리 변해갑니다.

정창훈 2018. 10. 21. 오후 11:53

하루 하루가 각진 상자 속을 계속 이어가는 것 같아도 마음은 둥글게 살아야겠습니다...^^*

zuro59 2018. 10. 21. 오후 11:56

네모로 이루어진 세상, 그래도 그게 모이다 보면 원을 이룰 수도 있지요... 지구가 둥근 것처럼, 마음은 그렇게 하며 사는 게 좋은 것 같아요.모나서 부딛치고 망가지고 그러는 것 보다는...좋은 글, 감사 드립니다...^^*

김산성 2019. 01. 13. 오후 12:39

상자에서 상자로 옮겨가는 부스스한 상자들 소식은 손에서 손으로 부지런히 이동한다

이봉철 2019. 01. 25. 오후 12:47

좋은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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