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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 2부 도전 전투축구
그 무렵 전방부대원들이 유격훈련을 받기 위해 입소했다.
지휘관은 육군사관학교출신의 문정헌대대장으로 여러 면에서 군인냄새가 나는 사람이었다.
문정헌은 훈련 전날 조교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고 일장 훈시를 했다.
\"제군들, 유격훈련장에서 계급은 없다. 그러므로 제군들에게 대대장의 전권을 위임한다. 나를 대신하여 우리 병사들을 훈련시켜라. 걔 중에는 위관급과 하사관들이 있지만 신경 쓰지 마라. 병보다 약한 장교는 필요 없기 때문에 본인이 대대장으로 있는 한 본인 휘하의 모든 병들은 체력훈련을 동일하게 실시한다. 알겠나?\"
조교들은 결연한 의지를 보이며 우렁차게 대답하고 해산했다. 취침 전 자유 시간에 현중의 내무반에 모인 조교들은 문정헌대대장의 얘기로 시끌벅적 했다.
정병구가 특공무술 조교로 전출되기 전에 문정헌대대장과 함께 근무했다며 그에 대한 전설적인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사단 참모장이 홍천시내로 불러 낸 기라. 거기에 누가 나왔는고 허니, 청와대에서 비서관이 온기라. 사단 참모장은 문대대장 육사 선배로 준장이고. ‘청와대’ 비서실 사정 반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동생문제로 왔는데, 그 친구 동생이 3대대 하사관으로 골통이었거덩. 내일 모레 제대하는 학사 장교 출신 중대장이 일조점호에 고놈에 ‘하사관이 아직도 침상 모포 자락 안에서 몸을 처박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는 내무반으로 가서 자고 있던 하사관을 발로 걷어차 뿌린는데 중대장은 모타리가 내 가슴밖에 안 와. 그런 기 우찌 장교가 된노마는. 하여간 자고 있던 하사관이 일나자마자 중대장 아구통을 날 리가, 이빨이 뿔라지고 난리가 안 났는가베. 쉬쉬 하다가 문대대장께서 나중에 알아뿐 기라. 헌병대가 출동하고 수갑 채아가 영창 처박아 뿐는 기라. 그라이 그 헹님이 별짜리를 데리고 와가지고는 참모장 보고 어이 뭔장군, 카믄서 하대를 헤가메 우리 대대장을 은근히 압박했는데. 우리 문대대장은 씨알도 안 묵히는 기라. 비서관하고 참모장 보고 이랬당 앙카나.\"
신이 나서 떠들던 정병구는 짐짓 무게를 잡고 눈을 깔면서 대대장 흉내를 냈다.
\"선배님, 무슨 일로 오셨는지 잘 알겠습니다. 그리고 당신, 보아하니 청와대 비서실 사정반에서 귀한 자리를 더럽히고 있는 모양인데 정말 눈뜨고 볼 수 없군 그래.\"
내무반의 장병들이 정병구의 입담에 빨려들어 들어가면서 감탄사를 연발하며 박수를 쳐댔다. 신이난 정병구가 말을 이었다.
\"청와대비서관은 어안이 벙벙해 뿌리가지고 대통령의 직속 부하라 케사믄서 뭐라뭐라 횡설수설 했딱카는데, 것다 대고 한 마지막 멘트가 뭔지 아나?\"
조교들의 호기심을 잔뜩 키운 정병구는 다시 문정헌의 포즈를 취하며 말했다.
\"대한민국 국군 장병은 전부 대통령 부하야. 청와대 빽이라고! 알았어! 당신 동생이 대통령의 부하를 때린 만큼 당신이 좀 맞아야겠어. 일루와!!”
내무반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음은 물론이다.
호랑이 밑에 토끼 없다고 전에 없이 진지하고 훈련다운 훈련들이 이어졌다. 유격훈련이 끝날 무렵 문정헌은 훈련성과에 만족해하면서 특공조교중대장에게 제의를 했다. 마지막 날인데 전투축구를 하면서 자유시간을 가지자는 것이었다.
전투축구는 그야말로 육박전을 방불케 했다. 모든 룰을 무시하고 골만 넣으면 이기는 것으로 백병전 훈련을 겸한 사실상의 실전이었다. 교육 지휘 계통이 없어졌기 때문에 그동안 조교들에게 당한 스트레스를 톡톡히 돌려줄 기회를 벼르는 전방부대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듯했다.
그것은 바로 문정헌이 노린 것이기도 했다.
전반전이 일대일로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상대적으로 위축된 조교들의 전세가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중대장이 자존심이 상한 얼굴을 하고 이를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던 현중에게 눈짓했다. 현중이 전투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연병장에 들어서자 조교들이 그에 대한 기대를 증명하듯 힘차게 '이현중'을 연호했다. 갑작스런 분위기의 변화에 잠시 긴장하던 전방부대원들이 전열을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서너 명이 스크럼을 짜고 공을 들고 있는 대원을 호위하면서 함성과 함께 거칠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현중은 김천일, 조일규, 정병구등의 이름을 호명하면서 한사람씩 대인 방어를 지시했다. 그는 물 흐르는 듯한 동작으로 눈 깜짝할 새에 공을 들고 있는 상대를 넘어뜨렸다. 그는 독수리처럼 공을 낚아채서 하늘 높이 전방부대원 진영으로 차올리며 ‘돌격 앞으로’를 외쳤다. 그의 구령과 함께 특공 조교들이 거센 함성을 내지르면서 일제히 공을 향하여 달렸다. 당황하며 이를 저지하려는 양측의 육박전이 절정을 향하여 치닫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전세는 역전되었다.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질퍽이는 연병장에서 병사들의 전투는 점점 고조되었다.
김천일을 포함한 세 명의 조교가 현중을 호위하며 앞으로 전진 했다. 현중을 향해 달려들던 전방부대원들은 이들 조교들과 뒤엉켰다. 현중이 한발 앞서 공을 향하여 달려가던 전방부대원의 오른발을 가볍게 건드리자 자신의 왼발위로 포개어지면서 스스로 넘어지는 사이 공을 잡아들고 단숨에 골대를 향하여 내달았다.
두 명의 병사가 현중을 잡기위해 몸을 날리며 거친 태클을 하였지만 현중은 상대의 힘과 움직이는 방향을 이용하여 가볍게 빠져 나왔다. 현중이 골대 앞에 다다르자 겁에 질린 골키퍼는 막을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그가 골대 안으로 공을 밀어 넣자 휘슬이 울리고 경기가 끝났다.
문정헌은 호탕하게 웃으면서 현중을 불러 격려했고 전방부대원들은 연병장을 오랫동안 돌았다.
현중이 문정헌의 이름을 되새김 질 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수년이 흐른 뒤였다.
to be continued............
댓글 2개
문정헌 대대장의 홍천에서의 에피소드는 월산님의 글에서 인용한 것임을 밝힙니다.
'사관과 신사'의 한장면이 문득 떠오르는군요. 장교가 되기전 생도들을 혹독하게 훈련하던 흑인 조교의 지독하고 맹렬했던 기억... 임관식이 거행될때 누구보다도 더 감격스럽게 사관을 축하해주고 예의를 갖추어 주었던 그 장면... 그때 처음으로 남자들의 세계가 우정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었지요.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자꾸 영화의 장면을 연상시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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