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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칸이 많은 캔디통

사색의향기 2019. 10. 24. 오후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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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래 녹여 먹는 달랑 한 개의 이름과
길과 꽃


여백이 많은 캔디통
동그란 소리가 난다면 둥근 뚜껑이 있을 것이다


그때, 눈동자들이 까맣게 자라고
눈꺼풀이 열고 닫는
울면 울수록 달달한 캔디는 열 번쯤 울어야만
우리가 다 녹았다


차르륵 박하향이 달릴 때
느닷없이,
서른 한복판으로 넘어진 두 개의 바퀴


정오를 일으키지 못한 너와 내가 오래도록 헛돌았다

여름 반대편으로만 달려간
네 개의 각을 지운 둥근 캔디통, 그곳엔
너 하나만 들어있다


같은 이름을 반복해 피워내는 길은 그때그때 빛깔이 달라
압정이 꽂을 수 없는 탈골된 감정들


안녕을 물을 수 없는 소리는 혼자일 때 커진다



- 최연수, 시 '빈칸이 많은 캔디통'



달랑 하나만 들어있는 캔디통을 흔들어봅니다.
통 안에 들어있는 것은, 길도 될 것이고 꽃도 될 것입니다.
어떤 느낌이냐, 어떤 맛이냐에 따라.
박하향이 나는 길을 달려간 적이 있습니다. 두 개의 바퀴였던 우리들.
이제 안녕을 물을 수 없어 조금 쓸쓸한 계절,
아이들 눈동자가 가을을 달달하게 녹입니다.

댓글 7개

안성훈 2019. 10. 25. 오전 08:58

어릴적 캔디통은 마법통

강주화 2019. 10. 25. 오전 09:07

여유있는 삶이 좋습니다.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고... 무언가 급한 볼일이 있어 허둥대지 않는... 나이가 주는 좋은 여유 인 것 같습니다. 빈칸이 많은 캔디통처럼 여유있게 살고 지고... 오늘의 시로 사색하게 하시니 오늘도 감사합니다.

문희 2019. 10. 25. 오전 09:52

캔디통, 여러가지 상상과 느낌을 갖게 되는군요. 그저 바라 보기만 해도 좋습니다.

박종영 2019. 10. 25. 오전 10:26

하나 둘씩 꺼내 먹다보면 달랑 한 개 남은 과자통, 다시 채울 때 까지 그대로 놔두고 보면 될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zuro59 2019. 10. 25. 오후 04:26

캔디통. 여럿사탕이 들어 있지만. 비울수록 여백이 커지고 달랑 하나 남아 있을 땐 망설여지기도 하고 허전함도 있지요.어린 시절 아이들의 무한 상상을 자극하는 캔디통...추억이 더불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봉철 2019. 10. 29. 오전 09:55

우리의 빈칸은 어디에

김민재 2019. 11. 14. 오전 09:51

가득찬 캔디통은 창고에 곡식이 가득찬 느낌처럼 든든하고 기분좋아 지는 느낌을 주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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