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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이 피는 저녁

사색의향기 2019. 07. 26. 오전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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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과 단골이 함께 늙어가는 미용실.
달궈진 고대기가 쩔꺽쩔꺽 부푼 바람을 넣습니다.
능숙한 손이 머리를 한껏 틀어 올려줍니다.
오래 적부터 전수된 저 머리,
풋내기는 감히 접근 못 할 자존심입니다.
한때 골목은 꽃과 나비가 엉키고,
화사한 한복들이 검은 승용차 반짝거리는 구두들 술청들 때
그 바닥의 근성을 꿴 저 올림머리들, 나비들을 추켜세우기도 하고
간혹 선을 넘는 그들을 노련함으로 막기도 했습니다.
이제 큰 손들은 목 좋은 남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나비들도 꽃을 따라 떠났습니다.
왕마담이라 불리던 그녀들, 세월에 뒤처지고 풀 죽은
자존심을 한껏 치켜세웁니다.
탱글탱글한 웃음을 담은 푸른 방,
분꽃들이 때 이른 손님을 부르고 있습니다.


- 최연수 시인



저녁 산책길, 주택가 골목에 분꽃이 핀 것을 보았습니다.
정겹기도 하고 반갑기도 한 꽃.
저녁이면 출근을 서두르던 어느 골목이 떠올랐습니다.
이제는 그런 시절도 지나 큰 건물들 들어선 그 동네.
저녁에 피기 시작한 그 많던 꽃들, 다 어디로 갔을까요.

댓글 16개

이봉철 2019. 07. 26. 오전 08:31

가을을 재촉하는글 같습니다.

김형원 2019. 07. 26. 오전 08:37

저녁에 피는 분 꽃 아마도 우리들 감슴속에 숨어서 우리들에 심난한 마음을 조금식 위로하여 주고 있는 듯 합니다

강주화 2019. 07. 26. 오전 08:54

미소가 저절로 흐르는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오늘 분꽃은 정말 이쁘네요~~ 함께 늙어가는 주인과 단골의 미용실 모습이 정겨워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ㅎㅎ

김진광 2019. 07. 26. 오전 09:26

산속으로 가났봐요?

김덕식 2019. 07. 26. 오전 10:14

감사합니다...

문희 2019. 07. 26. 오전 11:40

오랫만에 예쁜 분꽃을 감상했습니다.

정창훈 2019. 07. 26. 오후 01:00

분꽃을 보며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글이군요^^*

zuro59 2019. 07. 26. 오후 01:06

어린 시절은 엄마따라 갔던 미용실. 중학시절부터 이발소를 다니곤 하였지만, 그 오래된 추억을 다시 떠오르게 하네요... 오늘도 좋은 글, 감사드려요^^* 아...분꽃이 무성히도 많았던 시절들...

박혜경 2019. 07. 26. 오후 01:18

오래된 미용실의 모습과 분꽃의 모습....추억을 소환해보는 비오는 날이네요

서용칠 2019. 07. 26. 오후 01:45

분 꽃 개봉동 오거리 땅 한뙈기없어 무작정 상경한 그녀들 구불구불 고샅길에 둥지틀고 고향 그리운 날에는 한뼘 문지방에 심어둔 봉선화 나팔꽃 분꽃 오지게 피고지는 꽃잎을 보며 고단한 삶을 잊었지요

오세진 2019. 07. 26. 오후 03:05

우리 주위에 많이 볼수 있던 분꽃, 요즘엔 잘 볼 수 가 없어 아쉽네요.

박종영 2019. 07. 26. 오후 09:41

기죽지 않은 분꽃의 웃음소리 더위도 물러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서림 2019. 07. 29. 오전 12:11

한적한 시골길 옆에서 분꽃을 보았습니다. 어릴적 이꽃을 볼때는 그저 꽃이 피었구나 했는데 어머니의 손길에서 피어나던 분꽃 어머니와 같이 생각이 나게 합니다.

유미정 2019. 07. 29. 오후 01:27

어릴때 보다 오랜만에 분꽃 감상했네요

윤희원 2019. 08. 05. 오후 08:00

정감가는 분꽃 입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

김민재 2019. 11. 28. 오전 09:42

누군가가 나를 알아줄때 그만큼 고마움과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일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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