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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대답

사색의향기 2019. 09. 03. 오전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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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맡겨둔 당신은
아직 무사해요
조금은 슬픈 일이지만, 


벌레도 갉아먹지 못한 쓸쓸함 몇 장,
아직 초록이에요


왜 그래야만 했는지
십 년 전 그때를
꿈에서도 묻고 싶었지만, 


이제 잠자다 깨어나도 오줌 누러 화장실에만 갑니다
어둠 속에 멍하니 앉아있지 않아요


그것이 내 대답입니다


지난해까지
울컥, 수돗물을 틀고 물소리처럼 울던 징글징글한 때가 있었지만


- 마경덕, 시 '늦은 대답'



이제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것일 테지요.
다시 도져오는 쓸쓸함.
그러나 사람은 잊는 때가 있어서 살아가나 봅니다.
슬픈 일, 괴로운 일은 조금은 잊어도 좋을 계절입니다.

댓글 21개

어둠 2019. 09. 03. 오전 01:42

너무 깜깜하다.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김태훈 2019. 09. 03. 오전 05:42

단순한 시일수도 있겠지만..저도 십여년전 아픔을 가지고 있답니다. 지금도 물론 아프지요. 아마도 그때는 경제적, 육체적, 정신적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너무 급하게 몰고 오니 그런것 아닐까요. 상대방하고는 단순히 연애라는것이 그냥 즐기자는 것이 아니라 결혼과 맞물릴 수도 있는 신중한 것일 수 있는거라고 생각하니까. 저라면 그렇게 생각해요. 고리타분한 사람이랄까. 신중한 사람이랄까. 하하. 지금은 모르겠지만요. 저도 옛날에는 사랑이나 결혼은 공무원이나 대기업직원들만 하는 거라고 생각했었으니까 지금도 탄탄한 직장 구하지 못하고 있는 저는 변변치 않은 백수라고나 할까요. 다만 예전에 직장다닐때, 그리고 오래전부터 조금씩 저축해 놓은 자금만 있을뿐. 그래서 더욱더 가슴아픈 시라고 느껴지네요 그러니 상대방도 쉽게 다가올 수 없을 수도 있겠죠. 어쨋든 가슴아픈 시네요.

오야짱 2019. 09. 03. 오전 08:12

망각은 신이 주신 선물.. 저 또한 그 망각때문에 살고 있습니다. 이 가을 쓸쓸할 시간 없이 늘 행복했음 합니다. 오늘도 감사로 하루를 여는 복된 날 되세요.

정낙민 2019. 09. 03. 오전 08:42

잊는다는 것이 좋은 일이지만, 그게 때로는 아쉬운 때도 많지요. 그 때...당신이 내게 그걸 물었을 때... 내가 무어라 대답했는지...난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요. 궁금하고...궁금해요.

강주화 2019. 09. 03. 오전 08:52

시를 읽고 가슴이 답답해졌어요. 뭔지모를 고통에.... 사는 것이 뭔지....만나고 헤어지고 기다리고.... 아픔은 언제나 나의 몫이죠~~

이봉철 2019. 09. 03. 오전 09:02

늦은 대답이 되지 않도록 해주세요

김진광 2019. 09. 03. 오전 09:24

망각을 해야 살아갑니다.

김경운 2019. 09. 03. 오전 09:44

감사합니다

서용칠 2019. 09. 03. 오전 10:41

부르면 네 하고 대답하는 속도가 느리면 신경질을냈는데 이제는 늦게라도 대답없는 메아리가 슬프더라 아마도 가을이여서인가보다

김덕식 2019. 09. 03. 오전 10:57

감사합니다...

문희 2019. 09. 03. 오전 11:33

잊어야 할, 잊지 못할 것... 이를 잘 조절해야 함이 사는 것이군요.

장혜섭 2019. 09. 03. 오후 12:44

'울컥!' 마경덕님의 늦은 대답에 가슴이 출렁거리는 가을!

정창훈 2019. 09. 03. 오후 06:44

그리움이 조금씩 깊어지는 시기죠...

zuro59 2019. 09. 03. 오후 06:53

슬픈 기억들은 그렇게 잊고 살아도 되는데. 어느 한편으론 더 깊어지고. 잊었다 불현듯 다시 나타나고 , 좋은 기억은 잊고 싶지 않은데 모르는 사이 빠져 나가고...그러는 사이. 울적하고 쓸쓸한 기분도 드는 가을, 좋은 일만 생각하고 좋은 일과 좋은 이야기를 더 보태어 갔으면 합니다. 좋은 글, 감사드려요^^*

박종영 2019. 09. 03. 오후 10:29

다른 생각으로 멍하니 앉아 있다가 불러도 대답을 잊어버리는 늦은 대답으로 이별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설라 2019. 09. 04. 오후 12:09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김형원 2019. 09. 04. 오후 03:30

모든일에 대답이 빠르면 시행 착오를 일으킵니다 시행착오 없는 반복되는 일상을 위하여 오늘도 대답은 늦게 합시다 좀 답답 하더라도 ..

윤희원 2019. 09. 05. 오후 09:48

적절한 대답이 필요 하겠지요 좋은글 감사 합니다*^^*

이지향 2019. 09. 07. 오후 12:07

내밀한 언어를 풀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김형원 2019. 09. 17. 오후 01:26

대답이 늦게 와도 기다리는 그 마음은 항상 똑 같습니다 언제 오실지 모르는 그 주님 만을 기다려 봅니다

김민재 2019. 11. 21. 오후 01:18

적절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을때 우리는 자주 그냥이라는 말을 하게 되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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