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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실 앞에 변화
분만실 앞에 변화
조선시대
남편 : '고추여??? 뭐여???'
산파 : '고추네 고추!!!' (흥에 겨워)
남편 : ' 아이고 마누라 고생했네 고생했어, 아주 큰 일 해 냈구먼'
반대의 경우
산파 : '딸이네...' (무슨 죄인이라도 된 듯…)
남편 : (조용한 목소리로) '수고했소'
해설 : 짚신 구겨 신은 채로 서너 시간째 마당 앞을 서성이고 있는 남편,
흰 끈 부여 잡고 산고를 치루던 아내의 신음소리가 그치고, 산파의
말 한마디에 출산의 희비가 엇갈리던 시절…
그도 그럴 것이 조선시대는 농사 일이 한 가정에 주업이다 보니, 힘
꽤나 쓸 사내아이를 원하는 것이 당연지사 였을지도 모른다.
남편의 힘 없는 목소리는 아들 못 낳은 원망 보다는, 혹여 딸 낳은
죄인 으로 시부모님에게 미움은 사지 않을까 하는 아내에 대한 염려로
보인다.
70, 80 년대
남편 : '아들이든 딸이든 그저 아무 탈 없이만 나와다오'
의사 : '하하^^ 예쁜 공주님을 보시게 되었네요'
남편 :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의사선생님!'
(연신 고개 숙이며 인사를 한다.)
'산모도 애기도 무사하지요'
의사 : '예! 들어가 보세요 아내 분이 남편 분을 애타게 찾고 계시네요'
남편 : '여보 고생했소! 우리 애기 그저 몸 건강히 바르게만 키웁시다'
아내 : '여보........' (말 없이 남편 품으로 안긴다.)
해설 :분말실 앞에서 쉴새 없이 왔다 갔다 하며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남편!
갑자기 들려 오는 애기 울음소리에 분말실 문 앞으로 뛰어간다.
무사히 순산한 아내와 10개월 만에 얼굴을 맞이 하게 된 아기를 보듬고
좋아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다.
그리고 10원 짜리 잔뜩 들고 빨간색 공중전화 앞에 다가가 친지들에게
순산의 소식을 전한다.
요즘시대
남편 : '아들아 빨리 나와라'
(이미 6개월 전 은근슬쩍 첩보를 입수해 아들인지 알고 있었슴)
의사 : '자~ 아들 입니다.' (당연하다는 듯이)
남편 : '예! 감사합니다'
의사 : '둘째도 우리 병원을 이용해 주세요, 저가 특별히 더 신경 쓸 테니…'
남편 : '하나만 놓을 건데요....'
해설 : 초음파 기계라는 것을 이용하여 태어 날 2세의 성별을 너무 빨리 알아
버리는 요즘, 분만실 앞의 초조함은 있겠지만, '아들일까???
딸일까???' 하는 궁금증은 아마도 적을 것이다. 또한 급격하게
발전한 의료기술로 인하여 혹 0.01%의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는
기형아 검사 등 예전에는 받지 않았고, 받지 않아도 되는 숱한 검사
들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물론 태아와 산모의 건강을 정밀하게
진단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모성애를 자극하는 산부인과 의사들의
고난이도 심리전술에 우리가 얼마나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는지 냉정
하게 생각해 볼 문제이다. 개인적인 성향이 갈수록 심해져 가는 사회적
풍토 '분만실 앞에 변화' '하나 낳아서 애지중지 키우자'
이 둘의 공도 분명 있을 것이다.
글 / 최인구
댓글 1개
요사이 인구님의 해학과 지혜가 마치 물오르는 나무 같습니다. '씨익' 웃으면서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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