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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다리 김밥
얘!
뒤통수에 닿은 음성에 흘끔 돌아본 그 얼굴에
우리 집에서 놀다 갈래?
생각보다 먼저 튀어나간 내 말이 들러붙었습니다.
아이는 노란 단무지마냥 밝아졌습니다
차려놓은 김밥으로 네 개의 눈이 모여들고
가지런한 것들을 나눠 먹으며
그 애 얼굴이 오목조목 모여 앉은 김밥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건네주고 건네받은 한입 크기의 동글동글한 하루를 따라
옆구리 터진 웃음이 문밖으로 새어나갔습니다.
어둑함이 뉘엿뉘엿 찾아드는
우엉 줄기 같은 막다른 길을 돌아나간 먼 시절의 그 아이가 아직
저만치서 손을 흔들며 말합니다.
나는 꽁다리가 맛있어
소등한 골목이 한 줄 김밥 같습니다.
사실, 김밥은 제가 말 때가 많았습니다.
맞벌이하는 엄마에게 김밥을 싸달라는 건 사치였습니다.
내가 소풍 가는 날은 맨밥에 계란후라이 하나 덮어가는 경우였고,
동생들 소풍 가는 날은 일찍부터 서툰 솜씨로 김밥을 말아 싸주었습니다.
그때 먹은 꽁다리 김밥은 두고두고 생각해도 맛있습니다.
이제는 어디서든 사서 먹을 수 있는 김밥.
맑은 가을날, 김밥 싸서 어디든 소풍 가고 싶어집니다.
- 최연수 시인
댓글 7개
아이들이 어렸을땐 소풍때마다 꼬다리김밥으로 온식구가 즐거웠죠~~^_^ 이젠 손주들의 소풍을 기다려야 할까봐요.ㅎㅎ 즐거운 추억으로 이끈 아침편지 ...고맙습니다.
김밥의 꽁다리는 이상하게 맛있어요 ㅎㅎㅎ
김밥중에서도 제일 맛있는 부분 꽁다리 김밥입니다. 침이 꿀꺽 넘어가네요. 감사합니다.
김밥 꽁다리만 파는 곳도 있더라구요.
김밥은 꽁다리가 손이 먼저 가고 더 맛있게 느껴지지요...아. 소풍가던 그시절이 참 그립습니다...좋은 글, 감사드려요^^*
재미난 이야기 입니다.
꽁다리 김밥도 나름 맛있었던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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