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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사색의향기 2020. 12. 08. 오전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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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조각을 내어 깎는 게
예의라지만
나는 사과를 둘둘 풀어내는 걸 좋아해
짓무른 부위를 풀어낼 때면
상처를 감싸고 있는 붕대를 풀고 있는 것 같아
진물에 찌든 붕대를 풀어줘야 할 것 같아


머그잔 속의 커피를 돌려보렴 물레성형처럼 커피를 돌려보렴
나도 모르게 커피를 왼쪽으로 돌리고 있는 건
어젯밤 우리가
공원 호수를 왼쪽으로 돌았기 때문이야


호수에
내리꽂히는 빗방울들
동그랗게 말고 있는 몸을 점점 커다랗게 풀어가는, 풀다가 사라지는 빗방울들
비 오는 날
호수에는
빗방울의 나이가 겹겹이 자라고 있지


오늘 아침 창밖은
잘 구워진 노을빛
부풀어 오른 구름이 페이스트리처럼 접혀 있네
접혀진 주름과
주름 사이의 바람이
바스라지지 않도록 한 겹 한 겹 풀어내야지


세상의 무늬들은
주름들은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자라나지​


- 장요원, 시 '결'



오늘도 결대로 흘러갑니다.
억지를 쓰거나 왜곡하거나 부풀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순리대로 가다 보면 결 고운 우리가 거기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 11개

강주화 2020. 12. 08. 오전 08:54

결이 손상되지 않고 순리대로 가는 길, 그렇게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도 행복하시길~~

김덕식 2020. 12. 08. 오전 10:03

감사합니다...

이봉철 2020. 12. 08. 오후 01:04

결 내지 마세요

zuro59 2020. 12. 08. 오후 03:22

순리대로 살면 편한 것을 그리 하지 못하였습니다. 젊은 시절엔...지금은 그럴려고 노력 중이지요. 감사합니다^^*

zuro59 2020. 12. 08. 오후 03:27

향기메일 , 오늘도 기다리다 들렀다 갑니다...

사색의향기 2020. 12. 08. 오후 03:37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으니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김민재 2020. 12. 08. 오후 11:56

방향과 흐름과 결은 결국 순응하고 순리대로 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희주 2020. 12. 09. 오전 05:17

오늘도 고운 글 감사드립니다.

이희주 2020. 12. 09. 오전 05:22

항상 새벽에 <사색의향기>의 글을 기다립니다. 간혹 메일이 오지 않아 연락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안성훈 2020. 12. 09. 오후 02:11

아무리 역행하려고 해도 결국 순리대로 나아가는 것이 인생임을 다시금 생각합니다. 역행하려 한들 조금 더 돌아가는 것일뿐

박종영 2020. 12. 10. 오전 11:48

살이 있는 모든 생명체에는 결이 있습니다. 생선도 결을 따라 칼질을 하면 맛이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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