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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깁다

사색의향기 2018. 10. 23. 오전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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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에 꿈틀거리는
날개 같은 것이 한 자루 가득
쉼 없는 쉼을 위해 얼굴을 가리고 있다
어디서부터 마름질이 어긋난 걸까
햇살 바늘이 살갗을 뚫고 들어오며
박음질부터 해댄다
담장 밑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유년의 얇은 천과
날고 싶어 하는 날개가 청춘을 누비며
한 벌 몸뚱이를 깁는다
어디를 가나 모습과 질감이 똑같은,
어지간한 오염에도 물들지 않는 원단
늘 빡빡 문질러서 빨아야하리
그러나 따뜻한 손길이나 입술엔 취약해
고문 단속을 당하기도 한다
나를 가리고 있는 천을 수선할 때마다
빗방울처럼 떨어져 번지는 눈물
무명의 노루발로 박음질을 하는
난, 한 폭의 생을 깁는다

- 이혜민, 시 '나를 깁다'
 

박음질 잘된 나를 상상합니다.
어느새 올이 낡아, 전신이 흐트러지고
욕심이 덕지덕지 붙은 때 절은 나.
한순간 유년처럼 순수해지지는 않지만
나간 올을 가다듬어, 다시 깁는 하루.
그렇게 사람도 옷처럼 다시 수선해서 감쪽같아질 수만 있다면...

댓글 18개

김진광 2018. 10. 23. 오전 09:23

세탁도 수시로 해주여야 하죠

김덕식 2018. 10. 23. 오전 09:57

감사합니다..

국 2018. 10. 23. 오전 09:59

울을 가다듬는다. 다시 깁을 것이다.

김산우 2018. 10. 23. 오전 10:11

날고 싶어하는 나에게 청춘을 누비며

림 2018. 10. 23. 오전 10:22

묻은 때를 늘 문질러 빨아야 한다. 깨끗하게

박종영 2018. 10. 23. 오전 11:04

살아오면 헤어지고 달아진 나를 깁는 바느질의 시간, 깁고 또 깁어야 질긴 인생이 되는 세월입니다. 의미 깊은 글 감사합니다.

윤 2018. 10. 23. 오후 12:28

깁고 헤어지면 깁고 또 깁어야 하지

종 2018. 10. 23. 오후 12:33

같은 모습 그리고 다른 형상 같게 바느질로 깁고 가야 되겠다.

자영 2018. 10. 23. 오후 12:40

바늘귀의 모습, 그리고 귀가 하나인 것,

이봉철 2018. 10. 23. 오후 04:28

나를 기울수 있을 까 오만함의 ....

강애나 2018. 10. 24. 오전 04:15

역시 이헤미 시인은 뭔가 달라요 같이 중대 공부할 때가 엇그제인데 지금은 박사님. 아버지 엄마가 다 시인이라서인 그녀의 표현은 늘 보통사람들의 상상을 초월 하는 시를 발견한다 우리가 대학다닐 때도 그녀의 시를 접하곤 했는데 시인들은 그녀의 상상과 묘사를 따라잡긴 어려울 듯 그녀만의 독특한 시적향기가 있다. 이혜미 시인의 더 아름다운 시를 볼 수 있었으면 바란다

나그네 2018. 10. 25. 오후 11:52

이혜미 시인과 이혜민 시인은 다른 분입니다. 비숫한 이름이죠?

정창훈 2018. 10. 28. 오후 10:41

이리 저리 구멍나고 늘어진 곳 찾을 수만 있어도 좋겠습니다...

zuro59 2018. 10. 28. 오후 10:46

기억이 제대로 다시 돌아 온다면 , 그리고 20여년 세월 속으로 다시 갈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며 살고 싶습니다... 기억의 언저리도 어느새 다 잊혀져 가는 삶, 지금의 삶은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겠지요. 기우진 못해도 더 늘어지지 않고 구멍나지 않게 하며...감사합니다...^^*

윤희원 2018. 10. 29. 오후 06:06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혜민 2018. 11. 16. 오전 09:58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김산성 2019. 01. 13. 오후 12:39

박음질 잘된 나를 상상합니다.어느새 올이 낡아, 전신이 흐트러지고

이봉철 2019. 07. 11. 오전 11:45

나의 마음을 기울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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