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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독의 조건

사색의향기 2020. 11. 03. 오전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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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풍'이라 말해도
'바담 풍'이라 들을 때


'그게 바로 맵시라는 거요'라고 하면
곧바로 맵시를 찾아 헤맬 때


칫솔 머리빗 시계 안경 등이
내 삶을 장식하는 것들이라고 말해야 할 때


고전 몇 줄 인용하려는 당신의 그림자가 너무 진해서
눈물처럼 떨어지는 일몰 장면을 가릴 때


주어 술어가 제 위치를 찾지 못하고
중언부언하는 말들이 공중을 부유할 때


앞사람을 지시하는지 옆사람을 이르는지
수식하는 말의 끝이 뭉툭하게 뭉개져 있을 때


나는 오늘도 당신이 읽은
나를 오독하며 길을 걷고 있다


- 김삼환, 시 '오독의 조건'



글자를 오독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시력 탓이기도 하지만, 경험과 추측으로 대강 읽어버리는 경우입니다.
사람을 오독하는 일은 흔해서 때로 당황스럽기도 하지요.
세월이 더 지나야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 싶지만
여전히 일상은 오독으로 얼룩져있습니다.
차라리 오독으로 치부해버리고 싶은 진실도 있으니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댓글 10개

안성훈 2020. 11. 03. 오전 09:01

요즘처럼 오독과 현혹되기 쉬운 세상이 있을까요, 중심을 잡고 세상을 바라보지 않으면 내가 원치 않는 곳에 있을 것입니다. 더욱 중심을 잡아야겠습니다.

강주화 2020. 11. 03. 오전 09:11

오독, 오해, 오판으로 이어지는 소용돌이 속에 어처구니 없이 휘둘리는 영혼이 되지 않도록 정말, 정신을 바짝차리고 살아야겠구나 생각이 드는 아침입니다. 감사합니다.

김덕식 2020. 11. 03. 오전 10:34

감사합니다...

오세진 2020. 11. 03. 오후 05:00

서로를 오독할 때 비극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며 함께 갈 수 있길 바래봅니다.

정창훈 2020. 11. 03. 오후 05:41

오독이라는 게 세월이 갈수록 더 하기도 합니다...

zuro59 2020. 11. 03. 오후 05:44

오독과 더불어 생기는 오해들, 그리고, 뭘 그리 잘 안다고 오만하지는 않았었나 생각도 해봅니다. 좋은 글, 감사 드려요^^*

서용칠 2020. 11. 03. 오후 07:41

오독하여 자기 상상으로 소설쓰고서는 사실인양 굳어버릴때 삶은 망가진다

김민재 2020. 11. 03. 오후 11:19

오독에서 알게 되듯 오해는 바로 그렇게 자연스러운 차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교훈이 되어야 할거 같습니다.

김 재윤 2020. 11. 05. 오전 07:59

메일이 오지 안아서요

정강석 2023. 04. 16. 오후 06:05

경험과 추측으로 대강 읽어버리는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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