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긋기

게시물 상세보기

밑줄긋기

비밀 화원

사색의향기 2019. 04. 18. 오후 03:55
3145


샛길이 뱀의 혓바닥을 끌고 갑니다

숨어서
숨어서
바람이 바람을 부릅니다

여기는 신분도 관계도 나이도 묻지 않는 곳
담장을 넘어간 꽃이 이웃집 뜰의 투시도를 바꿉니다

여우가 들개에게, 단정한 넥타이가 술잔에 빠진 하이힐에게, 
먹물 옷이 꽃무늬 원피스에게, 꽃의 순결을 읽게 합니다

어제 핀 꽃은 떨어졌고
오늘 핀 꽃은 오직 그대에게 바치는 백지의 증서라고
잇몸을 감추며 미소를 헹구어 보입니다

안 되는 말이 되는 말로 바구니에 담길 때
빨간 스타킹이 고민에게 수면제를 선물할 때
시시덕시시덕 혼들이 빠져나갑니다

달아오른 두 눈이 빙하의 눈썹 아래에 끼워지기 전까지입니다
바람이 부니 꽃이 흔들렸습니다
꽃이 흔들리니 입술이 붉어졌습니다
벌, 나비는 없습니다
죄인은 다만 바람입니다

샛길이 뱀의 허물을 구불 고개 구불 고개 끌고 갑니다

- 양수덕, 시 '비밀 화원'

구불구불 샛길이 마치 꼬리를 감추고 사라지는 뱀 같은 상상.
이곳은 신분도 관계도 나이도 묻지 않는,
그래서 오롯한 비밀의 장소 같습니다.
직설적이지 않은, 모두 드러내 부끄러움을 주지 않는 샛길.
우리도 그런 마음의 샛길 하나쯤 있지 않겠습니까.

댓글 11개

강주화 2019. 04. 23. 오전 08:57

오늘도 시인의 화려한 서체에 정신이 혼미합니다.ㅋ 글을 쓰시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마음을 표현한다는게, 생각을 표현한다는게 어찌 그리 어려운지... 말입니다.

이봉철 2019. 04. 23. 오전 09:59

좋은글입니다.

김덕식 2019. 04. 23. 오전 10:16

감사합니다..

서용칠 2019. 04. 23. 오후 01:12

오솔길이 구불구불해야지 직선이면 보이는것은 아무것도없다

김경운 2019. 04. 23. 오후 02:25

언제나 변함없는 글 감사 드립니다 늘 강건하세요~^^

정창훈 2019. 04. 23. 오후 04:29

오묘하네요...저도 제 감추어져 있을 샛길을 찾고 싶습니다...^^*

zuro59 2019. 04. 23. 오후 04:32

오솔길같은 샛길을 거닐고 싶습니다... 오로지 혼자만이 갈 수 있는 길을 걸어보고 싶고 심연으로 빠지고 싶군요... 좋은 글, 감사드려요~~^^*

김형원 목사 2019. 04. 24. 오전 10:48

신을 벗고 함께 뛰자 경제, 사회, 문화가 마비되고 있읍니다 신을 벗고 맨발로 뜁시다 국민에게 용서를 빌고 이웃에게 사랑을 담아서 기도하며, 무너저가는 이 나라를 애국하는 심정으로 맨 발로 함께 뜁시다 눈물을 흘리며 발아 부르터 희생에 피가 흘릴때 까지 마지막입니다. 기회가 없읍니다 무너저가는 나라를 살리는 길은 맨발로 우리조국과 4대강을 지킵시다

김형원 목사 2019. 04. 24. 오전 10:49

신을 벗고 함께 뛰자 경제, 사회, 문화가 마비되고 있읍니다 신을 벗고 맨발로 뜁시다 국민에게 용서를 빌고 이웃에게 사랑을 담아서 기도하며, 무너저가는 이 나라를 애국하는 심정으로 맨 발로 함께 뜁시다 눈물을 흘리며 발아 부르터 희생에 피가 흘릴때 까지 마지막입니다. 기회가 없읍니다 무너저가는 나라를 살리는 길은 맨발로 우리조국과 4대강을 지킵시다

안성훈 2019. 04. 24. 오후 08:02

항상 모든 일은 샛길에서 시작되기 마련이다. 크고 넓은 길은 일이 나지 않지만

김민재 2019. 12. 12. 오전 10:00

신비로운 비밀의 화원에서 많은 영감을 얻어갈수 있을거 같습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