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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없는 섬

방정민 2006. 01. 24.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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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에 없는 섬





비만 오면 떠내려 오는 섬이 있다

푸른 물, 푸른 하늘, 푸른 잡초들이 어우러져

푸른 것들로 가득 찬 섬, 그러나 고요하다

아무도 살지 않는, 태초 이래 누구도 침범하지 않은 섬,

그 섬 안으로 나는 두려움을 들여놓았다


빗물이 섬에 고이고, 섬이 숨을 쉴 때마다

나의 갈망은 더욱 쓰라려오고

나의 방황은 점점 깊어져갔다

무엇을 찾는 지, 왜 아파하는 지

섬에 갇히고도 끝내 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한 채

나는 섬을 헤엄쳐 빠져나왔다


맑은 날엔 보이지 않는 비만 먹고 사는 섬

그 안에선 여전히 푸른 것들이 나를 유혹하고

아닌 줄 알면서, 내 영혼을 비웃는 줄 알면서

나는 끝없이 그 섬을 찾아 헤맨다

내 마음에 비가 오고 존재의 눈물이 온 몸에 스며들 때

지도에 없는 섬, 가혹한 푸른 생명의 섬으로

나는 남은 내 삶의 운명을 다시 적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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