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긋기

게시물 상세보기

밑줄긋기

누룽지

사색의향기 2021. 12. 13. 오후 05:46
2771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특별함. 누룽지가 그렇다. 적당한 불의 맛이다.
자작자작 뜸이 든 밥과 태운 쌀의 중간, 누룽지는 딱 중용이다.
노릇한 고상함이다. 한 솥에 들었지만 누구는 밥으로,
또 누구는 누룽지로 신분이 바뀐다.
그것을 조절하는 것은 바로 불이다.
적당한 군불이 구수한 맛을 보탠다.
의도하지 않았든 의도했든 세상사가 하나의 맛이 아니라는 걸
가르치는 것 같다.


- 최장순, 수필 '누룽지' 중에서



그렇지요.
세상사가 하나로 통일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다양하고 복잡하고 재미있습니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주어진 현실 앞에서
다시 마음을 정돈하고 가다듬습니다.
구수한 내가 되어가는 것도 같고 깊은 내가 되어가는 것도 같습니다.

댓글 12개

이봉철 2021. 12. 14. 오전 08:33

누렁지

안성훈 2021. 12. 14. 오전 08:37

다양함을 갖춰가며 더욱 성숙하고 깊어지길

강주화 2021. 12. 14. 오전 09:20

와우~~누룽지가 아주 맛있게 눌었군요? 구수한 누룽지처럼 구수한 내가 되어가는 것, 바래봅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해요.

박종영 2021. 12. 14. 오전 09:54

가장 보편적인 밥상의 고객 누룽지입니다. 뱃속이 너그럽게 퍼지는 환희가 있습니다.

김덕식 2021. 12. 14. 오전 10:50

감사합니다...

서용칠 2021. 12. 14. 오후 01:09

노리끼리한 장판지 노릇노릇한 누룽지 누리끼리한 숭늉 원색은 한색이면서 한국인의 다른 색깔.

정창훈 2021. 12. 14. 오후 01:41

누룽지, 참 훌륭한 간식이지요 ^^*

zuro59 2021. 12. 14. 오후 01:47

저 자신이 누룽지가 되어 갔으면 합니다. 오래 두어도 고소히 먹을 수 있는 맛...좋은 글, 감사드려요 ^^*

김민재 2021. 12. 14. 오후 04:38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이기에 더욱 노력하고 흥미있게 지내는 사람들도 생겨나는거 같습니다.

김종숙 2021. 12. 15. 오후 10:46

엄마의 포근함과 정겨움이 담긴 누룽지 구수함과 행복감은 헤아릴 수 없는 나의 작은 행복을 주었던 누룽지

조성국 2021. 12. 17. 오전 11:26

1950년대 어린 시절 어머니가 긁어주신 그 누릉지, 그리 구수하고 맛이 있더니, 어머니의 끈끈한 사랑의 맛을 찾을 길이 없어라, 어너니

이서림 2022. 01. 17. 오전 12:55

옛날이 그리워진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