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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에 대한 단상

사색의향기 2020. 10. 05. 오후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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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한 모퉁이 책상 위엔
한 열흘 전쯤 고향 집에서 주워 온
모과 한 개 뎅그러니 놓여 있다
낯설이 해서 그런지 얼굴색이 노래지고
주근깨 같은 까만 점도 후벼 파주고 싶을 만큼 생겼다
그 단새 구멍 두어 군데 숭숭 나 있는 흠집
나의 귀지 같은 더께 덕지덕지 앉은 구멍 속 한참 들여다본다
흠집은 암갈색으로 점점이 번지는 중이다
더군다나 몸통은 누군가 밀가루 반죽 짓이겨놓은 듯 울퉁불퉁하다
과일 망신 다 시킨다는 그 모과
온몸 쥐어짠 기름 반들반들 내뿜으며 웅숭깊은 향 풍긴다  
아, 저 향수 속에서 나를 찾아 나서면
언제쯤 그곳에 가닿을 수 있을까
못생긴 인형처럼 앙증맞은 한 개구쟁이가  
내 맘을 온통 다 파먹어 들고 있다


- 김욱진, 시 '모과에 대한 단상'



은은한 향을 맡아본다면, 그 매력에 빠지고 말지요.
겉은 울퉁불퉁해도 내면에서 풍기는 그윽한 향은
속이 깊은 은근히 멋있는 사람을 연상시킵니다.
모과를 코끝에 대고 가을향기를 깊숙이 맡아봅니다.

댓글 12개

배승환 2020. 10. 06. 오전 05:55

모과를 아시나요 옛 노인 머리 속에 오로지 남아있는 과일의 향기 아이들의 동화속에는 나오는지 꼰대의 망각 속에 감춰진 못난이는 추억이 되었나요 설익은 중 늙은이들은 모과 술을 아는지 그윽한 맛을 알지 못하는 세대들은 도심의 먼지를 제 생명의 양식인 양 호흡하네요

강주화 2020. 10. 06. 오전 09:14

모과향으로 은근하게 집안가득 향내풍기고 칼칼한 목감기에 모과차는 필수가 되었습니다. 흔하고 못생긴 과일이라고 누가 말해요 꽃은 또 얼마나 예쁜데....

이봉철 2020. 10. 06. 오전 10:33

가을 모과 겨울

이도우 2020. 10. 06. 오전 10:54

오늘도 방문합니다. 메일이 깨진 바람에 감사합니다.

김덕식 2020. 10. 06. 오전 11:07

감사합니다....

정창훈 2020. 10. 06. 오후 12:34

흔히 못생긴 과일이라고 하면 그 첫번째가 모과죠. 그래도 그 향에 취하고, 건강에 좋다고 청을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zuro59 2020. 10. 06. 오후 12:38

못난이 과일 모과, 그래도 그 내면엔 따듯한 게 들어 있습니다. 못났다고 그저 외면하고 피할 일이 아니고, 가까이 다가가고 성스러운 마음으로 대하면 더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서용칠 2020. 10. 06. 오후 02:00

모 과 울퉁불퉁 죽은깨 얼굴에 못생겨서 촌 할매 같은디 향은 처녀랑게.

박종영 2020. 10. 06. 오후 02:15

초가을 감기에 좋은 모과차가 있지요. 울퉁불퉁 어지럽게 못나도 긴요하게 쓰이는 약과입니다.

김민재 2020. 10. 06. 오후 09:53

모과의 그윽한 향기가 더욱 그리워 지는 느낌입니다.

신의재 2020. 10. 08. 오후 03:59

감사합니다. 옛날의 고향생각이납니다~~^^

안성훈 2020. 10. 12. 오후 02:03

모과의 그윽한 향이 생각납니다. 그 향이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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