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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 3부 사랑 미나의 비밀

한민 2007. 09. 30. 오후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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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미나는 거의 소주 한병을 비우고 있었다.
  발그레 해진 그녀의 볼은 잘 익은 복숭아 같이 하얀 색과 분홍색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미나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 
   “사랑은 쟁취하는 거야. 목표와 목적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전략을 수립해야 해. 아빠에게 현찬씨랑 여행한다면 보내줄 거 같아? 현찬씨에게 다른 생각 못하게 하려고 거짓말한 거야. 아빠 카드란 것도 내 카드고, 여태껏 현찬씨의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내 나름대로 관리를 해왔어. 난 세광병원을 물려받아야 해. 그래서 미국을 다녀와야 하고. 1년간의 헤어짐을 위해서 사랑을 확인할 필요가 있어서 졸업여행을 생각한 거지. 현찬씨가 바람 잡았지만 사실은 내 생각이야. 가끔은 도발적인 너를 보면 부럽기도 했어. 엄마가 나를 낳다가 돌아가시고 아빠는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새엄마를 데리고 오셨지. 학교에서 문제아로 찍힌 하나 뿐인 딸 을 관리하시려는 차원이었지만 이미 늦었어. 이미 유산한 경험이 있는 중학생을 관리하기는 역부족이었지. 그런데 이 여자가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배다른 동생을 나았는데 아빠는 더 이상 내게 관심을 두지 않았어. 그래서 내가 어떡했는지 알아? 얘기 해 줘?” 

  미나는 소주잔을 입에 갖다대면서 은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은하가 눈물고인 눈을 크게 뜨고 미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만날 때 마다 아무 걱정이 없는 친구로만 여긴 그녀였다. 
 
  “처음엔 그 애가 아빠의 애 인줄 알았어. 그런데 아빠가 출근하고 나면 동생이라는 사람이 집에 오는 거야. 처음엔 그러려니 했지. 하루는 강제로 전학 간 고등학교의 개교기념일인 줄도 모르고 등교했다가 마땅히 갈 데가 없어서 집으로 돌아왔어. 새엄마 얼굴을 보는 게 싫어서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왔지. 현관에 그 남자의 신발이 있더라고. 아무 생각 없이 내 방에 들어가려 했어. 그런데 거실에서 아기가 우는데 달랠 생각을 않는 거야. 그래서 아기에게 줄 우유를 가지러 안방으로 갔는데 글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알아?”
 

  은하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쯤 얘기 했으면 알만하잖아. 그 여자가 그 남자 위에 올라타서 ...” 
  “아, 알겠어.” 
  “내가 어떻게 했게?” 
  “소리를 질렀겠지.” 
  “그 사람들이 나를 죽이면?” 
  “설마. 그럴리야.” 
  “그 사람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어. 아빠와의 접촉도 계획적인 것이었고. 나는 우선 가방을 들고 집을 나왔어. 문도 도로 잠그고. 그리고 서울공대 다니는 과외선생님과 의논을 했지. 사실을 모두 얘기하고.” 
  “아무리 그래도 새엄마인데 어떻게 그런 것까지 모두 말할 수 있었니?” 
  “그분은 나의 첫사랑이었으니까.” 
  “그럼 유산한 것도?” 
  “그냥 사랑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 고등학교 졸업할 때 까지만 기다리면 결혼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어떻게 됐어?” 
  “그분이? 아니면 새엄마와 그 남자?” 
  “둘 다.” 
  “그분이 청계천에서 전화도청장치를 사 가지고 와서 장치를 하고 CCTV 를 몰래 설치했어. 물론 녹화가 되는 걸로. 화면과 녹화기는 아빠의 서재에 두었지. 아빠의 서재에는 친엄마의 사진이 있어서 열쇠를 아빠와 나만 가지고 있었거든. 도청하는 과정에서 무서운 사실이 발견되었어. 아빠를 사고를 위장해서 살해하고 세광병원의 운영권과 보험금등을 가로채려고 음모를 벌이고 있었어. 그 남자를 조종하고 그 남자가 사주하는 사람들이 거명되기 시작했지.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도 소름끼치는 일이었어. 그 분과 난 녹화된 CCTV 화면을 비롯한 자료를 수집하여 그 분 명의로 서부경찰서에 신고를 했고 그 일당은 사전에 일망타진이 되었어. 새엄마라는 여자는 구속 수감되고 아기는 고아원으로 보내어졌지. 그 분은 나에게 빚을 갚아서 다행이라며 군대를 갔어. 그 후 연락이 끊겼다가 이년이 조금 지나서 다시 연결되었는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이미 결혼을 약속한 배우자가 있다는 거야. 복학한 그 분을 찾아갔지.” 
  “언제?” 
  “합격자 발표직후에, 나도 대학생이라고 말하고 싶었어.” 
  “어떻게 됐어?” 
  “누가 먼저냐고 물었어. 내가 새치기냐, 언니가 새치기냐고?” 
  “그랬더니?” 
  “언니가 새치기래. 그래서 내가 그랬지. 새치기 당하고 싶지 않다고. 그랬더니 그 분이 하시는 말씀이 사랑은 움직이는 거라서 사랑에는 새치기가 없는 거래. 모두 사랑하지만 그럴 수는 없고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시간 순은 무의미 하다는 거야. 손으로 잡고 싶을 때 잡히느냐, 대화를 하고 싶을 때 옆에 있느냐, 사랑을 하고 싶을 때 앞에 있느냐의 문제라는 거지. 더구나 나에 대해서는 죄책감마저 갖고 있다고 했어. 민채씨는 그 여자랑 그런 정도의 관계는 아니잖아. 그리고 민채씨 옆에는 네가 있고. 지난번에는 해운대까지 같이 다녀왔다며?” 

  은하는 어느새 쑥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내 얘기는 이제 그만하고. 다 이해했어. 민채씨에게도 그렇게 말했고. 그런데 순간순간이 힘들어. 참 그분께 어엿한 대학생이라고 얘기하지 그랬어.” 
  “당연히 그렇게 말했지. 그분은 원죄와도 같은 유산의 문제를 평생 지니고 살 자신이 없대. 그런 내용을 모르는 새로운 남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살래.” 
  “너무 무책임한 발언이다. 차라리 사랑하지 않는다는 게 솔직하지 않아?” 
  “첨엔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지금은 달라, 오히려 나를 배려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상처주지 않으려고. 나도 구태여 첫사랑에 대해서 나쁜 추억으로 남고 싶지 않았어. 마지막으로 한 부탁이 뭔지 아니?” 
  “뭘까?” 
  “이별을 축하하는 사랑.” 
  “괜히 현찬씨가 불쌍해지네.” 
  “그렇게 생각하지 마. 쿨 하게 정리한 거니까. 그 이후로 폰 번호 바꾸고 그분의 이름은 지워버렸어. 엄청나게 보이던 모든 일들이 시간이 지나니까 관점에 따라 추억이 되느냐, 악몽이 되느냐의 차이더라고 아픈 만큼 성숙해지니까 현찬씨는 내가 잘 키워야지.” 

  거짓말처럼 넓은 유리창밖으로 보이는 청사포의 하늘은 어느새 구름한점 없는 파란하늘을 드러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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