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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

사색의향기 2018. 12. 21. 오전 12:50
2877


복수초 노란 얼굴은
어느 행간을 지나갈까
신발 신은 물음표는 좀처럼 읽히지 않아
느낌으로 읽는 고드름이
똑
똑


어제에 마침표를 찍고 싶은데
튼 볼을 감싸 쥐던 엄마는 눈물의 페이지에 묻힌다


내일은 슬픈 이름만 남기고 갈 테야
지레 놀란 잔기침이
토끼발 노루발 수시로 발자국을 바꾸고
겨울은 한 번도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바람은 몇 겹 목도리를 둘렀을까
가슴 아픈 문장에 밑줄을 긋는다
동사한 페이지가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눈밭을 헤매는 콩 한 쪽,
각주로 얹힌 둥지는 새끼들만 집을 지키는
복간된 혹한


눈길이 꽈당 넘어져도
시린 글자들이 이에 달라붙어 재빨리 넘어가는 책장들
보폭이 재빨리 목차를 넘긴다


삼한사온이 생략된다
 

- 최연수, 시 '한 권'



지금은 사계절 중 '겨울이라는 한 권'입니다.
한파는 없어 걱정은 덜 하지만, 미세먼지가 걱정이네요.
매년 복간되는 한 권. 추위에 언 손발을 동동거리는 페이지는 생략되기를 바라는 한 권.
한 번도 감기에 걸리지 않는 무사한 연말이기를 바랍니다.

댓글 11개

김 소피아 2018. 12. 21. 오전 06:25

어제에 마침표를 찍고 싶은데 바람은 몇겹의 목도리를 둘렀을까 문장들이 살아서 가슴을 적십니다.

김진광 2018. 12. 21. 오전 09:21

감사합니다...

김덕식 2018. 12. 21. 오전 10:40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8. 12. 21. 오전 11:38

한 권의 책에 묶여 흘러가는 겨울, 삼한사온은 이제 없어진것 같습니다. 앞으로 추운 겨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22일이 동지이니, 동지가 지나면 이제 소한 대한 추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서민들이 걱정입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이봉철 2018. 12. 21. 오후 12:09

좋은 글입니다

오세진 2018. 12. 21. 오후 02:06

겨울이지만, 눈오면 제설작업하기 바쁜 도심 속은 예전같은 느낌이 잘 오지 않네요.

류인순 2018. 12. 21. 오후 09:47

고운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윤희원 2018. 12. 24. 오후 01:37

겨울은 정겹고 따듯함이 그리운 계절 입니다*^^*

정창훈 2018. 12. 25. 오후 11:47

연말이 금방이네요....무사하고 건강히 잘 넘기시길 바랍니다....^^*

zuro59 2018. 12. 25. 오후 11:51

벌써 연말로 가는 나날들, 강추위는 다가오고, 어릴 적 설레발하던 겨울과 눈은 다 잊고 그저 덜 춥게 지나가길 바라는 나이가 되었군요...한겨울 무사하길 또 기원하면서, 겨울 감성의 글, 감사합니다...^^*

안성훈 2018. 12. 28. 오전 08:51

모두 행복한 연말 연시가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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