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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

사색의향기 2021. 04. 26. 오후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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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뒤통수를 내어준다 나에게
나도 내 뒤통수를 깃털처럼 내어준다 뒷사람에게
우리는 뒤통수를 얼굴로 사용하는 사이
무덤덤하게 본척만척


서정과 서사가 끼어들지 않아서 깔끔하지
서로 표정을 갈아 끼우지 않아도
평생을 함께 하지 반복해서 노력하지 않아도
서로 가까이 다가가지 않을 권리를 위하여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비행기를 타고 내릴 때
서로 헐렁헐렁한 고무줄 바지가 되지
어떤 좌석에 앉아서 굵고 짧은 잠에 빠져들 때
입을 벌리고 자도 보자마자 잊히니까
평화롭지 정면이나 측면이나 측백나무처럼
한결같지 동일하게 지루해도 숨통이 트이지


내 뒤통수와 모르는 사람의 뒤통수가
내 등뼈와 모르는 사람의 등뼈가
내 엉덩이와 모르는 사람의 엉덩이가 물컹하게 겹친 적 있다


몇 번을 앉았다 일어나도 뒤끝이 없지
포스트잇처럼

등을 깊게 파낸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총총 멀어져 간다


- 김나영, 시 '모르는 사람'



'우리는 뒤통수를 얼굴로 사용하는 사이'.
그래서 모르는 사람입니다.
잘 알아도 표정의 반은 지워졌지요. 그래도 얼굴의 소통이 더 정겹고 반갑습니다.
웃는 눈이 있어서.

댓글 11개

강주화 2021. 04. 27. 오전 09:10

낯설고 모르는 사람속에 있을때 .... 그리고 여행을 통해 느껴지는 자유로움, 평안함...갑자기 그리워지네요 여행~~~^-^

서용칠 2021. 04. 27. 오전 10:26

사람의 뒷모습은 애련하게 보인다 앞모습은 권세 재력 명예를 알수있지만 축처진 어께곡선은 우리를 측은하게한다.

박종영 2021. 04. 27. 오전 11:09

뒤통수를 보고도 누군지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면 많은 사연을 함께한 사람일 것입니다. 자동차의 의자, 비행기의 의자는 수없는 사람의 엉덩이를 쉬게한 기억이 있습니다.

김덕식 2021. 04. 27. 오전 11:34

감사합니다..

이봉철 2021. 04. 27. 오후 01:54

뒤통수

오세진 2021. 04. 27. 오후 01:55

낯선 사람들의 모습. 재밌는 시.

정창훈 2021. 04. 27. 오후 06:42

자신의 뒤통수는 항상 남이 보게 되지요.

zuro59 2021. 04. 27. 오후 06:44

항상 낯선 사람 뒤통수를 보며 가고 오는 것 같지만, 자신의 뒤통수도 남의 눈엔 그렇습니다. 평범하고도 평화로운 그 사이...좋은 글, 감사합니다^^*

김민재 2021. 04. 27. 오후 10:59

모르는 사람에게는 낯설음과 설레임과 두려움이 섞여 있는듯 합니다.

안성훈 2021. 04. 29. 오전 09:50

앞모습만큼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길 그리고 그런 사람이 많아지길

이봉철 2021. 04. 29. 오전 09:56

나를 모르는데 남을 어떻게 아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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