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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사색의향기 2019. 02. 12. 오전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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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얼굴을 바꿀 수 없어
꽃은 떨어진다


수없이 얼굴을 바꾸고도
얼굴을 잃어버리는 강물
어느 생의 소용없는 얼굴들은
자욱한 꿈에서 꿈을 꾸는 환영들이다


물의 낱장마다 일렁이는 기억
물 위에 없는 발자국을 남기며
얼굴의 평범성에 닿으려는 것일까
닫힌 얼굴이 열릴 때까지
반어법으로 출렁이는 빛의 그림자
한 무리 어둠을 이끌고
물푸레나무 기슭으로 가려는 것일까


얼굴을 돌리면
금세 차가워지는 바람의 안쪽으로
기차는 풍경 없이 떠나가고
얼굴과 얼굴이 어긋난 방향으로
꽃들이 우우 떨어진다


강물에 이다지 많은 얼굴들이 녹아서
아픈 별빛이 수초처럼 흔들리고
별빛으로는 다 감출 수 없는 검은 윤슬
아직 태어나지 않은 내 얼굴이구나



- 김성희, 시 '얼굴'



강물에 비친 얼굴은, 그가 가버리고 나면 지워지고
또 다른 얼굴이 겹쳐도 사라지고 맙니다.
차라리 얼굴을 바꿀 수 없어 떨어지는 꽃이 나을까요.
그가 머물다가 간 그 자리에 나는 또 얼굴을 겹치며
지난 기억을 더듬다 돌아갈 것 같습니다.
오늘은 얼굴과 얼굴이 서로 정답게 바라보는 하루이기를 바랍니다.

댓글 12개

안성훈 2019. 02. 12. 오전 08:40

기기의 발달 때문인지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기 보다는 다른 매체를 통해서 대화하는 일이 많아져서 얼굴을 보면서 대화하는게 점점 낯설어집니다. 대면하며 대화하는 기술도 학원에서 가르치는 세상이 올것만 같아요

강주화 2019. 02. 12. 오전 08:53

서로 정답게 바라보다. 어려운일 아닌데....언제그랬나 싶게 아득하네요~ 친구도 가족도 자주 봐야 할말도 생기고 정겨운 이야기도 나누게 되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오늘일랑 친구얼굴보며 수다라도 떨까봐요~~

김진광 2019. 02. 12. 오전 10:31

좋은 하루 되세요

김덕식 2019. 02. 12. 오전 10:33

감사합니다..

이봉철 2019. 02. 12. 오전 11:51

좋은 글 입니다

박종영 2019. 02. 12. 오후 12:50

물결위에 내 얼굴을 비추면 저절로 흔들리는 파장으로 수많은 상상으로 흘러가는 얼굴입니다. 매일 아침 대하는 얼굴이지만 싫증이 나지 않는것은 나의 분신을 내 몸속에 살게한 덕입니다. 감사합니다.

오세진 2019. 02. 12. 오후 02:41

느낌만 남아있는 오래전 친구들의 기억희미한 얼굴. 지금 만나면 알아 볼 수 있을지.

정창훈 2019. 02. 12. 오후 10:05

지금의 제 얼굴을 평생 지켰으면 합니다...^^*

zuro59 2019. 02. 12. 오후 10:08

세월과 세파에 많이 변해버린 모습이지만, 그래도 현재의 얼굴을 지켜가며 살아가고 싶네요... 노년이 금방 다가오는 나이가 되었어도...좋은 글, 감사합니다...^^*

윤희원 2019. 02. 13. 오후 05:51

좋은글 감사 합니다*^^*

유은주 2019. 02. 14. 오후 09:05

가버리면 지워지는 얼굴, 강물도 마치 거울처럼 기억하지 않나 봅니다, 거울도 가버리면 지워지고 새 얼굴이 오면 다시 새 얼굴로 나타나고....

심재성 2019. 02. 17. 오전 12:37

강물에 비친 내 얼굴이 영영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리고 다시 다른 얼굴이 겹쳐진다면... 그래서 태어난 내 얼굴, 세상에 알렸다면 얼른 자리를 비어주어야 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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