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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를 채우는 아침

사색의향기 2019. 08. 23. 오전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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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맡을 소등한 잠
알람이 손잡이로 붙어있다


한 뭉치 고담함을 뒷목에 고이고
쉽게 따돌리지 못하는 모서리를 채워 넣어도
꿈의 적재함과 맞지 않는 상자가 뒤척인다


이 네모에 맞춤하기 위해 눈빛을 무기처럼 휘둘렀을까
완벽한 뚜껑은 눈꺼풀
몇 번 여닫은 끝,
물에 가라앉은 돌처럼 상자는 고요해지고
방이 잠들고 거실이 잠든 집이 커다란 상자가 된다


이불을 걷어찬 발가락이 잠꼬대를 뱉는다
상자 속에서 빠져나온 기척이 불을 켜거나 문을 열지만
영영 눈꺼풀을 열지 못한 이는
남은 잠을 깔고 바르게 눕는다


손발이 모두 옷 밖으로 빠져나온 잠과
고정된 잠을 혼동하는 것은 아닐까
반듯한 잠은 또 다른 신발을 신어서일까,
빗장이 열리듯 단단히 못을 친 집이 뜻밖에 열리고
흐트러진 잠을 모으는 가슴 쓸어내리는 윤달도 있다


안도를 단추 채운 아침
생각이 흩어질까, 제 몸을 굳게 채운 답답한 상자들이
다음 상자로 빠르게 이동한다
             

- 최연수, 시 '단추를 채우는 아침'



밤이라는 답답한 상자를 빠져나와 일상으로 들어가는 오늘.
이 상자에 들고 나는 것이 당연하면서도 지루한 듯합니다.
그래도 안도하는 오늘입니다. 살아있음에.

댓글 11개

이봉철 2019. 08. 23. 오전 08:45

과도한 단추를 채우지 않도록 어던때 이 단추도 한두개정도 풀 여유가 있어어야 본다고 봅니다.

강주화 2019. 08. 23. 오전 09:19

단추....옷매무새에 단추가 의미하는 바가 크지요~ 어쩌면 단추로 말한다! 일수도 있을 것 같네요~~ㅎㅎ 좋은 글...감사합니다. 행복하십시요~~~^-^

문희 2019. 08. 23. 오전 10:49

단추를 채우며 멋도 채우고 몸가짐도 채우고 의지도 채우고 ...

서용칠 2019. 08. 23. 오후 02:05

단추구멍으로 학생이보인다 날라리들은 단추를 풀어헤치고 모범생은 단추를 꼭 채우고 다니고 덜렁이들은 단추와 구멍이 엇갈리게 채운다

정창훈 2019. 08. 23. 오후 02:41

오늘 또 하루라는 상자를 생각해봅니다^^*

zuro59 2019. 08. 23. 오후 02:45

단추를 채우면서 또 하루의 삶의 시작. 그리고 살아있음에 또 지나게 되는 날들, 또 밤이라는 상자에 갇혔다 일어서고 ...다른 상자로 가 있고...그렇게 연속적이고 자루한 것 같아도 삶이라는 게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으며...좋은 글, 감사드려요^^*

오세진 2019. 08. 24. 오전 12:14

감사합니다.

김진광 2019. 08. 26. 오전 08:55

단추채우기?

김덕식 2019. 08. 26. 오전 10:50

감사합니다...

안성훈 2019. 08. 27. 오전 08:46

주말이 좋은 이유가 같은 시간에 단추를 채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 아닐까요

김민재 2019. 11. 26. 오전 10:21

늘 반복되는 듯 하면서도 항상 새로워야 하는 일상에서는 배움과 교훈으로 성숙되어 가야 함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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