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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고독의 차이점에 대한 가설

김봉길 2005. 09. 05.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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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고독의 차이점에 대한 가설

 

 

밤이다.

다른 사람이 잠을 자니 나 또한 잠을 또 자야 하는.

다른 사람이 하는 대로 하거나,

그들이 보는 곳 따라 보거나,

말하는 대로 그대로 따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밤.

그러면, 내 것을 빼앗기지 않는 밤.

무엇이든 따라 하면 내 것은 그대로 남는 밤.

 

아악!

튀어 나가고 싶어.

갑자기.

지금까지 없었던 것을 보거나 듣고 싶어.

갑자기 보거나 들으면 오래 기억되는 법이거든.

그리고 다르게 튀는 것을 흉내 내고 싶어져.

아, 또 갑자기 보여.

섬뜻, 처음 들었던 보았던 것 같은 것들.

 

그러나, 어쩌지.

이 다음 그 다음부터 처음엣 것을 멀리하고 싶어질 때 어쩌지.

저들도 그래왔거든, 그들이 또 그럴 것이거든.

그때마다 힘들어, 숨이.

그래도 계속 숨 쉬려면 빼앗기는 일에 익숙해져야 해.

그럼, 무엇을 더 빼앗기지.

 

절반을 따라 먹고 따라 보고 따라 해왔으니,

이제 이 다음 그 다음도

나 몰라라 보여주고 내 주어야 하는 것이야.

내 끝까지 주어야 하는 것이야.

내 것 마지막이 부서지는 것을 보아야 하는 것이야.

아니면, 스스로 부수어 내주어야 하는 것.

 

크크, 태어나면 죽어야 한다는 너무 쉬운 답을

어찌하면 이렇듯 어렵게 말하는 것이냐.

어렵게 더 어렵게 말하면 그럴수록,

지금 이만큼 슬픈 것보다 더 슬퍼지는 것인데.

 

밤.

홀로 있는 밤이다.

지금은 따라해야 할 사람이 없으니,

나는 나를 따라 하며 밤을 살아간다.

아, 나는 나를 따라 가다 밤으로 사라진다.

댓글 1개

가을냄새 2005. 09. 05. 오전 12:00

밤에 깨어 있을 때, 혼자라는 생각도 들고, 혹은 지금 이 시간 깨어있는 모든 사람과 함께라는 생각도 듭니다.... 정말 이런저런 상념들이 많아지는 그 시간을 말로 나타내어 낮시간에 느끼게 해주시다니 대단하셔요... 아침마다 쌀쌀해진 공기와 함께 가을 냄새가 나는 날들입니다. 파란 가을 하늘에 머리를 묻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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