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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에서

박종영 2005. 07. 11.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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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에서
천개의 옷을 만들기 위해
천개의 색조를 고르려는
재단사의 눈빛처럼 현란하게 움직이는
푸른 신호등
무지개 색을 식별하려는
어느 화가의 눈빛이
들 꽃핀 가슴을 달고 횡단하는
그렇게 볼록한 초점을 겨냥한다.
빛깔은 항상 설레어서 고운 것
연둣빛 여인의 종종걸음이
더디게 건너는 동안
길게 멈추어 선 뜨거운 자동차의 숨소리
유독 붉은 색의 차 한 대가
머뭇거린다.
그사이
푸른 웃음으로 평정되는 사람들의
슬기로움이 또박또박 길을 건넌다.
글/박종영 영상/milind mu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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