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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사색의향기 2019. 11. 12. 오전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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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간격과 간격 사이가 동그랗다


시린 꽃등이 흠뻑 젖은 햇살을 털어낼 때
나무와 나무는 거리를 잰다


출근길 지하철 신도림역
라일락꽃 짧은 치마가 사람들과 간격이 좁아져도
당신과 나의 수평은 뜨겁다


숱한 달빛이 숲을 걸어오면
빛 쪽으로 기우뚱한 가지를 일으키는 것
나무는 바람의 방향으로 되돌아오는 습성을 가졌다


숲에 도객이 들었다
헝클어진 머리칼, 수많은 잎이 화염으로 불탄다


한 시절이 지나고 출렁이는 간격들
구름에 닿은 나뭇가지가 하얀 뿌리를 허공으로 뻗는다


구속하지도 않는 사이와 사이는 두텁다

끝내 버티는, 무변의 간격
 

- 양현주, 시 '사이'



봄이면 꽃이 핀다고,
여름이면 무성한 잎이 돋는다고, 간격을 맞추는 숲
사이, 사이, 서로를 지켜가는 가을엔
화염처럼 단풍으로 간격을 맞춥니다.
끝내 버티는 그들의 간격을 배우며
너와 나의 간격, 우리의 사이를 유지해갑니다.

댓글 10개

코스모스 2019. 11. 12. 오전 09:20

나무와 나무의 간격으로 사이좋은 숲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가족도 간격이 필요하다고 하죠^^ 향기메일 감사드립니다

강주화 2019. 11. 12. 오전 09:28

\"사이\"라는 단어가 새삼...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네요~~ 사이가 주는 정겨움처럼 서로서로 아껴주고 지켜주는 좋은 사이가 되고 싶어요.

김덕식 2019. 11. 12. 오전 10:16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9. 11. 12. 오전 11:04

가을이 되면 서로가 간격을 좁히는 나무들의 융숭함. 점점 추워오는 방편을 몸으로 체험하는 나무의 슬기로움을 배우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zuro59 2019. 11. 12. 오후 04:15

숲에서 배우는 사이. 자연처럼 그렇게 사람들의 사이도 그러하였으면 합니다...그렇게 좋은 간격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베풀었으면 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세진 2019. 11. 12. 오후 06:56

추워지는 시기...모두 건강 조심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이봉철 2019. 11. 13. 오전 08:52

우리가 보는 시야 모든것들이 하나의 사이 사이 존재합니다.

안성훈 2019. 11. 13. 오후 03:59

사이가 있어야 숨쉴 틈이 있는거 같아요. 만원 지하철이 힘든것은 숨쉴 틈이 없어서지요

김민재 2019. 11. 14. 오전 09:41

사람들과의 사이가 꼭 그런 사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윤경노 2019. 11. 20. 오전 08:58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항상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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