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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의 침묵
문어가 소라의 살을 모두 먹었을 때
소라의 몸에선 파도 소리가 났다.
껍데기 타고 든 바람 속에서
바다의 소리는 허공에 핀 노래.
싱싱했던 소금기와
국화꽃 지고
소라는 동심원을 열고
별 속으로 껍데기를 풀어
해변을 오가는 조약돌 사이에서
알알이 깨어졌다.
소라가 해안선에 묻힌 날
꽃이 내려왔다.
육각의 셀 수 없는
눈꽃.
빈, 소라가 껍데기를 벗고
고요와 만나는 겨울이었다.
- 최동문, 시 '소라의 침묵'
나를 비우고 조용히 들여다보는 시간.
비로소 내가 보이는 시간입니다.
소란 속에서는 볼 수 없는 소리, 결코 들을 수 없는 소리.
가끔은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댓글 12개
시를 읽을 때마다 시인의 마음을 읽지 못하더니 동문선생의 소라껍질은 내 가슴에 있는 고동과 같네요 작은 나도 자연의 섭리속에 있음을 묵상해 보렵니다
좋은 글입니다
현란한 언어술사의 거침없는 예술혼이 느껴지는 시 한편에 몸도 마음도 침묵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문어에게 육체를 뺏기고 남은 껍질로 바닷가를 지키는 소라의 생애, 바닷물이 들고 날때 마다 피워내는 생명의 소리 곱게 들립니다. 감사합니다.
소라의 침묵에 궁금함을 가져보게 되는듯 합니다.
소라는 동화 속 어린 시절을 생각케 합니다^^*
소라 빈 껍데기만 가지고 있어도 귀에 대면 바닷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이 들지요...감사합니다^^*
소라의 침묵 달빛에 파도소리 머금고 마냥 잠든다 밀썰물소리도 안으로 잠들게하고는 많은 날을 묵언 수행한다 뜨거운 여름날 백사장에 객이 오던날 묵언을 푼다
소라에서 소리를 들들 수 있는 것이 행복입니다.
우리 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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