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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그늘

사색의향기 2024. 10. 28. 오후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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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것은 사실 상처가 깊다

소나무 숲에서 비틀거리는 고목을 붙들어

허공에 키를 세운다

쇠로 된 지지대는 나무인 양

어깨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숲은 나무들의 집

오랫동안 그늘을 키운 고목의 힘으로

숲을 지탱하는, 노모

사고로 인한 뇌손상 탓인지

오래도록 비틀거렸다

자주 허공을 짚고 쓰러지곤 하여

지팡이와 유모차가 걸음 옮겨주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의 어깨가

늘 곁을 지켜야 했다

나무든 사람이든

서로가 서로에게 어깨를 내어주면

측은할수록 단단해지는 그늘이 된다

가벼워지는 노모, 그늘이 짙다

- 송문희, 시 ‘단단한 그늘’


단단해진다는 건, 상처에 상처를 보태 더께가 앉았다는 것.

든든하거나 튼튼하다는 의미와 비슷한 듯 다릅니다. 

“단단한 것”이 상처가 깊은 것도 그 이유입니다. 

단단해지기 위해 스스로 상처를 껴안은 채 몸부림치거나

그 상처 속에서 다시 소생하는 심리적 결단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댓글 4개

강주화 2024. 10. 29. 오전 07:12

든든하고 단단하게 그렇게 굳건하게만 보였던 어머니 나무, 그립고 그리운 아침입니다 ~~

홍근표 2024. 10. 29. 오전 08:48

안함

박종영 2024. 10. 29. 오전 10:35

폭염의 여름이 한창일 때 나무 그늘은 소중한 안식처여서 하루를 지나는 동안 새로운 삶을 얻게 합니다.

이종수 2024. 10. 29. 오후 07:12

\"가벼워지는 노모, 그늘이 짙다\" 마음에 와 닿습니다. 직접 거동이 불편한 노모를 모시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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