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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시간
결제해드리겠습니다
여자가 단말기에 카드를 긁었다
허공을 얄팍하게 접어 꽃에 대고 있는
나비, 결제할 것이 있을까
비행법을 기억하는 그 나비, 희미한 어제를 접어 앉았지
지불할 게 많은 듯
노련한 꽃은 이미 향기를 버린 채 나비의 길목을 지켰던가
낯선 꽃의 머리채가 그 손에 잡혀 울었던가
거기까지만 날아갈 나비를 알고 있을 거야
한때의 봄날만 기억하는 그 꽃,
무럭무럭 자란 그 나비, 잠들지 않는 근육질 무늬가
피 다른 꽃을 배회해도
결제할 아무것도 내놓지 못한 꽃들
팔랑거리는 나뭇잎을 좇는 나비
바람을 따라 잠시 꽃들이 일어섰다 주저앉는다
하늘거리는 계절, 눈 좋은 흰색이 팔랑거린다
여름에는 유독 흰색이 좋았다
흰색을 접어 지갑에 넣으면 눈이 잘 보일 것 같았다
나는 여름에게 지불할 것이 많다
- 최연수, 시 '나비의 시간'
이제 여름은 나비처럼 날아가고 추억만 남습니다.
지난 계절에게 지불해야 할 것이 많을 것 같은 가을.
풍요로움으로 지혜로움으로 잘 헤쳐나가야겠습니다.
댓글 11개
좋은 글 입니다.
거저...라는 인생은 없다. 심은만큼....뿌린만큼...거두는 가을의 계절이 있듯이... 인생의 가을..언제일까요?ㅎ 사색의 시간을 갖게 해주신 좋은 글...감사합니다.
풍요의 계절이 옵니다
풍성한 가을, 그리고 온통 아름다운 색으로 바뀌어질 가을의 들녁과 맑은 하늘을 또 기다립니다.
그 무더웠던 여름, 그래도 미련은 남아 있네요^^*
푸름을 더 진하게하는 초가을, 연녹에서 녹색으로 변하기 전의 여름날들, 얼마전 늦더위는 여름을 다시 기억하게 하기도 하였죠...한계절이 가면 언제나 아쉬움이 남아 있습니다...그래도 새로운 계절에 또 적응해가며...좋은 글, 감사드려요^^*
나비를 저렇게 비유할 수 있다니, 잘 읽었습니다.
계절에 변화속에 없어지는 것은 나비도 매미도 사라졌다가 다시옵니다 일상에서 없어지는 것들 우편 엽서, 연에편지, 속수건.. 다시 부활 할수 있을 까..
글의 내용보다도 좌우로 대비된 나비의 사진이 너무 예쁘고 곱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비의 시간이 오묘하기 뇌리에 오래 남는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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