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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벚 등고선

사색의향기 2023. 04. 11. 오전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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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을 내려오는 호흡이 비릿하다

서둘러 소금단지를 지고 나온 햇살이 파닥거리는 그늘을 절인다

연신 푸른 꽁지를 흔드는

산벚

내다보는 바깥이 저며진다

나무가 밖으로 쿨럭. 봄을 토해놓으면

공기의 방향을 따라 휘는 파문

차가운 지도를 헤엄쳐 나온 등고선이다

부푼 한철로 살아본 것들이 가지는 물결 진 무늬

나부끼는 허공을 따라가면

오후가 바람을 층층 발라낸다

게으름은 길고 시절은 짧아

너와 나의 한때도 저렇게 순간,

미처 지우지 못한 아린 냄새가 마음의 수로를 거슬러 오른다

가슴 뜨거운 곳으로 기우는 추억과

가장 낮은 곳으로 허물어지는 봄

앙상한 뼈들을 숨기기 위해 쉴 새 없이

봄은 숨을 부풀리고

가지가 잘 헤엄칠 수 있도록 유리창은

말갛게 제 안을 닦는다

- 최연수, 시 ‘산벚 등고선’

너와 나의 한때가 순간이듯

벚꽃은 이미 져 내렸지만, 잎과 꽃이 함께 핀 소박한 산벚꽃이 한창입니다.

추억이 다 져 내리기 전에

말갛게 내 안을 닦아 등고선 무늬 짓는 봄을 오래도록 내다봐야겠습니다.

댓글 9개

김민재 2023. 04. 11. 오전 09:47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은 같은 장소 같은 시간이라도 매번 다른 느낌의 감동을 주는거 같아요^^

이종수 2023. 04. 11. 오전 09:58

좋은 아침입니다. 벚꽃이 시간 쫒아 갔지만 참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백원순 2023. 04. 11. 오전 10:15

Modernism과 Postmodernism, 즉 구조주의와 후기구조주의는 ‘문학’에 대한 해석 차이인 것 같습니다. 모던니즘은 말이나 글을 그대로 문자적(literal)으로받아들이는 것이고 포스트모던니즘은 말이나 글을 다시한번 time과 space(situation)에 따라 다시 한 번 생각하여 의미를 해석하고 전달하고 전달 받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강주화 2023. 04. 11. 오전 10:54

벚꽃잎이 바람에 눈처럼 날리고 일명, 꽃눈을 맞으며 조용히 걸었습니다. 먼산은 산벚들로 하얗게 빛나고 연록의 새순들이 무척이나 반겨주는 산책입니다. 좋은 아침, 오늘도 향기메일, 감사합니다.

김덕식 2023. 04. 11. 오전 11:02

.........

박종영 2023. 04. 11. 오후 02:13

늦봄의 산벚꽃 피어나는 외딴 산길, 파란 나무들이 왕성한 숲길이 됩니다.

백원순 2023. 04. 11. 오후 07:05

등고선하면 독도법(讀圖法)에서 지도를 잘 읽어야 산을 오르면서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다. 예를 들어보면 등고선이 조밀하게 붙어 있는 곳은 절벽이나 가파른 지형이므로 그쪽으로 길을 잡지 말아야한다. 등고선이 완만하게 간격을 뛰우고 있는 곳으로 길을 잡아야한다. 등고선하면 지도의 등고선도 생각나지만 두보의 시 “등고(登高)가 생각난다 등고(登高) 두보(중국 당나라 시인) 風急天高猿嘯哀 (풍급천고원소애) 渚淸沙白鳥飛廻 (저청사백조비회) 無邊落木蕭蕭下 (무변낙목소소하) 不盡長江滾滾來 (부진장강곤곤래) 萬里悲秋常作客 (만리비추상작객) 百年多病獨登臺 (백년다병독등대) 艱難苦恨繁霜鬚 (간난고한번상빈) 燎倒新停濁酒杯 (요도신정탁주배) 바람이 빠르며 하늘이 높고 원숭이의 휘파람이 슬프니 물가가 맑고 모래 흰 곳에 새가 돌아오는구나. 끝없이 지는 나뭇잎은 쓸쓸히 떨어지고 다함이 없는 긴 강은 잇달아 오는구나. 만 리에 가을을 슬퍼하여 늘 나그네가 되니 한평생 많은 병에 혼자 대에 오른다. 온갖 고통에 서리 같은 귀밑머리가 많음을 슬퍼하니 늙고 초췌함이 흐린 술잔을 새로 멈추었노라. 좋은 하루 되시고 산행할 때 조심하세요...

정창훈 2023. 04. 11. 오후 10:57

벚꽃이 조금은 아쉽게도 일찍 피고 일찍 져가고 있지만, 그래도 버텨낸 벚꽃을 바라보며...

zuro59 2023. 04. 11. 오후 10:59

등고선까지 등반 해보았던 때가 언제였는지...참, 그립습니다. 이제는 일찍 피어난 벚꽃도 다 져가고...좋은 글,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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