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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 ( 飛翔)을 꿈꾼다 - 2006 』
세상 물살이 급물결을 이룬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급류를 만나 시원스럽게 흘러내리는 폭포수를 만들어낸다.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서로의 정을 주고받으며 내일을 꿈꾼다. 거 침 없는 젊음의 환청이 내 곁을 오락가락하며 ‘다시 일어서라’고함친다. 옷감을 과감히 재단하던 거친 손맛. 나를 신뢰하는 긍정과 용기로 스스로의 지난 그림자를 비평하던 어제로 기억된다. 내가 지닌 실력과 끼를 내어놓을 장이 있다는 것이 사랑스럽던 시절이다.
꿈의 통로가 하늘과 맞닿아 있던 시절이었을까? 아니다. 내가 지닌 가능성을 스스로 사랑하던 시절이다. 하나의 과정을 이루어내면 서로간의 조언과 배려로 무모한 용기를 비껴가며 패션길목을 서성였다.
과거의 빛은 격려의 말 한 마디에 눈웃음을 치며 감동을 하곤 했다. 회상(回想)의 빛이 아른거린다. 사랑을 지키던 내가 뽀얀 안개 길 속에서 나이를 들고 휘청거린다. 현존하는 내 그림자는 세월에 밟혀 끙끙거린다. 세상물살은 급류를 이루며 흐르지만, 나는 제자리걸음을 하며 고인 물을 닮아간다.
참살이(웰빙) 열풍에 따라 의류 소재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자연 친화적인 소재가 오늘의 웰빙을 결정한다. 이제는 원단의 선택이 중요한 소재가 아니라 원단을 만들어 내는 원사가 중요한 의류계의 태풍이 분다. 한정된 소재인 머슬린, 면, 견, 폴리에스테르, 공단(사틴) 등 보다 먹을거리인 콩 녹차 키토산 홍삼 은(銀) 대나무 해조류 알로에로 의류의 소재가 옷감생산으로 급변하고 있다.
내가 다니고 있는 세계 의류박람회는 원사의 개발에 기술력을 잃으면 도태를 당한다고 말을 한다. 지금은 경계선 없는 소재의 열풍이 분다.
껌 원료로 익숙한 소재인 후라보노는 감열 매에서 추출한 효소이지만, 냄새를 없애주는 기능이 탁월해 내의개발을 한다. 브래지어 거들에는 원단위에 알로에 성분을 한 겹 덧입혀 만든 ‘알로에 원단’은 몸에 닿으면 피부 보습 막을 형성해 준다고 한다.
대나무섬유는 항균 소취 효과를 가져 위생성이 좋고 통풍이 잘되며 부드러운 촉감이 장점이어서 속옷으로 개발을 서두르고, 최근 모기가 싫어하는 향을 원사 속에 집어넣어 옷을 만들어 입으면 자연스럽게 해충을 퇴치할 수 있는 섬유가 개발되기도 했다. 그리고 신생아들을 위한 면 옷에는 은은한 향기를 넣어 살균을 방지하기도 한다.
꿈은 현실이란 지평을 앞세운다. 연구를 위한 노력보다 의존하는 그 무엇이 있다. 현실을 방영하는 드라마속의 신데렐라 콤플렉스와 온달 콤플래스. 신분상승을 위한 도구로 젊은 감각들이 탄생시킨 언어들이다. 신데렐라는 왕궁에 사는 멋진 왕자를 기다리고, 온달은 예쁘고 착해야 할 뿐 아니라 능력도 있고 부자인 공주를 찾는 상황연출을 본다.
시장놀이로 소꿉놀이를 하던 내 아이도 변해간다. 스스로 그린 종이돈에 만족하던 아이가 놀이판 종이 돈를 펼치고 즐기더니, 이제는 진짜 시장놀이를 한다. 돈주머니를 만들고자 세상 속으로 급히 뛰어든다. 능력도 있는 듯 한 아이는 신데렐라 꿈을 꾸며, 세상무리와 합류를 하는 것을 느낀다. 성급한 물살에 휘말리는 듯 발꿈치를 들고 불안을 몰고 온다. 왜일까?
디자이너를 꿈꾸는 닮음 꼴인 내 아이를 관찰한다. 나는 찢겨진 가죽코트 한 부분을 가는 실로 꿰매고 있는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엄마가 해 줄까?”아이는 세밀하게 해야 하는 큰 자국이라서 그냥 혼자 한다고 무심히답한다.
이제는 삶의 생활패턴이 나도 모르는 사이 바뀌어간다. 반대 현상이 속출하며 늘어만 간다. 적응력을 발휘하는 곤충의 보호색을 떠올린다. 아이와 대화창을 환히 밝히고 문밖 세상과 나를 비교를 한다.
‘작은 구멍은 엄마가 메우고 큰 구멍은 아이가 하려한다.…….’
지금의 나는 무슨 콤플렉스일까? 혹, 콩쥐 콤플렉스가 아닐까? 나를 명명하며 신 용어하나를 만든다. 예전에 곱고 선한 이미지인 콩쥐. 노력 없이 도움을 구하는 현실과 동떨어진 콩쥐. 혹, 나보다 다 자란 아이들에게 의존하는 내 모습은 콩쥐를 닮아가는 것은 아닐까? 나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어떤 모서리가 더 남아 있을까?
연꽃이 만개한 호숫가를 연상한다. 잔잔한 물결위에 나를 앉힌다. 어린이 얼굴보다 큰 연잎 하나 따서 혼란스런 내 머리를 가리고, 어린이 키보다 큰 토란잎을 구해 세상 때에 얼룩진 온 몸를 감춘다.
내가 바뀐다. 생각이 바뀌고 마음이 변한다. 야누스 마음의 밝은 쪽으로 현실을 돌린다.
안개를 걷고 동트는 새벽. 세월 따라 걸친 허름한 편한 옷을 반기며 새롭게 걸친다. 세상속의 충신을 갈망하며 ‘2006년 비상(飛翔)’을 꿈꾼다. 나이언덕길을 조금 더 찬찬히 걸으며,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론 중 <<성격론>>을 떠올린다.
\"선량해야 된다. 타당성을 가져야한다. 인생에 충실해야 한다. 시종일관해야 한다.\"
My Elusive Dream ( with David Houston)
글/ 유민자 ,《한국수필》2006년 9월ㆍ10월호 <사색의 뜰〉에 실려있는, 수필
영상 발췌/ <11월24일 서울 무역전시장 패션쇼> 중에서/ Photo by Holic
댓글 1개
전편 패션 쇼 비상을 읽으면서는 스무살 남짓 어린 손가락으로 재봉틀과 씨름하는 갸냘픈 대학생 시절의 유민자 님을 떠올렸다면 이번 글을 읽으니 당당한 캐리어 우먼으로 맹활약을 하시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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