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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이 맛있다

사색의향기 2020. 08. 10. 오후 02:35
2890


파랄수록 아껴 먹었다
실천만이 진정한 약속이라고
망고 얼룩이 갈색 반점을 둥글게 그려나갔다


익지 않은 말이 시간의 눈썹을 지나 그늘의 소유자가 되었다


구속당하지 않으려고 식은 열이 오른다
한쪽 넘길 때 그 안에 웅크리고 있던 옹이가 떠다니는 숨을 당긴다


숙성된다는 건 목젖에 걸려있는 말꼬리에 먼지를 닦는 일이다


봉인되지 못한 여백의 청가시를 꺼내 접시를 닦고
너를 돋우는 따끈한 소반 정갈하게 차리고 싶어


주어진 재료로 무엇을 만들지 까칠한 입맛까지 부르면
아침햇살에 기억의 거미줄을 걷고 모락모락 김이 나는 그 순간들


창고 속 단감상자 위에서 신메뉴를 출시 중이다


기호와 암호를 푼 요리는 담백하지만
굴릴수록 혀에서 꼭대기로 천천히 고솜고솜 올라온다


- 오현정, 시 '수첩이 맛있다'
 


일기를 쓰라고 합니다.
그날을 떠올리며 쓴 생각은 나를 곱씹게 한다고 합니다.
일기는 쓰지 못해도, 수첩에 빼곡하게 적은 일과며 기호와 암호들.
펼쳐보는 그 순간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수첩은 나를 자주 일깨워주고 기억하게 합니다.

댓글 13개

한명석 2020. 08. 11. 오전 04:32

오늘도 향기가 풍성한 날입니자

한명석 2020. 08. 11. 오전 04:35

날마다 향기가 풍성한 날입니다

이봉철 2020. 08. 11. 오전 09:01

좋은글입니다.

강주화 2020. 08. 11. 오전 09:40

수첩하나에 맛깔스런 싯귀들이 춤을 추네요~^-^ 현란한 단어들로 정신을 못차리겠어요. ㅎㅎ 오늘도 사색하게 하는 아침메일... 고맙습니다.

안성훈 2020. 08. 11. 오전 10:08

저도 일기를 쓰기 시작한지 한 달정도 되었는데 어떨때는 의무감으로 쓰기도 하지만 지금 보면 많은 추억이 담겨 있어서 좋네요 감사합니다.

김덕식 2020. 08. 11. 오전 10:36

감사합니다...

김용남 2020. 08. 11. 오전 10:42

향기촌 마을 사업에 어떻게 참여하나요?

박종영 2020. 08. 11. 오전 11:22

매일 일기를 쓰며 자기를 반성하는 삶의 지혜가 곧 인생입니다. 감사합니다.

사색의향기 2020. 08. 11. 오후 01:17

사무국으로 연락주시거나 향기촌 카페 http://cafe.daum.net/hyangkichon 또는 향기촌밴드 https://band.us/n/aaa9252fGbebf 에서 문의주시면 되겠습니다.

서용칠 2020. 08. 11. 오후 04:27

수첩은 메모지고 일기장은 나의 마음의 지도이다 일기를 쓰는 사람은 내마음을 떳떳하게 보여주고 암호가없는 문장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것은 떳떳하고 당당하고 부끄럼이없는것이다

정창훈 2020. 08. 11. 오후 05:53

일기를 매일 쓰려고는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에 쓰고, 수첩 메모도 좋습니다.

zuro59 2020. 08. 11. 오후 05:57

문득 생각날 때마다 수첩에 적어 두었다 일기장에 옮겨 놓고 한 적이 있었죠....지금은 인터넷 커뮤니티에만 일기쓰듯 글을 쓰곤 합니다...수첩과 일가장이 필요햇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기도 합니다...좋은 글, 감사드려요^^*

김민재 2020. 08. 12. 오전 12:11

디지털 시대가 한참이지만 아날로그가 조금씩 그리운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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