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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날씨

사색의향기 2019. 05. 31. 오전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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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우리에겐
여러 개의 문이 있었다
구름이 걸어와
진창을 열어젖혔지만
이미 다녀간 햇살에 대해서만 우리는 말했다


비를 괴려면
박쥐날개를 펼쳐야 했지만 입술은 성급한 잇몸부터 보여주었다
마을에선
두꺼비를 찾는 눈들이 소주병을 열고 들어갔다


여름을 열면
꽃무늬가 흐드러졌다
습지에 익숙한
외출이 해를 펼쳤지만 내일은 미리 시들었다
녹슨 한낮은 자주 삐걱거렸다


어디선가 울퉁불퉁 계절 한 겹 껴입었을
사라진 두꺼비들
마른 혀가 쉴 새 없이 핥는 정오는 금세 닫히고
나는 자주 눈을 감았다


행운을 뒤지던 눈들이 사라진 날씨는
사소한 기분에도 자주 찢어졌다
 

- 최연수 시 '찢어진 날씨'



오래전 소주병 뚜껑 속 금두꺼비로 행운을 얻는 때가 있었지요.
요즘 등장한 술 광고의 두꺼비는 요즘에 맞게 변해있더군요.
행운을 찾는다는 건 막연한 기대감 같고
기다리는 동안의 막연한 떨림이 있습니다.
아주 막연해서 맞아도 그만, 안 맞아도 웃고 넘어갈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 기다림은 즐겁습니다.

댓글 19개

이봉철 2019. 05. 31. 오전 08:35

두꺼비 술 옛 생각..

강주화 2019. 05. 31. 오전 08:56

찢어진 날씨... 미리 시든 내일...녹슨 한 낮....시인을 저는 이해 할 수가 없어요ㅋㅋ 어떤 깊이의 사색이면 시를 쓸 수 있을까요?^-^

김진광 2019. 05. 31. 오전 09:25

그때가 좋았지요

김덕식 2019. 05. 31. 오전 10:28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9. 05. 31. 오전 10:38

여름이 되어 장마철이 되면 찢어진 날씨로 먹먹하고 후덥하지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김형원 2019. 05. 31. 오전 10:49

찢어진 날씨는 우리 육신에 피로감을 주기도 하고 분위기 따라 해방감을 주기도 한다 날씨가 찢어지면 마음도 덩달아 울렁 거린다 이러한 날씨 뿐만 아니고 소 상인들에 생활고, 해외 여행객에 조난, 모두가 마음이 찢어지고 있다 이렇수록 우리들에 찢어진 마음을 안부편지 보다 안부 전화로 위로에 전화 한 마디가 대신할수 있지 않을까 ..

김산우 2019. 05. 31. 오전 10:52

울퉁불퉁한 두꺼비 피부 사이로 흘러내리는 괴이한 액체 우주를 다 기질 수 있어

서용칠 2019. 05. 31. 오전 10:57

오월은 찢겨나고 유월이 생겨나고있다 날씨는 제멋에 놀아나는데 우리는 덩달아 웃고 운다

정창훈 2019. 05. 31. 오후 01:07

지금은 술한잔 못마셔도 술을 그래도 몇잔은 마셨던 때가 그립네요...

zuro59 2019. 05. 31. 오후 01:12

비오는 날이면 파전에 소주 한잔 걸치고 과하지 않게 즐기던 그 젊은 시절이 그립습니다. 갈수록 회복이 더디어지는 건강에 나이탓인지 술한잔도 거부하게 되는 지금이 안타깝긴 하네요...

이송우 2019. 05. 31. 오후 03:35

향기로운 글을 읽으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인환 2019. 05. 31. 오후 04:05

언어의 희롱을 이정도 하면 달인으로 인정 !

오세진 2019. 05. 31. 오후 05:17

뭔가 이유없는 행운이 주는 기쁨....

강민우 2019. 06. 01. 오전 01:14

행운이라...그냥 단순하게 이야기하시는거랑 뼈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신의재 2019. 06. 01. 오후 01:44

감사합니다~~^^

신영옥 2019. 06. 02. 오후 06:35

감상 잘 하고 갑니다.

안성훈 2019. 06. 04. 오전 08:47

금두꺼비를 찾던 버전이 있었군요 ~ ㅎ, 항상 요행을 바라던 것들이 있는것 같아요 로또나 투기 등

윤희원 2019. 06. 10. 오후 06:57

두꺼비는 보기만해도 행운을 가져다 줄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김민재 2019. 12. 10. 오후 05:15

어울리지 않는 표현도 그의미를 되새기다 보면 와닿는 무언가가 있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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