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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보관소

사색의향기 2020. 04. 21. 오전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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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라일락향기는 오래전, 라일락의 첫 나무가 전해준 체취

잘 보관하라는 어미木의 당부가 있었다

몸속의 통로가 열리고 줄기들은 집요하게 허공의 틈을 파고든다

깊숙이 밀봉된 보관소 문이 열리고, 이때

무차별 향기가 살포된다

뒤이어 밀려드는 아카시아, 쥐똥나무의 공략에

한발 서둘러 피는 향기들

비슷한 향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흰빛과 보랏빛의 완벽한 순도純度

서로의 냄새에 취해 비틀거려도 나무들은 한 점 몸을 섞지 않는다

혹여 변질될까, 꼼꼼히 계절의 눈금을 분류하고

온도와 습도까지 맞추었다

​판매책인 바람이 해마다 함량을 체크했지만

유사품이 발견된 적은 없었다

사월의 밤을 일시불로 구입하고 소모하는 골목

한 장의 봄을 주워들고 라일락의 감정을 이해하는 밤

깊숙이 보관된 첫 기억에

울컥, 가슴이 젖는다

허공이 제 몸에 향수를 뿌리는 계절엔

어둑한 골목에 오래 서 있고 싶다


- 마경덕, 시 '향기 보관소'



달력에 박제된 봄이라고 어느 앵커가 말하더군요.

올해는 그리 봄이 흐르고 있습니다.

멀리 눈으로 맡는 봄의 냄새들.

그래도 라일락 향기가 코끝에 바짝 붙어옵니다.

댓글 8개

강주화 2020. 04. 21. 오전 08:58

라일락향기주식회사의 영업전략 같습니다. ㅎㅎㅎ 당연히 대박!!! 라일락향기가 주는 추억으로 봄은 행복하기만 합니다~~^-^

이도우 2020. 04. 21. 오전 09:35

매일 아침에 받아보는 Mail인데~~~ 어제(4/20일)부터 도착이 않네요?

서용칠 2020. 04. 21. 오전 10:23

막말은 냄새라하고 , 꽃향은 내음이라한다 라일락 향 가득해도 쥐똥나무 향, 아카시 향은 시샘으로 냄새피우지않고 서로 향을 나눈다

김민재 2020. 04. 21. 오후 04:34

라일락 향기의 은은향 향은 오래전부터 익숙해진 느낌입니다.

오세진 2020. 04. 21. 오후 06:13

지금 목동에는 라일락이 한창입니다.

zuro59 2020. 04. 21. 오후 06:31

라일락 꽃향기 맡고 샆은 봄이지만, 아직 그러지 못하였어요...봄꽃은 길거리 벚꽃만 본 것 같아요...^^*

zuro59 2020. 04. 21. 오후 06:32

그리고, 이메일이 이번주는 어제와 오늘 오질 않았어요...어제는 그래서 답글도 못드렸고, 오늘은 찾아서 답글을 씁니다...

민창 2020. 06. 12. 오전 08:33

향기의 판매책 바람 오늘은 게을러 멀리가지 못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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