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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이 빠졌다

사색의향기 2021. 05. 31. 오후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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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이 아니라서 내 것인 것 같은,

착각이 몸을 쑥 빠져나갈 때가 있다

각질과 피부 사이 마음과 마음 사이
통증은 어느 지점에서 악, 
비명을 질렀나

무늬만 살아있는 시간을 만지며 죽은 것이 산 것을 살린다는 말을 떠올린다

욱신거렸던 날들도 잊은 
반응 없는 발에 반창고를 갈아붙이며

언제쯤 무감각이 반응을 보일까
확신은 초승으로도 뜨지 않아

내 것이 아닌데 내 것인 것처럼 믿은 것들
내 것인 양 위선을 붙이고 껴입고 

아슬아슬 건너가는 생각에 발톱이 빠져

저기 웃으며 다가오는 키 큰 골목을 내 편이라 믿어도 될까
발톱 밑에 낀 때만큼도 돌아보지 못한 
어제가 감각이 없어

무감각 속으로 뺑소니친 죽은 기억들


- 최연수, 시 '발톱이 빠졌다'


내 몸에, 내 맘에 들러붙었던 것들이 별안간 나를 빠져나갔다고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내 것이라 믿었지만, 결국은 내 것이 아니었을까요. 빠진 발톱처럼.
무감각이 될 때까지 아픔을 견뎌야 하지만, 그것도 어느 순간 잊히고 말 겁니다.
다시 새살이 돋을 때까지 그냥 잊어버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댓글 10개

강주화 2021. 06. 01. 오전 08:45

내 것인 것이 없더이다~내 몸도 맘도 .......^-^

박종영 2021. 06. 01. 오전 10:42

누구나 발톱은 사람을 지탱해 주는 발판입니다. 빠지면 걷지도 못하고 서 있지도 못합니다. 아주 중요한 각질의 발톱입니다.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는 격언도 있습니다.

정창훈 2021. 06. 01. 오후 01:25

어느새 무감각해지는 것들이 많아지지요.

zuro59 2021. 06. 01. 오후 01:28

내몸에서 모르는 사이 떨어져 나가는 것들과 알면서도 떨어져 나가는 것들, 하지만, 어느새 새것이 돋아나곤 잊혀지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김덕식 2021. 06. 01. 오후 01:41

감사합니다..

김민재 2021. 06. 01. 오후 02:30

무감각하고 모든것을 잊어가는 사람에게 내일은 그리 신선한 것이 되지 못하는 거 같아요.

서용칠 2021. 06. 01. 오후 04:15

이세상에 내것은 하나도없다 빌려서 쓰고는 주인에게 돌려주고 떠난다 그런데 발톱의 때도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데 내것이라고 아둥바둥 감싸안고 놓지를 못한다

김지언 2021. 06. 01. 오후 06:38

네 선생님~ 아직도 뺑소니치고 있는 씁쓸한 기억들. 이제는 마음대로 하라고 내버려 둬야 겠어요.^^

김종숙 2021. 06. 01. 오후 08:34

아주 소중한 발톱을 우리는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것 같아요 나를 서게하고 지켜주는 발톱을 잘 관리해아겠어요

김재수 2021. 06. 03. 오전 08:55

손톱을 깎으며 라는 시를 쓴 기억이 있습니다. 내 몸의 일부를 깎아 내는 것은 아픔이지만 새로운 것을 돋아나게하는 기쁨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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