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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 2부 도전 생존의 법칙

한민 2007. 09. 06. 오후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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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중은 마지막 고별전인 블랙데블과의 재 경기를 위하여 지난번  경기가 녹화된 자료를 도치와 함께 분석 중이었다. 
  전화벨이 울렸다. 정삼식 특유의 말투가 들렸다. 
  정삼식은 일방적으로 내용만 얘기하고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는 특징이 있었다. 
  “블랙데블은 갈비뼈 두 개가 나가고 턱뼈가 금이 가서 리턴매치는 불가능해. 그리고 송금했으니 확인해 봐. 훈련소에서 특공조교로 차출될 거야. 자네 돈에서 반은 내가 땅에 투자했으니 그리 알게” 

  정삼식은 항상 그랬듯이 할말이 끝나자 여지없이 전화를 끊었다.
 
  현중은 이미 끊어진 전화기에 대고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리 하겠습니다.” 
  현중의 표정을 살피던 도치는 현중에게 말했다. 
  “무슨 일인데.” 
  “블랙데블이 경기를 할 수 없다는 군요.” 
  “그럼 지난 번 경기가 마지막 경기인 셈이네.” 
 
  현중은 도치를 꼭 끌어안았다. 갑작스런 행동에 쑥스러운 표정을 한 도치는 현중을 밀치며 말했다.
 
  “정회장이 자네가 처음 온 날 말하더군. 한 달 안에 링에 올려도 된다고. 내가 어림없다고 대답했지만 자네는 모든 훈련을 거뜬히 소화 시키더군. 내가 이 바닥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지만 자네 같은 친구는 처음일세. 게임을 할수록 진화되어가는 자네의 모습에 소름이 끼칠 정도였으니까.” 
  “첨엔 별 거지 발싸개 같은 놈이라고 생각했었죠.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가 되자 정회장님을 찾았어요.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 귓가에 맴돌았기 때문에 혹시 필요할지도 몰라서 명함을 버리지 않고 있었던 게 천만다행이었죠.” 
  “어쨌든 축하하네. 자네와의 인연을 계속 가질 수 있길 바라네.” 
  “이별주라는 게 있다는데. 코치님 오늘 시간이 어떠세요.” 
  “스콜피온과의 이별주라, 영광인걸.” 

  현중은 도치에게 혈육을 느꼈다. 현중이 정삼식을 찾은 후 처음부터 지금까지 무표정한 얼굴로 혹독한 조련을 해오던 그였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같이 지내온  둘은 서로를 진심으로 믿고 아끼는 깊은 정이 자라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 그간의 훈련과정과 실전과정을 복기하면서 대화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야기가 끝날 무렵 현중이 물었다.
 
  “그런데 어떻게 코치를 하게 되었어요?” 
  도치가 잔을 입에 갖다대는 순간이었다. 
  순간적으로 정적이 감돌았다. 
  도치가 입을 열었다, 
  “사실은 내가 지옥의 링 창설멤버야. 28전27승 1패, 1패는 기권패지.” 
  현중은 순간적으로 표정이 얼어붙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현중의 41전 전승 기록에 버금가는 내용이었다. 
  “내가 지옥의 링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는 지금과 같은 세련미는 없었어. 하지만 나름대로 묵계적인 룰이 있었지. 이를테면 쓰러진 자가 일어설 때 까지 기다려주는 거라든지. 최소한의 동료애라고나 할까.” 

  현중은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알고 있었다. 
 도치가 현중에게 항상 부탁하던 내용이었으니까.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상대방이 쓰러지면 이를 집요하게 공략해서 기권을 받아내기 때문에 선수생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었다. 

  도치의 모처럼 열린 말문은 쉴 줄을 몰랐다.
 
  “배당액도 크고 스폰서도 많이 나타나서 일생일대의 중요한 시합이 걸린 전날이었어. 그야말로 다음날 시합에서 이기기만 하면 한평생 여유 있게 살 수 있을 것만 같았어. 그날 밤의 악몽이 지워지지 않아. 정회장과 명동에서 저녁을 먹은 후 일찍 자라며 헤어지고 나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누가 나를 따라오는 느낌을 받았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 ‘까불면 손 좀 봐주지 뭐’라고 생각했으니까. 한데 아무래도 느낌이 심상찮았어. 뭔지 모르는 중압감. 상대는 혼자라면 모를까 상대하기 벅찬 무리였지. ‘뿌리’에서 쿤타킨테가 노예사냥꾼들에게 잡혔을 때 그들은 쿤타킨테의 엄지발가락을 자르지. 내가 그대로 당했어. 결국 기권을 했고. 그나마 정회장이 나를 트레이너로 고용해준 덕에 밥은 먹고 살아.” 

  현중은 분노와 동정심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입술을 깨물었다.
 
 ‘세상은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 

  훈련소 입소하는 날이 되었다.
  훈련소 입구에서 도치는 현중에게 말했다.
 
  “세상에는 보이는 게 다 진실이 아니야.” 
  “무슨 뜻이에요.” 
  “진실하다고 모두 선은 아니지.” 
  “말하고 싶은 게 뭐죠.” 
  “선의 기준도 바뀌고 진실의 기준도 바뀌지.” 
  “형, 갑자기 왜 이러는 거예요.” 
  “최고의 선은 나를 지탱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우리를 지켜내는 것이고 그런 후에 모두를 위하는 것이 선이라고 봐.” 
  “갑자기 선이, 진실이 다 나와? 오늘 같은 날!” 
 
  계속 입을 다물고 있던 도치가 한참동안 현중을 껴안고 어깨를 두드리면서 말했다.

  “너는 우리를 지켜내는 것 이상의 모두를 위하는 선의 도구가 되리라 확신해. 그러니 네 자신을 아끼고 네 자신을 잘 지키기를 바란다. 나를 비롯해서 너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이 너의 약점을 잘 알고 있다는 걸 명심해 ” 

  현중은 힘없이 돌아서는 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면서 그가 다하지 않은 건지 못한 건지는 모르는 말들을 떠올리면서 훈련소 정문을 향하여 힘차게 걸어갔다.
                                                                           to be continued..........

댓글 3개

포아풀 2007. 09. 06. 오후 09:26

소설이라는것을 잠시 잊고 우리나라도 이런 경기가 정말 있을까, 궁금해 합니다. 제가 모르는 세계라... 그런가요?

이옥경 2007. 09. 06. 오후 10:46

최고의 선은 나를 지탱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우리를 지켜내는 것, 그런후에 모두를 위하는 것이 선이라고 봐... 도치코치의 말이 새삼 가슴을 울리네요.^^ 우주의 중심은 바로 나! 내가 있기에 다른 누구라는 존재감도 있는것이겠지요.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다음을 재촉합니다^^*

한민 2007. 09. 07. 오후 03:10

포아풀님 현재 k1 을 비롯한 이종격투기, 판크라시온등 여러 종류의 격투기가 있습니다. 물론 공중파를 타는 경기로서 일정한 룰이 있습니다. 권투, 태권도, 레승링등을 섞어서 각본 없이 그야말로 피튀기는 상황이 실제로 있지만 지옥의 링과 같은 소재는 여러 영화에서도 소개가 된 바가 있습니다. 존재를 확인할 길은 없지만 부인할 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옥경님 도치를 통하여 진실은 다분히 이기주의라는 사실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선과 악을 구분하는 게 순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품이랄 것도 없는 부족한 글에 대한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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