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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미용실

사색의향기 2019. 06. 14. 오전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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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감정을 왼편으로 틀었더니
국지성 소나기가 쏟아진다


실수로 뽑은 검은 머리카락에 치미는 화처럼
온도가 오르는 계절엔
팬지와 데이지를 심으라고 말했지만
복고풍을 커트로 바꾸면 단발이 유행했다
뿌리가 하얗게 올라올 때면
서둘러 염색을 했다


한 달의 유효기간인
짜증이 솟아날 때쯤 서둘러 웃음을 틀고
물기 터는 바람에게
귀를 맞댄 소파가 가르마를 낸 오후
들쭉날쭉 권태가 잘려나간다


탈색된 소문에 과장된 색을 입히고
몇 차례 우려낸 싱거운 소문이 창을 열고 나가면
귀 닮은 이파리들은 공중에 안테나를 세운다


담쟁이는 왜 한 가지 스타일만을 고집할까
태양의 자해를 걱정하는 여름이 얼룩진 화장을 고치는 허공
웃자란 조롱을 다듬는 코발트블루가 선명하다


- 최연수, 시 '사계절 미용실'


 
계절은 유행을 달리하는 미용실 같습니다.
늘 그 모양만 유지하는 식물.
파격적인 모습을 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 같네요.
소문이 모여앉은 미용실처럼
온갖 즐거움이 번지는 계절이기를 바랍니다.

댓글 12개

정창우 2019. 06. 14. 오전 08:49

오늘도 시 한 편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김진광 2019. 06. 14. 오전 09:49

그래도 다른 식물들이 변화를 주어 좋지요...

정창훈 2019. 06. 14. 오후 01:35

한 여름이 짜증나는 계절이 아닌 가끔은 즐거움과 아름다움으로 지냈으면 합니다^^*

zuro59 2019. 06. 14. 오후 01:50

계절의 피어남과 짐. 그렇게 매년 반복하여도 자연의 순리는 거슬리지 않고 때때로 변화를 주며 가끔은 그 변화에 감성을 묻고 지내고 싶기도 하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9. 06. 14. 오후 03:14

자연은 봄여름, 가을, 겨울 사절기의 미용실인것 맞는것 같습니다 꽃이피고 녹음이 우거지고 곡식이 여물고, 하얀 눈이 오는 빛나는 겨울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용칠 2019. 06. 14. 오후 06:47

늙어짐에 흰머리카락 늘어나는것이 서러운데 노랗게 빨갛게 하얗게 물들이는 젊은이들 보면서 그들이 늙어져도 하얀머리 염색을할까

김덕식 2019. 06. 14. 오후 09:38

감사합니다..

림 2019. 06. 15. 오후 07:48

습한 감정을 오른쪽으로 돌렸더니 쨍쨍 내리 쬐는 햇빛이 쏟아진다.

오세진 2019. 06. 16. 오전 12:44

식물들이 모두 우리에게 표정을 주는 것 같습니다. 20세이하 월드컵 결승 15분 전입니다. 우리 대표팀 즐겁게 해주시길....

김형원 목사 2019. 06. 17. 오전 08:38

마음을 낯추고 머리를 낯추고 발 걸음을 낯 추면 아름다운 세상이 보일듯 합니다

안성훈 2019. 06. 17. 오전 08:42

좋은 시입니다. 시인의 영감과 표현에 감탄하게됩니다.

김민재 2019. 12. 03. 오전 10:03

자연의 변화에서 새로움과 감탄을 배우게 되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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