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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이 피는 저녁
주인과 단골이 함께 늙어가는 미용실.
달궈진 고대기가 쩔꺽쩔꺽 부푼 바람을 넣습니다.
능숙한 손이 머리를 한껏 틀어 올려줍니다.
오래 적부터 전수된 저 머리,
풋내기는 감히 접근 못 할 자존심입니다.
한때 골목은 꽃과 나비가 엉키고,
화사한 한복들이 검은 승용차 반짝거리는 구두들 술청들 때
그 바닥의 근성을 꿴 저 올림머리들, 나비들을 추켜세우기도 하고
간혹 선을 넘는 그들을 노련함으로 막기도 했습니다.
이제 큰 손들은 목 좋은 남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나비들도 꽃을 따라 떠났습니다.
왕마담이라 불리던 그녀들, 세월에 뒤처지고 풀 죽은
자존심을 한껏 치켜세웁니다.
탱글탱글한 웃음을 담은 푸른 방,
분꽃들이 때 이른 손님을 부르고 있습니다.
- 최연수 시인
저녁 산책길, 주택가 골목에 분꽃이 핀 것을 보았습니다.
정겹기도 하고 반갑기도 한 꽃.
저녁이면 출근을 서두르던 어느 골목이 떠올랐습니다.
이제는 그런 시절도 지나 큰 건물들 들어선 그 동네.
저녁에 피기 시작한 그 많던 꽃들, 다 어디로 갔을까요.
댓글 16개
가을을 재촉하는글 같습니다.
저녁에 피는 분 꽃 아마도 우리들 감슴속에 숨어서 우리들에 심난한 마음을 조금식 위로하여 주고 있는 듯 합니다
미소가 저절로 흐르는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오늘 분꽃은 정말 이쁘네요~~ 함께 늙어가는 주인과 단골의 미용실 모습이 정겨워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ㅎㅎ
산속으로 가났봐요?
감사합니다...
오랫만에 예쁜 분꽃을 감상했습니다.
분꽃을 보며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글이군요^^*
어린 시절은 엄마따라 갔던 미용실. 중학시절부터 이발소를 다니곤 하였지만, 그 오래된 추억을 다시 떠오르게 하네요... 오늘도 좋은 글, 감사드려요^^* 아...분꽃이 무성히도 많았던 시절들...
오래된 미용실의 모습과 분꽃의 모습....추억을 소환해보는 비오는 날이네요
분 꽃 개봉동 오거리 땅 한뙈기없어 무작정 상경한 그녀들 구불구불 고샅길에 둥지틀고 고향 그리운 날에는 한뼘 문지방에 심어둔 봉선화 나팔꽃 분꽃 오지게 피고지는 꽃잎을 보며 고단한 삶을 잊었지요
우리 주위에 많이 볼수 있던 분꽃, 요즘엔 잘 볼 수 가 없어 아쉽네요.
기죽지 않은 분꽃의 웃음소리 더위도 물러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적한 시골길 옆에서 분꽃을 보았습니다. 어릴적 이꽃을 볼때는 그저 꽃이 피었구나 했는데 어머니의 손길에서 피어나던 분꽃 어머니와 같이 생각이 나게 합니다.
어릴때 보다 오랜만에 분꽃 감상했네요
정감가는 분꽃 입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
누군가가 나를 알아줄때 그만큼 고마움과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일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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