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긋기

게시물 상세보기

밑줄긋기

수도꼭지

사색의향기 2025. 01. 06. 오후 05:39
486


침묵은 부패하기 쉬운 질료다. 밀폐된 방안에 너무 오래 괴어 있으면 쉽게 상한다. 

오랜 세월 홀로 살아온 노모는 눅눅하고 퀴퀴한 침묵을 체질적으로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늘 물방울이 떨어지도록 수도꼭지를 헐겁게 잠가 놓는다. 똑똑똑똑···. 

반향을 남기며 규칙적으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그 소리는 결코 소음이 아니다. 

노모가 식성에 맞게 침묵에 가미하는 일종의 향신료다.

- 정희승, 수필 ‘수도꼭지’

물론 떨어진 물방울은 모아서 다시 쓸 테지만,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마치 침묵에 가미하는 향신료 같다는 생각이 신선합니다.

너무 고요해서, 적막해서 우리는 홀로 중얼거리거나 자신에게 말을 걸기도 합니다. 

마침표처럼 꼭 잠근 문장보다는 말줄임표의 흘리는 의미 같은 소리, 

그런 배음에 안심하는 때도 있습니다.

댓글 4개

이창민 2025. 01. 07. 오전 12:13

맑은 소리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강주화 2025. 01. 07. 오전 11:05

조용한 곳에서 홀로 있는 시간은 나를 바라보는 시간, 필요하지만 이내 또 탈출하게 되는 조용함에서 사람사는 세상으로~~~

이종수 2025. 01. 07. 오후 05:25

어머니를 하늘나라에 보내고 침묵의 시간을 한달 조금넘게 지내고 있습니다. 빈자리가 크네요일상으로 복귀를 하렵니다.

문희 2025. 01. 12. 오전 11:50

소통하고 활기를 불어 넣는 소리..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